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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중국의 전설

신데렐라 이야기의 기원은 중국의 장족이다

by 중은우시 2008. 3. 20.

 

그림형제의 "신데렐라(중국에서는 灰姑娘이라 함)"이야기가 탄생한지 300년이 지났고, 지구상에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재미있는 것은 신데렐라가 탄생하기 1000년전에 중국 당나라의 전기(傳奇)중의 한 인물이 있는데, 신데렐라와 꼭 빼어닮았다는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엽한(葉限)이다. 엽한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진한(秦漢)시대, 어느 마을에 오씨서원(吳氏書院)이 있었다. 서원은 산골짜기에 있어서, 현지사람들은 서원의 주인을 오동(吳洞)이라고 불렀다. 오동에게는 처와 첩이 하나씩 있었다. 처는 딸을 하나 낳았는데 엽한이라고 했고, 아주 총명하고 귀여웠다. 불행하게도 엽한의 생모는 엽한이 어릴 때 죽고 만다. 오동의 첩은 엽한에게 각박하게 대하였다. 그녀에게 험한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해오게도 하고, 우물에 물을 긷게도 하였다.

 

한번은 어린 엽한이 물을 길으러 갔다가 작은 물고기를 한 마리 잡았다. 비늘이 붉고, 눈은 금색이어서 아주 아름다웠다. 그래서 엽한이 그 물고기를 기르게 된다. 물고기는 아주 빨리 자랐고, 엽환은 용기를 계속 큰 것으로 바꾸어 주었다. 나중에는 할 수 없이 집뒤에 있는 작은 호수에 풀어주게 된다. 피곤할 때면, 엽한은 호숫가로 왔고, 그러면 물고기는 수면위로 떠올라서, 머리를 호숫가에 �이고, 엽한과 놀았다. 다만 다른 사람이 호숫가로 다가오면 이 물고기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오동의 첩은 이 얘기를 듣고, 호숫가로 가보았다. 당연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악독한 여인은 아주 심계가 깊었다. 그녀는 엽한에게 새 옷을 해주었고, 엽한으로 하여금 백리바깥에 있는 산속의 샘으로 가서 물을 길어오게 시켰다. 그리고, 자기는 엽한의 옛 옷을 입고, 엽한으로 위장한 다음, 칼을 품속에 지니고 호숫가로 갔다. 일장은 되어 보이는 큰 붉은 비늘에 금빛 눈을 한 물고기는 과연 그녀의 함정에 속아서 물 위로 떠올랐고, 호숫가에 머리를 기댔다. 오동의 첩은 칼을 꺼내서 이 물고기를 죽여버렸고, 고기를 발라냈다.

 

엽한이 돌아왔는데, 물고기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녀는 호숫가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이때 하늘에서 한 신인(神人)을 내려보내어 엽한에게 진상을 알려준다. 그리고 어골(魚骨)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를 말해주고, 엽한에게 잘 보관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어골에게 말하라고 한다. 그러면 어골이 도와줄 거라고.

 

그 마을에는 '동절(洞節)'이라는 명절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가한다. 엽한은 좋은 옷이 없어서, 어골에게 부탁했다. 어골은 과연 부탁을 들어주었다. 엽한은 푸른 옷(翠衣)과 황금신발(金鞋)을 하고 거리로 나가서 놀았다. 오동첩의 딸을 만났는데, 그녀는 엽한을 보고 아주 이상하게 생각했다. 엽한은 얼른 집으로 돌아왔는데, 황급히 돌아오다가 황금신발 1짝을 잃어버렸다. 오동의 첩은 이상하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해서, 그냥 지나갔다.

 

어떤 사람이 그 황금신발을 주웠다. 그리고 해외의 한 섬나라에 팔았다. 국왕은 황금신발을 보고, 그 내력을 조사했는데,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국왕은 수하에게 명령하여 만나는 여자들마다 신겨보도록 하였다. 당연히 엽한만이 그 신발에 딱 맞는 발을 가지고 있었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면서 계모와 그 딸은 죽임을 당하고, 엽한은 그 나라의 왕후가 된다. 국왕은 어골을 이용하여 많은 재물을 모았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어골의 신통력은 약해졌다. 그리하여 어골을 가지고 섬으로 되돌아가다가, 바다에서 어골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 이야기� 당나라때의 <<유양잡저(酉陽雜)>>라는 책에 실려 있다. <<유양잡저>>는 당나라때의 필기소설집이고, 편찬자는 단성식(段成式, 803-863)이다. 그는 당나라때의 소설가로 자는 가고(柯古)로 임치(현재의 산동성 치박 동북쪽) 사람이다. 유양은 소유산(지금의 호남 완릉)으로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산에는 동굴이 하나 있다고 한다. 그 동굴에 책이 천권이나 숨겨져 있었는데, 진나라때 은자가 이 곳에 숨어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양원제가 상동왕으로 있을 때, 책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여, 유양에 가서 책들을 보았다고 한다. <<신당서. 단성식전>>에 의하면 그는 박학하고 기억력이 좋으며, 여러가지 기이하고 비밀스런 책을 지었다고 한다.

