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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분석/중국역사의 분석

중국인은 왜 진실을 말하지 않는가?

by 중은우시 2007. 3. 1.

글: 이고승(李高升)

 

"아는 사람은 말하기 불편하고, 말하는 사람은 꼭 아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말하기 불편한 아는 사람은 다 죽어버리고, 그러 남은 것은 꼭 아는 것은 아닌 말하는 사람뿐이다. 이 이치를 깨닫는다면, 고래의 역사와 영웅이 어떻게 창조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시인 겸 역사학자인 곽말약이 한 말이다.

 

중국의 역사를 뒤적여보면, 그 중에 기록된 것은 대다수가 제왕장상의 사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의 가장 주요한 공통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중화민족의 오천년문명사는 어떤 각도에서 보자면, 소위 영웅호걸, 고관대작들의 권리쟁탈과정이라는 것이고, 이러한 권력을 차지한 사람들이 비석을 세우고 전기를 남긴 것이다.

 

권력을 추종하는 것은 사람의 천성이다. 이것은 자연계중의 동물의 본능이다. 웅성동물인 사자, 성성, 공양등은 자성동물을 점유하는 권력을 차지하기 위하여 서로 싸운다. 이천년이래, 중국은 관본위의 전통을 지녀왔다. 글을 읽는 선비들은 책에는 황금으로 만든 집이 있고, 책안에는 옥처럼 고운 여인도 있다고 가르켜 왔다. 사실은 성현의 글을 읽어 과거에 참가하고, 배움이 뛰어난 자는 관료가 된다는 것이다. 약간의 관직만 차지하면 온 집안이 이를 자랑으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 사회를 말하면, 정부의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되든, 관료사회에 진입하는 사람은 소수인이다. 고관의 직위에 오르는 자는 극소수이다. 이 피라미드구조에서,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파죽지세로 불패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하여 드러나게 드러나지 않게 싸우는 중에서 왕왕 가장 흉악하고 가장 교활한 자가 우세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표면적으로는 모두 당당하게 자신이 고상하다고 말하며, 어떻게 천하의 근심을 먼저 근심하고 나서 자기의 근심을 걱정하고, 천하가 모두 즐긴 후에 자신이 즐긴다고 말한다든지 하였던 것이다. 영원히 그치지 않는 관료사회의 투쟁에서 자기의 우월한 지위를 유지하려면 시국을 잘 살펴야 하고, 임기응변에 능해야 하며, 자기가 말한 아름다운 말에 도취되어서는 안되고, 더더구나 이전에 자기가 한 약속때문에 양보해서도 안되며, 표면적으로는 겸허한 군자인척 해야 하지만, 뼛속까지 가득찬 것은 소인의 교활함과 흉악함이 되어야 한다. 거짓말을 하는 것과 속이는 것은 관료사회의 필수과목이다. 만일 거짓말과 속임이 없으면 관료사회는 더이상 관료사회가 아니다.

 

완전히 사실적인 근거가 없는 거짓말이나 사기는 만우절에도 보기 힘들 것이다. 당시 조고의 지록위마는 관료사회의 거짓말과 속임의 일부 특징을 보여준다:

 

조고가 사슴을 한 마리 대전으로 끌고와서 여러 조정신하들에게 이것은 말이라고 말한다. 먼저 한 가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조고는 자기가 끌고 올라온 동불이 말인지 사슴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는 왜 이것은 말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일까? 만일 조고가 처음부터 사실을 말할 것이라면, 굳이 사슴을 끌고 대전에 오를 필요가 없다.

 

두번째는 당시 조고는 승상 이사를 완전히 수습했다는 것이고, 재상의 지위에 올라 권력이 조야를 장악했다는 점이다. 1인지하, 만인지상이었다. 그는 이로써 자기의 위망을 알아보려고 했고, 고의로 지록위마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서 다른 사람의 반응을 본 것이다. 사실적인 반응은 그의 기대와 일치했고, 아무도 감히 그 앞에서 그것이 사슴이고 말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한 것이다. 이 점은 그를 기쁘게 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이전에 했던 얼굴을 들 수 없는 결탁에 대하여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안다고 하더라도, 그는 안심하고 잠잘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사례는 진나라의 비애를 충분히 설명해준다. 바로 세살짜리 어린아이도 알 수 있는 사항을 이 나라를 다스리는 동량들이 이익 앞에서 모른체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관료사회는 어떤 때에는 사실과 진상은 중요하지 않으며, 그저 누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무슨 수단을 써서 그 자리로 올라갔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어떻게 권력을 행사하느냐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인은 스스로 지혜의 민족이라고 자부한다. 소위 도략, 계모, 법리등등, 만일 거짓말을 떠난다면, 아마도 그 무슨 도략, 계모, 법리는 달성할 수 없다. 핵심되는 글자는 바로 하나이다. 편(騙, 속임)이다. 누구를 속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천하의 모든 사람을 속인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어떻게 속이느냐는 것이다.

