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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대륙과 대만

아리산(阿里山) 이야기

by 중은우시 2007. 3. 19.

아리산은 산봉우리 하나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옥산(玉山, 대만의 최고봉)을 중심으로 한 수십개의 산으로 구성된 한무리의 산을 가리킨다. 이 이름은 이 곳에 살던 원주민추장에게서 유래한다. 이곳의 원주민은 추족(鄒族)이며, 추장의 이름은 아파리(阿巴里)였다. 아파리는 아주 용감하고 전투에 능했으며, 전투에서 항상이겼다. 이곳에 침입했던 이족들은 모두 살아서 돌아가지 못했다. 그는 자기 부족인민을 편안하게 살도록 해주었고, 후손이 번성했다. 후손들은 그를 기념하기 위하여 그의 이름으로 산의 이름을 삼았다. 그리하여 이곳의 산들을 아리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아리산에는 다섯 가지 기관(奇觀, 기이한 경치)이 있다. 삼림, 철로, 운해(雲海, 구름바다), 일출, 만하(晩霞, 저녁놀)가 그것이다. 아리산의 삼림철로는 세계의 삼대고산철로의 하나로 불리운다(인도측의 히말라야산철로, 중남미의 안데스산맥철로)이고, 해발30미터부터, 2,216미터의 고산지대까지 오르는 총길이 71.4킬로미터로, 산림의 중간을 돌아올라간다. 오르는 길에 열대, 난대, 온대의 세 가지 서로 다른 지리환경의 임목생태를 구경할 수 있다. 대부분의 철로는 산벽을 뚫거나 협곡을 가로질러서 가설되었고, 공사가 아주 험난했을 것이다. 도중에 세번이나 뒤로 물러갔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며, 갈지(之)자 형태의 철로를 지나아 산을 오를 수 있다. 세계에서 보기 힘든 철로경관이다.

 

아리산의 삼림철도는 일본인이 대만을 점령하던 시기에 만들었고, 1910년에 완공되었다. 일본인들이 이 철로를 만든 것은 관광객들에게 관광하기 편하라고 만든 것은 아니었고, 그들이 주목한 것은 아리산의 삼림자원이었다.

 

아리산에는 다섯 종류의 나무가 있다: 홍회(紅檜), 편백(扁柏), 철삼(鐵衫), 화산송(華山松), 대만삼(臺灣衫)이 그것이다. 아리산의 신목(神木)이라고 불리우는 것은 홍회이다. 현존하는 신목중에는 나이가 3000년이 넘고, 높이가 50미터, 나무둘레가 23미터에 이르는 것이 있다.

 

지금 아리산의 삼림을 관광하면, 거대한 신목의 밑기둥이 삼림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바로 일본인들이 당시 벌채하고 나서 남긴 흔적이다. 이들 거대한 홍회는 모두 일본인들이 벌채하여 철로를 통해 끌고 내려가서 다시 일본 본토로 운송해 갔다.

 

아리산에서 사람의 마음을 가장 많이 끄는 것은 자매담(姉妹潭)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의 원주민은 두 부족이었는데, 하나의 부족에 절색의 자매가 있었고, 아주 아름다웠다. 하루는 자매 둘이 산으로 약초를 캐러 갔다가 다른 족의 추장아들을 만난다. 추장아들은 두 자매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공개적으로 둘을 희롱했다. 두 자매는 엄중하게 질책하고, 추장아들은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당하게 된다. 추장아들은 수치를 참지 못하고, 가솔을 이끌고 그 자매가 속한 족에 싸움을 걸어왔다. 두 자매의 추장이 나서서 말렸지만, 그 추장아들은 듣지 않고, 20명의 인두로 사죄하라고 하였다. 자매둘은 자기들의 일때문에 전 부족이 연루되자, 마음이 아주 불안하였다. 자매는 서로 상의한 후, 직접 추장아들을 찾아가기로 한다. 자기들이 벌인 일은 자기들이 수습하겠다는 것이다. 원한이 있으면 그 자매들에게 풀고 다른 부족의 사람들에게는 연루시키지 말라는 것이었다. 

 

두 자매는 아리산에 도착했고, 그 동안의 일의 경위를 생각하자 아주 억울하고 마음이 상해서 둘이 울기 시작했고, 울면 울수록 더욱 슬퍼졌다. 눈물이 계곡물을 이루고, 마침내 눈물이 모여서 두 개의 작은 연못이 되었다. 마침 추장아들이 이를 보게 되었고, 자매의 슬픔은 그를 감동시켰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두 자매에게 사과했다. 자매를 기념하기 위하여 후인들은 두개의 연못에 자매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 다른 전설에 의하면, 자매 둘이 다른 족의 추장의 두 아들과 눈이 맞았는데, 당시의 족규(族規)는 그들의 결합을 허용하지 않았다. 자매들은 슬펐고, 아리산으로 가서 통곡했다. 눈물이 흘러 두 개의 연못이 되었고, 자매들의 눈물은 결국 두 부족의 족장들을 감동시켜서, 그들의 사랑은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떤 전설에 의하든, 자매담이 자매의 눈물로 형성되었다는 것은 일치한다.

 

깊고깊은 아리산, 그 안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슬픈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까? 신목은 이민족에게 베어져서 피를 흘리고 있고, 자매는 억울함을 당해서 눈물을 흘렸다. 신목의 나무뿌리는 하나하나 차마 눈을 들어 보지 못할 정도이고, 자매담은 바닥까지 보일정도로 아름답기 그지없다. 아마도 전설중에는 나중의 것이 좀 더 사람들의 바램에 맞는 것일지 모르겠다. 그들은 하늘도 감동시키고, 추장도 감동시켰으며 그녀들은 진정한 사랑을 얻었다. 그렇지 않다면, 자매담이 어찌 그리 아름답고 사람을 홀릴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