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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증시

화신(華晨)의 뉴욕거래소 퇴출

by 중은우시 2007. 8. 14.

글: 남방도시보 2007년 8월 13일자

 

중국이 해외에서 스스로 퇴출한 첫번째 영예는 화신이 가졌다. 화신자동차는 뉴욕증권거래소의 미국ADR에서 퇴출하겠다고 발표했다. 화신과 뉴욕증권거래소간의 15년간의 인연이 끝난 것이다.

 

이번 퇴출은 보편적으로 거래량이 감소하고, 융자기능을 발휘할 수 없어서 상장비용에 따른 효과가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퇴출은 이성적인 조치라고 칭찬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너무 겉모습만 본 것이며 또한 비이성적인 것이다.

 

화신이 유명한 것은 회사가 국제자동차업계에서 잘나가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그와 관련한 정치적, 경제적 분쟁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구사람이라면 모두 요녕성정부와 앙융(仰融)과의 사이에 벌어진 재산권분쟁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화신은 국제사회에서 중국기업을 대표하게 되었다. 비록 화신자동차가 미국에 상장한 것은 정치경제학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번 퇴출도 경제학적인 요구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초 화신이 미국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것이 중국의 지도자들과 미국각계의 관심을 끌었었는데, 이번 퇴출이 년간 100만달러나 소요되는 상장유지비용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이해할 만하다. 화신자동차의 작년의 관리비만 1.74억달러였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이유로는 도저히 화신의 행위를 해석할 수 없다. 실제로, 화신자동차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때 이미 점차 밑바닥을 향해 가고 있었다. Citibank와 Standard & Poors는 화신의 H주에 대하여 강력하게 매입추천을 했고, 이 주식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하였다. 금년 연초이래로 화신자동차의 일일 거래량은 10만주를 넘어섰고, 주식가격은 최저가격인 6달러에서 20달러이상으로 회복했다. 이때 퇴출을 선택하고 여기에 20%의 퇴출프리미엄까지 얹어서, 퇴출가격이 33-35달러가 되었는데, 이것은 회사의 2년반동안의 주식최고가격을 넘어서는 것이다. 화신에 있어서 원가를 절감하는데 좋은 시점은 전혀 아니었다.

 

퇴출이유는 경제가 아닌 곳에 있었다. 화신자동차의 퇴출은 중국자동차기업이 국제시장에서의 경쟁에서 뒷힘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유이지만 국유가 아니고, 민영이지만 민영이 아닌 재산권의 속성과 국제국내자동차시장에서 여러번에 걸친 상처는 이를 잘 보여준다. 비록 재산권분쟁은 이미 끝났지만, 화신자동차의 이미지와 경영능력에 대한 훼손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재산권분쟁을 거친 화신자동차는 국유기업으로 변신한 후, 역대 CEO는 모두 정부공무원이었고, 이전의 기업전통까지 더해져서, 화신자동차는 적당한 대응방안을 찾지 못했다. 품질제고는 계속 되지 않았고, 현재 경쟁이 치열한 국내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재산권분쟁이전에 마련했던 시장으로의 길도 사람이 떠나자 썰렁해져서 하나하나 폐기되었다.

 

화신의 중국산자동차는 현재 존치(尊馳)와 준첩(駿捷)의 두 시리즈가 있다. 준첩은 국내시장에서 제법 인기가 있다. 그러나 시장을 점령하기 위하여 저가전략을 써서 회사는 이 모델에서 돈을 벌지 못했다. 준치는 더욱 불행했다. 화신이 미국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하기 전에 화신 BS6(존치)는 유럽시장을 진입했다. 그러나, 독일 ADAC로부터 별하나의 판정등급을 받아서, 벨기에 대리상은 즉시 판매중지당했다. 스스로의 품질이 일정수준을 넘지 못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가혹한 유럽시장에 진출하려고 하였다. 이것은 공무원형기업가가 업적을 추구하는 비이성적 도박적 행위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한 품질사건은 계속 이어졌고, 화신자동차와 유사한 중국기업들이 미국에 상장하려는 마음을 무너뜨리게 되었다. 성숙되지 않은 기업은 성숙되지 않은 자본시장에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 화신이 북미시장을 열겠다고 큰소리쳤고, 퇴출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화신은 더 이상 국제시장의 가혹함을 견디지 못했고,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리하여, 상해A주의 따뜻한 품으로 돌아오고자 한 것이다. 최근 2년동안 A주시장은 국제시장에서 대단한 자금조달능력을 보여주었고 이것은 화신을 자극했다. 그렇지 않다면, 왜 화신이 주가가 가장 떨어졌을 때 빠지지 않고, 주가가 오히려 올라서 비용이 많이 들게 되었을 때 퇴출하려 했겠는가?

 

화신이 미국에서 퇴출하고, 홍콩에서는 유지하면서, A주시장으로 되돌아오고자 한 것은 A주와 홍콩주식이 비용이 적게들면서도 자금조달능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A주시장에 있어서 복음이라고 할 수는 없다. 

 

A주시장의 비성숙함은 오히려 화신과 같은 류의 기업들에게는 온상이 되는 것이다. 국제시장에서는 열세에 처하지만, A주시장에서는 장점이 되는 것이다. 자동차업종은 기술과 자금이 밀집된 업종이다. 국내의 자동차기업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지방정부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은행과 주식시장으로부터 거대한 자금을 모아서 각종 차량모델에 대하여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상장된 자동차기업중 자금이 부족하여 곤란한 회사는 없다. 엄청난 부채를 지고 있더라도 소오강호하면서 인수합병, 구조조정으로 더 크게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부채가 누적된 남경자동차가 상해자동차에 합병당했는데, 역시 안정제일, 구조조정위주의 시대를 의미한다. 국내에서 상장된 자동차기업은 생존에 대한 우려는 할 필요가 없다. 그들의 폐단은 국내자본시장의사결정자들의 부애주의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데서 나타난다.

 

화신이 미국에서 퇴출하고 국내로 되돌아온 것은 당초에 해외로 나갈 때와 마찬가지로 정치경제학적으로도 논리적인 해석을 해줄 수는 있다. 그렇지만, 화신의 퇴출이 경제적으로 이성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고 남도 속이는 짓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국제시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도망쳐 들어왔다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