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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무협소설

장무기(張无忌)와 주지약(周芷若)

by 중은우시 2007. 7. 20.

글: 장탁(張卓)

 

장무기와 주지약은 모두 상승무공을 수련할 기회를 얻었다. 장무기가 수련한 것은 구양신공(九陽神功)이고, 주지약이 수련한 것은 구음진경(九陰眞經)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수련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한 사람은 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었고, 한 사람은 압력에 못이겨서였다. 결과는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장무기는 수련에 성공했고, 주지약은 수련에 실패했다.

 

필자는 김용 선생의 이런 처리방식에 아주 공감한다. 김용선생이 묘사한 것은 두 사람의 무공수련태도와 성공여부이다. 필자는 일찌기 학술에 흥미를 가졌다. 필자가 보기에, 두 사람의 무공수련의 전후상황은 사실 두 가지 학문태도와 성공을 거두느냐 마느냐의 문제와 동일한 상황이다.

 

장무기는 어려서 불행히도 현명신장(玄冥神掌)에 맞아, 중병을 앓게 되었고, 병세는 갈수록 악화되었으며, 언제든지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하여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구양신공은 그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양약이었다. 바로 그래서 그가 구양신공을 익힌 것은 바로 그의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구양신공을 익힌 것은 내심으로부터 원해서 이루어진 것이지, 무슨 천하제일인자가 되겠다거나, 무림을 쟁패하겠다거나 하는 욕심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리하여, 그는 수련할 때, 잡념이 없고, 한 마음으로 무학을 연구하고 익혔으므로, 더욱 잘 무공의 정수를 이해할 수 있었으며, 결국은 성공을 거두었다. 학문도 동일한 이치이다, 한 사람이 내심에서 원해서 학문을 하게 되어야, 진정으로 좋아해서 학문을 하게 되어야, 비로소 성취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주지약은 구음신경을 수련하겠다는 바램이 없었다. 그녀가 그렇게 한 것은 그녀의 사부인 멸절사태(滅絶師太)로부터 핍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멸절사태는 그녀를 핍박하여 구음진경을 익히게 하였고, 그녀에게 아미파(峨嵋派)를 빛내라고 요구하였다. 그리고 그녀에게 천하제일인이라는 명칭을 얻으라고 하였다. 주지약은 이런 전제하에서 구음진경을 수련한 것이다. 그녀는 이 무공에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그녀가 수련한 것은 다른 사람의 핍박에 몰리고 명리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녀는 하루빨리 이루고자 했고, 억지로 자기를 몰아부치면서 수련했다. 그리하여 깊은 이해를 얻지 못하고, 구음진경무공의 정수가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없었다. 그저 외형만 익혔을 뿐이다. 학문도 마찬가지이다. 만일 한 사람이 학문을 하는데, 진정으로 그 학문이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핍박을 받아서 하거나 아니면 명리를 위해서 한다면, 성공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겨우 껍질이나 익힐 뿐이다.

 

모두 노래를 들으며 이렇게 느낀 경우가 있을 것이다. 어떤 경력이 있는 사람은 어떤 노래에 특히 감동받는다. 그것은 바로 그의 우수를 치료하는 좋은 약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노래를 가까운 친구처럼 보고, 심지어 그 노래에 빠지면, 진정으로 그 노래가 표현하는 의미를 이해하게 될 수 있다. 반대로 네가 그러한 경력이 없다면, 아무런 느낌도 없을 것이고, 왜 그렇게 노래하는지 조금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즉, 한 사람은 자신의 내심에서 우러나서 학문을 해야만 비로소 성취를 거둔다는 것이다. 반대로 만일 다른 사람의 압력에 의하거나 명리를 추구하기 위해서 학문을 한다면, 학문의 진체(眞諦)를 얻기 어려울 것이며, 배울 수 있는 것고 겉부분에 불과할 것이다.

 

사실 장무기만 행운이었겠는가. 구양신공도 장무기를 만났을 때, 자신의 진정한 주인을 만났다고 기뻐하지 않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