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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대외관계

월남사람들은 왜 Made in China를 홀대하는가?

by 중은우시 2008. 4. 6.

 

 

글: 엄건설(嚴建設)

 

중국인들은 항상 미국인, 유럽인들이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 우리는 한번도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오늘날 월남인들의 눈에 중국의 이미지가 어떠한지는. 적지 않은 월남인들의 눈에 중국인은 모두 무지하고, 잘난체 하며, 쓰레기제품을 만드는 사기꾼으로 비춰진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중국인들이 불편할지는 모르지만,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얼마전에, 미국의 News Week잡자에 "월남인들이 중국제품을 형편없게 본다"는 글이 실렸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읽어본 후에, 심각하게 왜 월남과 같은 작은 나라에서조차 중국제품을 무시하는지 반성해보지 ㅇ낳고, 그저 앞뒤 가리지 않고, 중국을 비방한다고 미국인들만 욕해 댔었다. 사실상, 월남인들은 중국제품을 무시할 뿐아니라, 중국인들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최근 몇년동안, 국내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중국인들은 무더기로 월남에 가서 시장개척을 했다. 모두 자기의 제품을 월남에 팔아보려고 하거나, 월남에 공장을 짓고자 했다. 중국인들은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물러갔다. 월남에 자리?은 사람은 아주 적다. 날개가 꺾여 돌아온 실패자들은 항상 월남의 투자환경이 열악하고, 월남인들이 비지니스원칙을 안지킨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동일한 투자환경하에서 대만인, 한국인, 일본인, 심지어 아시아문화와 차이가 큰 구미인들까지도 매년 월남에서 돈을 가득 벌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월남에서 성공하는데, 왜 중국인들은 월남에서 집단적으로 실패하는가? 필자의 생각으로는 중국인들은 자신에게서 실패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대다수 중국인들의 월남에 대한 인식은 20여년전에 머물러 있다. 이들의 눈에, 월남은 가난하고, 낙후되고 혼란한 나라이다. 월남에 대한 무지로 일부인들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월남에 대한 각종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야기를 믿는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인터넷에, "나도 월남에서는 갑부이다"는 글이 있는데, 글에서는 '망가(芒街)'에 도착한 후 인민페 3000위안으로 월남돈을 바꾸니, 600여만동이 되었고, 포대로 한 자루가 되었다고 적었다. 그히 이 돈을 등에 짊어지고 하노이(河內)로 가서 흥청망청 십여일을 썼다고 한다. 귀국할 때는 현지 공안간부의 딸을 억지로 떠안겨서 중국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헛소리이다. 3000위안으로 600여만 월남동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월남동은 최대액면이 50만동이다. 그러므로 600만월남동은 12장짜리 지폐로 받으면 된다. 설사 모두 1만동짜리로 바꿨다고 하더라도, 겨우 600장이다. 무슨 포대 한자루에 담아야 하겠는가? 하노이의 여관에서 하룻밤을 자는데 약 20만월남동이다. 600만월남동이면, 아껴쓴다고 하더라도, 겨우겨우 하노이에서 10여일 머물 수 있을 정도이다. 만일 흥청망청 쓴다면 하루도 부족할 것이다. 무슨 공안간부가 딸을 시집보냈다는 말은 더더구나 순수한 의음(意淫)이다. 이처럼 황당무계하고 말도안되는 글을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는 것을 보면, 중국인들이 월남에 대하여 얼마나 무지한지를 알 수 있다. 사실상 월남은 일찌감치 21년전부터 경제개혁을 시작하여 현재는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흥시장중 하나가 되었다. 경제성장률은 아시아에서 최고수준이다. 호치민, 하노이와 같은 대도시는 1인당 평균수입이건 생활수준이건 모두 중국대도시에 비하여 모자라지 않다. 그 소비지수는 심이어 중국의 적지 않은 대도시를 능가할 정도이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구미인들의 앞에서 비굴한 태도를 보이면서, 중국보다 약간 낙후된 월남에 대하여는 바로 졸부의 태도를 보인다. 배를 내밀고, 큰소리치면서, 호기를 부리는 것이다. 2004년, 필자의 한 친구가 월남에 투자했다. 투자라고는 하지만 사실 10여만 인민폐였고, 하노이에 작은 회사를 하나 열었다. 그는 자기가 돈이 많다고 생각해서, 매일 "나는 중국에서 무슨 무슨 차를 몰았다"는 등의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처음에는 월남인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여러번 하게 되니 월남인들도 반감이 생겼다. 나중에 그는 한 직원의 집에 초대를 받아 방문한 이후로, 다시는 월남인들을 무시하지 않게 되었다. 이 직원의 부친은 월남의 문화부에서 근무하고, 형은 출판사의 부사장이었으며, 식구들은 5층짜리 빌라에 함께 살았는데, 각 층의 면적은 50평방미터가 넘었다. 지하 차고에는 두 대의 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한 대는 벤츠였고, 다른 한대는 포드였다. 당연히 이것은 아주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다. 그러나, 보통의 월남인들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가난하지 않다. 사실상 월남은 '장부어민(藏富於民)'의 정책을 쓰고 있다. 대다수 월남인들은 모두 자기의 집이 있고, 최소한 한대의 오토바이가 있으며, 가전제품은 없는 게 없이 갖추고 있다. 이런 가정은 비록 부유하다고는 할 수 없을지라도, 절대로 가난하다고 할 수는 없다.

 

월남은 오토바이대국이다. 8000여만명의 인구를 가진 국가에 1700만대의 오토바이가 있다. 최초로 월남에 들어간 중국기업은 바로 역범(力帆)을 대표로 한 오토바이회사였다. 5,6년전에 하노이와 호치민시의 길거리에는 중국의 오토바이가 가득했었다. 십여개의 중국 오토바이회사가 이곳에서 시장을 다투었다. 이들 회사공장은 온 것도 빨랐지만, 가는 것은 더욱 빨랐다. 몇년이 지나자, 현재의 거리에서 중국브랜드의 오토바이는 기본적으로 찾아볼 수가 없다. 아주 하급인 본토브랜드외에 50%의 월남인들은 혼다(本田), 야마하, 스즈끼 오토바이를 탄다.

 

중국 오토바이는 왜 월남에서 일패도지했을까? 중국오토바이기업이 월남시장에 들어간 것의 주요한 전략적 동기는 월남의 경제가 막 시작해서 중국을 따라오지 못하였으므로, 이렇게 경제가 상대적으로 낙후한 국가라면, 저가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보았다. 저가로 만들다보니 자연히 품질이 낮았다. 여기에 중국기업은 서로간에 악성경쟁을 벌여, 처음부터 미끄럼틀을 탄 것처럼 미끄러졌다. 일본의 오토바이는 중국기업과 거의 비슷하게 월남에 들어갔다. 그들은 품질을 중시하여, 비록 가격은 중국브랜드의 몇배 내지 몇십배이지만, 월남 소비자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 중국제품은 외관은 물론 엔진, 종합적인 품질에서 모두 일본 오토바이에 훨씬 뒤졌다. 그리하여 많은 중국기업들의 대리점에는 손님이 없고, 거의 전멸한 것이다. 월남같은 작은 나라에서도 중국제품에 대한 품질을 믿지 못하니, 이것을 반성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