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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연상(Lenovo)

연상의 Packard Bell 인수: 주동 혹은 피동

by 중은우시 2007. 8. 10.

글: 손영걸(孫永杰)

 

연상(Lenovo)과 ACER가 유럽의 제3대PC회사인 Packard Bell을 인수하기 위하여 경쟁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온지 하루도 되지 않아, 형세는 급격히 바뀌어서 연상이 이미 Packard Bell과 인수협상을 배타적으로 시작했다는 소식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최종인수가격은 아마도 8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하며, 심지어 연상은 Packard Bell을 인수한 후에, 계속 Gateway도 인수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소식들을 들으면소 필자가 느끼는 것은 연상이 2007년 제1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사기가 진작되어(연상의 동사장인 양원경은 이미 IBM PC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의 인수는 1분기의 양호한 실적에 의지하여 계속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조치로 이해된다. 그러나, 전체 사안이 이처럼 돌연하게 발생한 것과 연상의 2007년 1사분기재무제표의 실제 실적을 보면, 연상이 진행하는 이번 인수는 많은 이상한 점이 보인다.

 

업계내에서는 일찌감치 소문이 돌았다. ACER가 Packard Bell을 인수한다는 것이 핫이슈였다. 그렇게 어떻게 갑자기 연상이 뛰어들었는가? 그리고 이미 ACER는 탈락된듯한 느낌이다. 이런 급작스러운 변화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첫째 가능성은, 연상이 최신 분기재무제표를 발표한 후 Packard Bell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고, 둘째 가능성은, 연상이 제시한 인수가격이 ACER의 제시가격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점이다(만일 ACER가 이전에 Packard Bell과 계속 협상하여 온 것이 사실이라면, 쌍방이 오랫동안 시간을 끈 것은 아마도 인수가격에 대한 의견차이때문이 아니었을까). 이와 같은 분석에 따르면, 연상이 Packard Bell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1분기재무제표가 나온 후 급히 결정된 것이고, 분명히 Packard Bell의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주고 인수하는 것일 것이다(종전에 허립신이 Packard Bell을 인수할 때 9000만달러였는데, 연상의 인수가격은 8억달러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Packard Bell이 연상과 배타적으로 인수협상을 시작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이어지는 문제는 바로 연상이 왜 이렇게 황급하면서 비용을 생각지 않으면서 Packard Bell을 인수하려 하느냐는 것이다. 이것도 아마 연상이 발표한 1분기 재무제표에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할 것같다. 연상의 1분기재무제표를 보면, 비록 각 지역에서 모두 이익을 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여기서 나타나는 시장상황은 연상이 얘기하는 것처럼 낙관적이지 못하다. 그중 가장 전형적인 곳이 유럽시장이다. 연상은 유럽영업액이 1분기에 약간 상승하기는 했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하락했고, 전체영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가량 줄어들었다. 유럽지역과 비교하면 연상의 미주지구에서의 영업은 1년결손후 지난 분기에 비로소 처음 이익을 실현했고, 이번 분기에 대폭 호전되었다 그러나 증가폭은 크지 않아서 이윤율이 겨우 2%에 불과하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여전히 굴곡이 심하다. 지난 분기에 돌연 대폭의 이익을 내더지 이번 분기에는 다시 크게 내려앉았다. 연속하여 분기마다 결손과 이익이 반복되는 불안정한 상태인 것이모, 이융뉼은 -3.02%이다. 위의 3지역과 비교하면, 연상의 대중화지역은 여전히 연상이 이익을 실현하는 주요한 지역이다. 이번 분기 영업액은 지난 분기보다 약간 상승했고, 영업이윤율은 대폭상승했으며, 이윤율도 기본적으로 지난 분기와 비슷한 6.02%를 유지했다. 그래서 연상은 단기목표(다음 분기에 여전히 양호한 재무제표를 내놓기 위하여 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되어야 함)를 위하여 그리고 금년 PC시장에서 ACER와 세계랭킹3위를 놓고 다투는데서 이기기 위하여 연상은 계속하여 ACER에 인수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던 유럽기업인 Packard Bell을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ACER가 먼저 손을 대고 있었으므로, 연상은 인수를 확실히 하기 위하여 유일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은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으로 ACER가 물러나게 핍박하는 것이었다. 