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손영걸(孫永杰)
ACER는 성공적으로 미국의 제3위 PC제조업체인 Gateway를 인수하였다. 이것은 연상의 입장을 아주 난감하게 만들었다. 먼저, 유럽의 PC제조업체인 Packard Bell을 인수하는데 변수가 늘어났다. 이전에는 확신을 가졌지만, 지금은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고, 주도권은 이미 ACER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사실 필자는 이전부터 연상이 Packard Bell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는 것이 연상의 PC사업의 가치를 증가시키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필자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ACER의 이번 Gateway인수로 인하여, 연상이 12.5억달러나 들여서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가치를 크게 감쇄시키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바꾸어 말하면, ACER는 7.1억달러로 연상이 2년전에 12.5억달러를 들인 M&A를 부정한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첫째, 연상이 당초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주요목적은 자기의 전세계 PC시장, 특히 북미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었다. 동시에 IBM PC사업부문의 인수함으로써 전세계 PC시장의 3위업체로 올라서겠다는 것이었다. 인수초기에 연상은 확실히 이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금년 1/4분기부터 ACER가 처음으로 연상을 뛰어넘어 전세계PC시장의 3위를 차지했다. 이때부터 연상의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후 통합이 지지부진하고 폐단이 나타났다는 점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실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후 지금까지, 원래 미주시장에서 우세를 점했어야 하는데, 연상의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은 한번도 대폭으로 증가하지 못했다. 경영이윤율도 인수초기의 4.51%에서 지금은 2.0%로 하락했다(이렇게 하는데도, 연상은 엄청난 힘을 소모했다). 이 과정에서 연상은 2006/2007년의 4개분기중에서 3개분기를 결손상태가 되게 하였다(각각 -2.37%, -1.50%, -0.48%). 이로써 볼 때 연상이 IBM PC사업부문을 통합하는데 어려움과 지연이 있었고, 이것이 바로 연상으로 하여금 유럽제조업체인 Packard Bell을 인수하고자 하고, 유럽으로 방향을 틀고자 하는 주요 요인이었따. 당연히 업계내의 소문과 같이 Packard Bell을 인수하는 최종목적은 간접적으로 Gateway를 지배하거나 최종적으로 인수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리함으로써 다시 미주시장으로 되돌아와 우세를 점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둘째는 ACER가 Gateway를 인수한 후에 연상이 IBM PC를 인수한 가치를 철저히 물거품이 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현재 미주시장에서의 PC점유율을 놓고 보면, ACER가 Gateway를 인수하기 전에 2007년 2/4분기 PC시장의 출고량통계로 보면, ACER는 이미 6위의 위치를 점하고, 시장점유율은 5.2%이며, 이미 연상을 넘어섰다. 여기에 Gateway를 인수하면, 단기간내에 시장점유율이 대폭 오르지는 않더라도, 어쨌든 증가는 할 것이다. 그 때가 되어 연상이 다시 미주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고 실적을 올리려면 더욱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실질적인 의의는 이미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이 점에서 보면 ACER의 동사장인 왕진당(王振堂)이 얼마전에 "반드시 인수에 성공해야 한다. 만일 성공하지 못하면 나는 동사장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함으로써 동사장의 직위를 걸고 일을 추진했었던 것이 이해된다. Gateway를 얻으면, Packard Bell을 지배할 수 있고, 연상이 인수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한 측면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ACER는 7.1억달러의 금액으로 12.5억달러를 들인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연상을 미주시장에서 찬밥신세로 만들어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ACER의 동사장인 왕진당의 말에서도 확인되는 바이다. "ACER가 성장하려면, 시장의 주류에 진입해야 하고, 반드시 미국시장에 들어가야 한다"
셋째, 연상지주회사는 연상인터내셔널의 인수를 지원하기 위하여(사실 최종적으로는 연상인터내셔널의 미주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왜냐하면 미주시장은 지원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신주수마(神州數碼)를 분리시켰다. 그러나, 연상이 생각도 못했던 점은 신주수마가 Gateway의 중국총대리상이 된 것이다. 분리로 이미 불만을 가진 신주수마는 아마도 Gateway를 적극 밀어부칠 것이며, 이것은 연상중국에도 커다란 압력으로 될 것이다. 만일 연상중국에 문제가 생긴다면 연상인터내셔날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연상이 오늘날 이 지경에 처한 것은 다른 사람을 탓할 것은 아니다. 아마도 당초 IBM PC사업부분을 인수한 것이 잘못된 것일 것이다. 인수의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고, 통합의 난이도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고, 브랜드운영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후의 연상의 행로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중국과 경제 > 연상(Lenov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가 ThinkPad : 연상의 곤혹과 모험 (0) | 2008.07.17 |
---|---|
연상(聯想, Lenovo) 재무제표의 희비 (0) | 2008.05.23 |
연상의 Packard Bell 인수: 주동 혹은 피동 (0) | 2007.08.10 |
연상(Lenovo) 국제화의 길 (0) | 2007.06.04 |
연상(聯想, Lenovo)은 철저한 자각이 필요하다 (0) | 2007.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