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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중국의 전설

중국의 5대 사랑이야기 비판

by 중은우시 2008. 2. 21.

글: 유계흥(劉繼興)

 

중국문학사상 4대사랑이야기는: <<우랑직녀(牛郞織女, 견우와 직녀 이야기)>>, <<맹강녀곡장성>>, <<백사전>>, <<양산박과 축영대>>이다. 이들 이야기는 민간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고, 남녀노소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자세히 분석해보면, 눈물나고, 폐부를 찌르는 사랑은 아무런 진실성도 갖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먼저, <<견우직녀>>와 <<맹강녀곡장성>>을 얘기해보자. 이 두 이야기에서 사랑받는 남자주인공은 두 명의 성실한 농민이다. 하나는 요조숙녀의 사랑을 얻고, 또 하나는 사랑에 미친 여주인공이 죽기살기로 덤벼들어 장성까지도 눈물로 무너뜨려버린다. 그들의 애정은 하늘과 땅이 놀라고 귀신도 감동할 정도인 것은 맞다. 그러나, 사랑의 기초가 무엇인가? 사실 단지 하나이다: 두 남자주인공은 충후하고 성실하다는 것이다. 이는 요즘 사람들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만일 단지 그런 이유에서라면, 천하에 그런 사람은 소털만큼이나 많다. 그렇다면 모두 하늘과 땅을 울리는 사랑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다시, <<백사전>>과 <<양산박과 축영대>>를 보자. 이 두 이야기의 남자주인공은 기껏해야 두 샌님에 불과하다. 그리고 아주 멍청하다. 풍류나 사랑을 전혀 모른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백사는 허선에 대하여, 축영대는 양산박에 대하여 한없는 사랑을 베풀고 전혀 변함이 없다. 무엇이 그녀들로 하여금 이처럼 큰 매력을 느끼게 하였는가? 그들이 글을 읽었기 때문인가? 학문이 깊기 때문인가?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정보에 따르면 이 두사람은 무슨 큰 성취를 이룬 것도 아니고, 무슨 작품을 써낸 것도 아니다. 그저, 고지식한 샌님일 뿐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아주 전설적인 색채를 지닌 애정희극 <<여부마(女駙馬)>>는 더 기이하다. 남자주인공인 서생 이조정(李兆庭)은 무고로 감옥에 갇힌다. 그의 미혼처이자 호북양양도태의 딸인 풍소진(馮素珍)은 분개하여 남장을 하고 길을 떠나, 이조정의 이름으로 수도로 가서 과거에 응시한다. 그런데, 장원으로 합격한다. 이조정은 감옥에서 꺼낼 뿐아니라, 황상에 의하여 공주로 삼아지고, 풍소진과 이조정은 결혼까지 하게 된다. 이조정으로서는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장원이 되었을 뿐아니라, 황제의 부마까지 된 것이다. 그의 처지는 모든 남성들이 선망할만할 정도이다.

 

다른 말은 할 필요가 없고, <<견우직녀>>와 <<맹강녀곡장성>>에서 나타난 것은 가난한 남성의 애정몽상이고, <<백사전>>과 <<양산박과 축영대>>에서 나타난 것은 고지식한 샌님글장이의 애정몽상이다. 그리고, <<여부마>>는 더더구나  샌님문인들의 몽상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천하의 좋은 일을 가만히 앉아서 모두 얻는 것이다. 이조정은 고귀한 출신의 미녀이자 재녀인 풍소진을 얻을 뿐아니라, 풍소진을 그를 대신해서 장원까지 따내 준다. 이처럼 후안무치한 문인들의 몽상은 정말 낯뜨거울 정도이다.

 

문학작품은 허구가 허용되고, 뭐든지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반드시 현실생활이 기반이 되어야 하고, 생활의 논리와 상리에 맞아야 한다. 사랑은 경제기초위에서 건립되는 인류의 감정활동이며, 그 기초를 벗어났을 때, 아무리 낭만적인 사랑이라도 그저 샘없는 물, 뿌리없는 나무에 불과하다. 이상의 5대사랑이야기는 분명히 생활기초가 결핍되어 있고, 거기에 나타난 애정관은 두가지일 뿐이다. 하나는 가난뱅이의 애정과 또 하나는 샌님의 애정관이다. 모두 남자들 중에서 두 종류의 인간(가난뱅이와 샌님문인)들이 머리속에서 짜내어 만든 것이고, 그 후에 전해지게 된 것인데,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많이 이끌었다. 생활에서 많은 사람들 특히 여인들은 사랑과 정에 얽매어, 심지어 사랑을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은 이런 허구적인 애정이야기에 잘못 이끌려서 그렇게 된 것이다. 나중에 깨달았을 때는 왕왕 청춘은 지나갔고,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고, 걸어온 길은 되돌아볼 엄두도 나지 않고, 자기가 그 당시에 왜 그렇게 멍청했는지 스스로도 놀랄 것이다.

 

천명이 있으면 천명의 햄릿이 있고, 만명이 있으면 만가지 사랑이 있다. 필자는 사람들이 소위 사랑이야기에 더 이상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사랑이야기를 읽었으면 좋겠다. 작품 배후의 것들을 보고 깨닫고, 절대 다른 사람의 가짜이야기에 자신의 진짜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낭비는 말할 것도 없고, 스스로를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 전종서는 <<위성>>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글을 모르므로, 다른 사람에게 잘 속는다; 교육을 받은 사람은 글을 알기 때문에, 인쇄된 것에 잘 속는다. 이 말은 정말 너무 깊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