 

<<엽한>>의 이야기는 당나라때 옹주 동주사람인 이사원이 구술하고, 단성식이 기록한 것이며, <<유양잡저속집>>의 <<지낙고상>>에 실리게 된다.

 

미국적의 중국계 학자인 정내통(丁乃通)의 "중국과 인도차이나의 신데렐라형 이야기"라는 논문과 민간문학가 남홍은(藍鴻恩)의 논문에 따르면, 신데렐라형 이야기의 원형은 광서 남부에 살던 월인(越人)들의 이야기라고 보고, 그 원형은 아마도 장족(壯族) 이야기일 것이라고 본다. 남홍은은 이 이야기는 장족지구에서 유행하였다고 본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인공의 이름이다. 정내통은 현대광동,광서의 방언을 조사해서, "엽한"의 발음이 "YiHan"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장족은 아가씨를 뜻하는 말머리가 "달(達, Da)", "적(的, Di)", "이(以, Yi)"이다. 예를 들어 백색에 사는 장족아가씨인 "이가(以佳)"의 "以"는 고대 월의 발음인 Yi를 한자로 표시한 것이다. 그러므로, "엽(葉)"도 고대월족이 아가씨를 가리킬 때 첫머리에 붙이던 글자이다.

 

둘째, 신어(神魚). 엽한이 곤란을 겪을 때, 신어(어골)의 도움을 받아 푸른 옷과 황금신발을 얻어, 동절에 참가하게 된다. 장족민간에는 신어에 관한 전설이 있다. 예를 들면, 유삼저(劉三姐)가 관부에 쫓겨 물 속에 빠졌을 때, 두 마리의 잉어가 그녀를 앞뒤에서 받치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가 있다. 장족의 민가에서 '잉어'는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셋째, 동절(洞節), 가우(歌), 희주연(喜酒宴). '동절'은 동민들의 융중한 명절이고 일반적으로 1년에 1번있다. 가장 많은 경우는 두 번이다. 장족의 선주민들은 모두 노래를 부르기를 좋아하여 곳곳마다 가우가 있다. 지금도 숭좌현에는 51개의 가파(歌坡), 가우가 있다. 오동부근의 나백등은 모두 유명한 가우이다. '동절'은 실질적으로 '가우'와 같다. 고대에 낙월 및 그 후예들은 분산하여 거주하였고, 내왕이 불편하였으므로 사람들은 동절이나 가우, 희주연때 비로소 자기의 애인이나 반려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넷째, "신발"은 장족민속에서 애정을 확인하는 신물이다. '황금신발'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좌강유역에 금광은 많다. 예로부터 월인들이 금을 캤다는 이야기는 많이 남아 있다. '봉두혜" '수화혜'도 장족여성이 자수활동과 신발을 애정을 확인하는 물건으로 삼았던 습속을 잘 보여준다.

 

195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중국의 민족민간문학자들은 여러번 민간이야기를 수집하였는데, 광서의 숭좌시, 남녕시의 부수, 용주, 천등, 빈양, 마산등의 현에서 조사를 했는데, 엽한과 비슷한 달가(達加)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었다. '엽한'과 유사하게 전해지는 신데렐라형이야기인 '달가'이야기가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빈양의 '달가와 달사' 용주의 '달가와 달륜', 천등의 '달가와 달륜' 부수의 '달가이야기' 융안의 '금영아가씨'등이 있는데, 이 지역에서는 달가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9세기의 엽한 이야기가 천여년동안 구전되면서, 오늘날 광서의 많은 지역에서 달가의 이야기로 전해지는 것이다. 숭좌시,남녕시의 달가이야기는 당나라때 옹주의 '엽한'이야기와 전승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엽한 이야기는 어떻게 전파되었을까?

 

하나는 육로를 통하여 월남으로 전파되었다. 월남에도 '엽한식'의 신데렐라 이야기가 전해진다. 월남민간문학가인 봉단의 고증에 의하면, 미쇄저(월남식 엽한)와 미강매(계모의 딸)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 이야기는 월남의 이씨왕조때 북녕성 순성현 신광향에서 전해졌다.

 

다른 하나는 북부만의 해로를 통하여 동남아,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이것이 아마도 가장 주요한 전파경로일 것이다. 당나라때, '오동'과 같은 광서 서남지역에서 육로를 통해 북부만으로 와서 바다로 나간 것이다. 일찌기 해외무역이 발달했던 이지역에서는 동남아와 유럽과 교역이 있었다.

 

어떤 사람은 신데렐라이야기는 당나라이전의 중국에서 시작하여, 1천년의 시간을 거쳐 프랑스로 전파되고, 독일에서 동화로 꾸며졌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