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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방/북경의 오늘

자금성의 스타벅스

by 중은우시 2007. 1. 24.

 

 

글: 위영걸(魏英杰)

 

CCTV의 아나운서인 예성강(芮成鋼)은 얼마전에 블로그에서 스타벅스(중국식으로 星巴克)를 자금성(고궁)에서 몰아내자고 주장하였다.

 

그 이유는: 스타벅스는 "어쨌든 미국의 고급스럽지 못한 음식문화의 도구이며 상징이다. 서방에서는 이미 하나의 부호가 되었다. 자금성 부근에 개설하는 것은 아마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자금성의 안에 개설하는 것은 세계가 중국의 자금성에 대하여 기억할 때 일부분으로 남게 하는 것이고, 이것은 적합하지 않다. 이것은 글로벌화도 아니며, 중국문화를 망치는 짓이다"

 

이 호소는 적지 않은 지지와 찬동을 얻어냈다. 그리하여 다시 한번 어느 나라 사람들의 허약한 문화민족주의의 심리상태를 잘 드러내 주었다. '고급스럽지 못한'이라는 것을 얘기하자면, 자금성 안에는 작은 가게, 사진찍는 곳도 있는데, 이것은 자금성안에 있는 것이 적합하다는 얘기인가? 만일 스타벅스가 미국의 저속한 문화의 상징이므로 자금성에 들어올 수 없다면, 자금성 가게에서는 중국의 일반백성들이 만든 특색제품들도 내놓고 팔고 있는데, 이것은 내외를 구분하는 문화특권주의가 아닌가? 다시 말해서 만일 격조를 기준으로 하여 자금성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을 따진다면, 그냥 자금성의 문을 닫아걸고, '고관대작'이나 참관하게 하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일반 백성들이 구경하는 것도 자금성을 망치는 것이 아니겠는가? 분명히 이것을 이유로 스타벅스를 거절하는 이유를 삼는다는 것은 견강부회이다. 특히 '중국문화를 망친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더욱 허망하다.

 

이 아나운서의 논리에 따르자면, 200년전에 만들기 시작한 원명원은 이미 서방문명의 중국문명에 대한 일종의 침탈이다. 원명원의 '서양루(西洋樓)'는 유럽식 정원을 모방하여 만든 것이고, 일찌기 동방의 베르사이유궁전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와 같이 조상의 전통을 돌보지 않는 토목공사는 자금성에 커피숍을 여는 것과 비교하여 전통에 대한 더욱 큰 도전이 아닌가? 어찌 전통건축예술의 대작이라는 미칭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런 사고라면 장안가에 늘어서 있는 "대단(大蛋, 큰 달걀. 국가대극원의 모양이 달걀 반쪽모양이다)"도 다시 심사해야 하지 않겠는가? 왜냐하면 그것은 바로 이 전조의 황궁의 핵심지대에 건설되어 있다. 이로써 유추하면 CCTV의 신사옥도 왜곡된 후현대주의의 면모로 출현해서는 안된다. 예성강선생은 스타벅스를 "중국전통문화의 황색선 바깥으로" 나가달라고 요청하였는데, 전통문화와 들어맞지 않는 이런 여러가지에 대하여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

 

이번 글은 아무래도 트집을 잡는 듯한 느낌이 있다. 필자는 예성강 선생의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나, 이런 문화에 대한 조급함과 우려는 사실 지나치게 협소한 시야를 기초로 형성되는 것이다. 이것은 전통문화의 체면을 회복하지 못할 뿐아니라 문화자기연민의 웃기는 현상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어쨌든, 스타벅스가 자금성에 들어온 것은 비지니스행위이고, 계약서만 있으면 사람을 내보낼 수도 있고, 비지니스규칙에 따라 처리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이 계약서도 가지고 있고, 주위환경을 파괴하지도 않았는데, 뭘 근거로 나가라고 할 것인가?

 

필자가 보기에, 스타벅스가 자금성에 들어온 것은 근본적으로 중국문화를 망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자본과 중국전통문화의 대화이다. 이러한 대화는 현재 어디에건 다 존재하고, 바로 오늘날 중국의 모습을 반영한다. 스타벅스가 자금성에 있는 것은 소비주의가 전통문화의 내핵에 진입한 상징이다. 자금성에 스타벅스가 있는 것은 전통문화의 대문을 열어제친 것이고, 개방적인 태도로 비지니스문명을 맞이하는 은유이다. 이처럼 기묘하면서 조화로운 협주를 두 문명의 대항으로 잘못 읽는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전면적으로 대항하는 심정으로 현대화의 과정을 바라본다면, 글로벌화의 진수를 맛볼 수 없을 뿐아니라 전통문화의 정화도 승계할 수 없다.

 

미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예성강선생은 지금까지 전통문화를 보전하는 차원에서 스타벅스를 공격했는데,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 서방인-그의 입장에서는 '타자(他者)'의 말을 빌려서 자기의 논리를 강화했다는 점이다. 그는 블로그에서 스타벅스가 자금성에서 나가야 하는 이유로 "대량의 서방인, 특히 지식계인사들은 이런 방식을 역겹게 생각하며, 중국에 대한 비존중이라고 생각한다" 허망한 문화자기연민의식을 지니고 있으면서 또한 상대방의 뒷다리를 꽉 붙들고 있다. 이것이 현재 적지 않은 중국인들의 공통된 숨은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