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서 길을 어떻게 물어야 하는가

글: 허소천(許小川)

 

집바깥을 돌아다니다보면, 자주 길을 묻는 경우를 맞이하게 된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나는 아주 상세하게 상대방에게 그가 가려는 곳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설명해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주 무례한 사람도 만나곤 한다.

 

어느 날 아침일찍, 나는 산보하러 나갔다. 교차로를 지나가는데, 홍치(紅旗) 한 대가 돌연 횡단보도에 섰다. 바로 내가 지나가려는 길에 가로로 서서 내 길을 막은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길을 막는 행위는 아주 싫어하는 일이다. 마음 속으로 영 기분이 언짢았다. 차를 운전하던 젊은이는 나에게 길을 물었는데, 전허 자기의 무례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같았다. 당시의 상황이라면, 내가 그에게 엉뚱한 길을 알려주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최대한 참은 것이다. 사실 내가 그럴 수야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차를 돌아서 그냥 가버렸다.

 

속담에도 있듯이, "집을 나서면 배분을 3대는 깍인다." 길을 묻는 것은 원래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이므로 조금만 다정하게 말하면 절대 손해보지 않는다. 만일 예의를 모르는 사람이고, 게다가 북경뺀질이(京油子)를 만났다면, 분명히 엉뚱한 길을 가르쳐 줄 것이고, 하루 종일 엉뚱한 곳을 헤매게 될 것이다.

 

문을 나서면, 누구든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 할 일이 생길 수 있다. 길을 묻는 것도 하나의 학문이다. 그래서 그 방법을 알지 않으면 안된다.

 

그날 밤, 어느 젊은이가 급히 나를 쫓아왔다. 그리고는 치치하얼건축대를 어떻게 가야하는지 물었다. 딱 보니 초짜였다. 이곳에서 십리안에는 모두 공사현장인데, 어디가 치치하얼건축대인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구체적인 주소를 가지고 있는지 물었더니 그는 모른다고 했다. 나는 다시 연락할 방법이라도 있으면, 대신 전화를 걸어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전화번호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나로서도 도와주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북경의 현재지명은 변화가 크다. 북경에서 장소를 찾으려면, 구체적인 주소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부근의 대표적인 건축물도 기억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다른 사람들이 너를 도울 수 있다. 만일 길을 묻는데 외지인에게 묻는다면, 맹인에게 길을 묻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아무리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라도 그저 계면쩍은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경에서 길을 물으려면 반드시 하나의 원칙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문관이 길을 물을 때는 가마에서 내려야 하고, 무관이 길을 물을 때는 말에서 내려야 한다(文官下轎, 武官下馬)"는 것이다. 이것은 기본적인 예의이다.

 

한번은 하북성출신의 여자가 자전거를 타고 한쪽 다리를 땅에 집고, 내 곁에 섰다. 나에게 어느 곳을 가려면 어떻게 가야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녀를 한번 살펴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대단한 사람인가 봅니다. 길을 물으면서 자전거에서 내리지도 않네요. 내가 차라도 불러서 보내드릴까요?"

 

그녀는 계면쩍게 웃으면서 말했다. "제가 짧은 치마를 입은 것이 아니어서 타고내리기 불편해서 그랬습니다"라고 하면서 얼른 자전거에서 내렸다.

 

나는 그녀에게 먼저 대체적인 방향을 알려주고, 그 후에 상세하게 그녀에게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었고, 어디서 어떻게 방향을 틀어야 하는지를 알려주었다. 그녀가 가려는 곳이 시장이었으므로, 나는 내친 김에 그녀에게 몇군데 관련있는 시장도 알려주었다. 결국 둘 다 즐겁게 끝이 났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길을 물으려면 더욱 학문이 필요하다. 만일 차 속에 앉아서 거만하게 행동하고, 말도 잘 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너는 제대로된 길안내를 받지 못하고 말 것이다. 만일 차 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면 가장 좋은 것은 차에서 내려서 자기의 성의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정말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적어도 말하는데 좀더 신경을 써주어야 할 것이다.

 

북경에서 절대로 길을 물어서는 안되는 사람은 오토바이운전수이다. 만일 네가 그에게 길을 물으면 그는 분명히 고개를 저으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말해줄 수 없다. 네가 가고싶으면 내 오토바이를 타라" 이런 소시민은 절대 너를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다.

 

네가 정말 북경에서 길을 잃었다면, 당황해할 것없다. 택시를 부르면 된다. 당연히 먼저 물어봐야 한다. 기사가 길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길을 잘모르는 기사를 만났다면, 다른 택시를 기다려야 한다.

 

어떤 젊은이가 나에게 쪽지를 보내서 북경사람을 크게 욕해댔다. 원인은, 그가 북경에서 길을 물어본 적이 있는데, 여러 사람에게 물었지만, 아무도 그에게 말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그가 물어봤던 곳은 바로 부근이었다. 나는 당시에 그 자리에 없었지만, 충분히 상상이 된다. 당시가 어떤 상황이었을지. 그와 같이 빚쟁이처럼 길을 물으면, 누가 그에게 대답해주려고 하겠는가? 이곳에서 나는 그 젊은이나 같은 유형의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태도를 단정히 하라. 북경사람들은 너희들에게 빚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