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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언어

중국인들의 겸칭(謙稱)과 존칭(尊稱)

by 중은우시 2008. 2. 22.

글: 주근(朱槿)

 

중국은 자고이래로 예의지국을 자처했다. 옛 중국인들은 말할 때 칭호에 아주 신경을 많이 썼고, 자신을 말할 때는 겸손한 말을 쓰고, 상대방을 부를 때는 존대를 했다.

 

옛사람들이 자기를 가리킬 때의 겸칭은 신분에 따라서 약간은 다르다. 일반인들이 자기를 말할 때에는 "비인(鄙人)", "재하(在下)", "소가(小可)", "부재(不才)", "우형(愚兄)", "소생(小生)", "만생(晩生)", "만학(晩學)", 불초(不肖), "불영(不)등을 썼고, 1글자로 말할 때는 "복(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외에 "우(愚)", 혹은 "절(竊, 절에는 사사로이라는 의미가 있어 아주 당돌하고 실례를 무릅쓰고 말한다는 의미도 포한된다)"이라고 하기도 했다. "우이위(愚以爲)", "절이위(竊以爲)"는 모두 "아이위(我以爲, 내 생각에는...)"라는 말이다. 대신들이 군주에게 말할 때는 "신(臣)", "미신(微臣)", 심지어 "노재(奴才)"라고 하였다. 죄를 범한 경우에는 "죄신(罪臣)"이라고 자칭했다. 하급관리가 상사에게 말할 때는 스스로를 "하관(下官)", "비직(卑職)"이라고 하였다. 하급장수가 상급장군에게 자기를 칭할 때에는 "말장(末將)"이라고 하였다. 군주도 자기를 지칭할 때, "과인(寡人)", "고(孤)", "짐(朕)"이라는 말을 썼다. 시녀들은 주인 앞에서 스스로를 "노비(奴婢)"라 칭하였다. 백성들은 관리들 앞에서 "소인(小人)", "천민(賤民)"이라고 자칭했다. 고대 여자들은 자신을 낮추어서, "첩(妾)" "첩신(妾身)", "천첩(賤妾)"이라고 하였다. 출가한 사람들도 "빈승(貧僧, 남자승려인 경우)", "빈도(貧道, 도사인 경우)", "빈니(貧尼, 비구니인 경우)"라고 하였다. 노인들은 스스로를 "노후(老朽)", "노부(老夫)", "노한(老漢)", "노졸(老拙)"등으로 불렀고, 스님들은 스스로를 "노납(老衲)"이라고도 했다. 이것들은 모두 옛사람들이 스스로를 겸칭하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스스로에게 겸칭을 쓸 뿐아니라, 자기 집안의 사람들에 대하여도 겸칭을 썼다. 자기의 아들을 "견자(犬子)", "불초자(不肖子)", "천식(賤息)"이라고 불렀고, 자기의 딸은 "소녀(小女)"라고 하였다. 자기의 부모는 "가부(家父)", "가모(家母)", "가엄(家嚴)", "가자(家慈)"라고 하였다. 자기의 처는 "내인(內人)", "천내(賤內)"라고 하였다. 자신의 물건을 가리킬 때도 겸칭을 썼다. 자기의 집을 "한사(寒舍)" "봉필(蓬)", "사하(舍下)"라고 하였다. 자기의 문장도 "무능지사(無能之辭)", "비천지어(鄙賤之語)", "졸작(拙作)"이라고 하였다. 자기의 의견주장도 "관견(管見)", "천견(淺見)"이라고 하였다. 기예를 보여주는 것을 "헌추(獻醜)"라고 하고, 자기의 쿵후는 "삼각모(三脚毛)"라고 부르며, 다른 사람보다 먼저 발언할 때는 "포전인옥(抛塼引玉)"이라는 말을 빠트려서는 안된다.

 

이런 예는 많고도 많다. 우리는 위에서 언급한 겸칭만을 보고서도 겸칭이라는 것이 신분을 낮추거나, 견식이 얕거나, 품덕이 낮다는 류의 말이다. 예를 들어, "우(愚)"는 어리석다는 말이고, "복(僕)"이라는 것은 종이라는 뜻이다. 종은 신분이 매우 낮다. 제왕이 "과인"이라고 하는 것은 "덕이 없는 사람(寡德之人)"이라는 뜻이다. "견자"는 해석이 필요없을 것이다. 옛 사람들은 '좋지 않은' 글자를 씀으로서 겸허함을 표현하였다. 이런 사례는 아주 많다.

 

겸칭은 자기를 '좋지 않은' 글자로 표현하는 것인데, 상대방을 칭할 때는 이런 글자를 써서는 안된다. 상대방을 칭할 때에는 "자(子)", "오자(吾子)", "군(君)", "족하(足下)", "전하(殿下)"등을 쓰고, 여러명이면 "이삼자(二三子)"를 쓴다. 신하가 군왕을 칭할 때에는 "폐하(陛下)", 태자를 칭할 때에는 "전하(殿下)"를 썼다. 군왕이 신하를 칭할 때에는 "애경(愛卿)"이라고 한다. 옛사람들은 상대방의 부모를 가리킬 때는 "영당(令堂)" "영존(令尊)"이라고 하고, 상대방의 자녀는 "영애(令愛)", "영랑(令郞)"이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영(令)"은 "아름답고 좋다(美好)"는 의미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고견(高見)", "고론(高論)", 다른 사람의 글은 "대작(大作)", 동생을 칭할 때에는 "현제(賢弟)", 다른 사람의 처를 가리킬 때는 "존부인(尊夫人)", 다른 사람의 제자를 가리킬 때는 "고도(高徒)", 다른 사람의 집은 "부상(府上)"으로 부른다. 스님을 칭할 때에는 "고승(高僧)", "성승(聖僧)"이라고 하고, 스승을 존칭하여 "부자(夫子)", "사부(師傅)", "선생(先生)", "선철(先哲)"이라고 불렀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존칭은 겸칭과 완전히 반대이고, 모두 아름답고 좋으며, 고귀하고 고상한 글자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