보도로 보면, 연상의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연상이 Packard Bell을 인수하면 정말 연상이 생각한대로 스스로 전세계PC시장에서 지위를 제고할 수 있고, 특히 유럽시장에서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Packard Bell의 이전의 어려웠던 과거와 연상의 유럽PC시장에서의 실적을 보면 필자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먼저 Packard Bell을 보자, 한때는 전세계 랭킹 3위의 업체였고, 미국에서 랭킹 2위였던 업체였다. 1996년에 금방 Bull그룹의 PC사업을 인수한 Packard Bell은 NEC에 인수되고 말았다. 이후 Packard Bell은 내리막길을 걷는다. 1999년 NEC-Packrd Bell일본회사는 해산하고, 2000년 NEC-Packard Bell은 미국소매시장에서 퇴출된다. 그러면서 사업의 중점을 유럽으로 옮긴다. Packard Bell은 유럽시장에서 데스크탑PC, 노트북 그리고 서버를 경영하나 실적이 좋지 않았고,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2005년에 할 수 없이 상장회사에수 분리되었다. 2006년에 NEC회사는 동경에서 NEC-Packard Bell의 절대다수주식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NEC-Packard Bell의 절대다수주식을 매각한다는 것은 NEC가 유럽의 PC사업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화교상인인 허립신(許立信)이 NEC로부터 Packard Bell을 인수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인수금액은 9000만달러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여러번 주인이 바뀌었는데, 이것은 Packard Bell이 경영, 관리하기 쉽지 않은 회사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상이 IBM PC사업을 인수한 후 2년간 고생을 겪은 것에 비추어보면, Packard Bell을 인수한다면, 통합난도는 다시 한번 연상을 시험에 들게 할 것이다. 하물며 연상은 현재 IBM PC사업을 통합하는데도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여기에 다시 Packard Bell까지 더한다면 어떤 결과가 될지는 생각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연상의 그동안 유럽시장에서의 실적을 보면, 항상 늘었다 줄었다 했다. 이것은 유럽시장에 대하여 이해와 장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최소한 ACER와 비교하여). 만일 이때 다시 Packard Bell을 추가한다면, 단기간내에 연상의 유럽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까지 바라지 않더라도, 연상의 뒷발목만 잡지 않아도 다행인 것이다. 왜냐하면 Packard Bell이 비록 유럽3대PC업체라고는 하지만, 최신데이타에서는 겨우 8-9위에 그치기 때문이다. 만일 정말 이렇게 된다면, 연상이 Packard Bell을 인수한 후에 원래 기대했던 목표와는 차이가 크게 될 것이다. 유럽PC시장에서 이미 절대우세의 지위에 있는 ACER에 도전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다음으로, PC인수의 역사를 보면 두 개 브랜드의 PC를 인수한 사례가 없다(예전에 욱일승천하던 HP가 Compaq하나를 인수했고, 둘 다 미국본토의  PC회사엿지만, 나중에 고통스러운 통합과정을 거쳤다), 연상은 먼저 미국의 IBM PC를 인수하고 이번에는 유럽의 Packard Bell을 인수하여, 서로 다른 지역에 서로 다른 두 개의 브랜드를 가지게 되었으니, 이것은 PC회사인수에 있어서 처음 있는 사례이다. 그러나, 연상의 통합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HP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가? IBM PC를 인수한지 2년이 지난 현재의 결과로 보면, 통합능력에는 회의가 든다. 하물며 서로 다른 지역에 서로 다른 문화의 브랜드임에야.

 

셋째로는, 연상이 굳이 Packard Bell을 인수하겠다는 조치로 보아서는 또 다른 각도에서 연상의 미주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아마도 성장하는데 곤란을 겪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그래서 방향을 바꾸어 연상이 Packard Bell을 인수함으로써 유럽에서 제2의 전선을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것은 유럽에서 제2의 전선을 형성하는 것으로도 연상의 유럽PC시장의 곤경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악영향은 이미 곤란을 겪고 있는 미주와 아시아태평양시장에도 바로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미주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빈번하게 힘을 발휘하고 있는 ACER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이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표면적으로 보면, Packard Bell을 인수하는 것은 연상이 주동적으로 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동적으로 보이는 이면에는 피동적인 측면이 있는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주동적인 행위가 피동적으로 바뀌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그래서, 연상은 이번 인수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