 

현실생활에서 만일 정부의 어떤 부서의 사무실로 가서 공무를 처리할 때, 아마도 일처리를 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개인적인 관계를 동원해서 처리한다면, 아마도 아주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살이에 익숙한 사람은 공개적으로 공포된 사실에 대하여는 회의적인 태도를 가진다. 그리고 정보에 정통한 사람들의 말을 믿는다. 이것은 표면적인 것과 실제적인 것은 서로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중국의 관료사회는 너무나 많은 비밀을 안고 있다. 이런 비밀은 거짓말과 속임수로 가리고 미화하는 것이다.

 

역사는 가공되고, 재무제표는 허수가 끼어 있다. 가짜물건을 잘 포장하고, 사기꾼은 친구인 척 한다...이 사회는 대량으로 거짓말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거짓말의 해를 입고 있다.

 

왜 현재 중국인들은 세계에서 진실이 없기로 악명을 떨치고 있을까? 그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왜 국가지도자들은 정부의 공무원들에게 실사구시를 요구하는가? 왜 어떤 때에는 중국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가?

 

만일 진실을 말한다면, 어떻게 아부하고 허풍떨고 윗사람의 뜻을 받드는가? 만일 진실을 말한다면, 어떻게 구밀복검, 소리장도할 수 있을까? 만일 진실을 말한다면, 어떻게 거짓말로 변명하며, 반격하여 상대방의 약점을 물어버리는 것일까? 만일 진실을 말한다면, 어떻게 '성의(聖意)'를 헤아려, 그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안에서 이득을 얻으려 하는 것일까? 만일 진실을 말한다면, 어떻게 아래위를 다 속이고 다른 사람을 모함할 수 있을까....

 

진실을 말하라는 것은 실적을 나타내고 싶어 하고, 진급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권력으로 사욕을 채우려는 탐관오리들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진실을 말하라는 것은 일부 투기분자들로 하여금 손쓸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중국의 관료사회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어렵다. 어렵다. 어렵다. 하늘에 오르기만큼 어렵다.

 

일의 진전에는 모두 과정이 있다. 한 지방, 한 구역, 적게는 어느 한 사람이 오는 것만으로도 천번지복의 변화를 가져온다. 뛰어난 정치적업적은 단기간내에 취득하기 어렵다. 사실적인 근거가 약간이라도 있으면, 관심을 끌기 위하여서는 문제의 관건이 바로 어떻게 말하느냐는 것이다.

 

한 점의 일을 한 면의 일로 말하고, 적은 일을 많은 일로 말하는 것이다. 그저 속임수가 통하기만 하면, 이득을 얻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이다. 나중에 어떻데 되더라도 이미 승진하고 자리를 확실히 차지했으면, 비록 지록위마를 했더라도 아무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 심한 것은 이익의 앞에서는 관료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눈치를 보고 일을 한다는 것이다. 눈을 멀쩡히 뜨고서도 봉사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조고가 지록위마를 할 때, 뒤를 이어 사슴을 말이라고 했던 사람들이 현재의 중국관료사회에는 적을 것인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관료사회에서 거직말이나 속임수를 운용하여 이득을 얻는 일은 많다. 어떤 때는 흉한 일을 만났을 깨 길한 것으로 바꿀 수 있는 묘책이기도 한다. 만일 사실대로 얘기한다면, 재수없이 물러날 수밖에 없다. 믿거나 말거나 듣는 사람의 자유이다. 그래서 총명한 사람은 어떻게 얘기할지를 배운다. 진실을 얘기하던지 거짓을 얘기하던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거짓을 진실처럼 얘기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전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역대에 관료사회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엘리트이다. 이런 엘리트들은 모두 거짓말과 속임수로 권리를 빼앗는데 익숙해져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이 사회에 어떻게 진실이 있을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