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분석/중국역사의 분석

진실된 역사가 없는 국가는 우둔한 애국주의만 양산한다.

중은우시 2007. 1. 30. 17:24

필자: 단화총면(蛋花蔥面)

 

당대 중국에서 일본을 감정을 푸는 과녁으로 세워놓든, 일부 해외화인(華人, 외국국적을 보유한 중국계)의 애국적인 사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든, 자그마한 파장 하나가 애국의 광풍을 불러일으킨다. 애국주의는 당대 중국사회사조의 주류를 형성하였다.

 

이것은 필자로 하여금 이 나라, 이 민족을 더욱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바로 이 민족은, 항일전쟁때 왜놈이 십여명이면, 친일매국노는 수백명이었고, 바로 이 민족은, 국내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온 천지에 널렸을 때, 일본의 거액의 전쟁배상금을 면제해 주었고, 바로 이 민족은 엘리트계층이 미국그린카드를 받는 것을 능력으로 여기고 있다. 동일한 같은 민족인데, 이렇게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면모를 보이고 있어서, 보면 볼 수록 눈만 어지럽다.

 

우연히 송나라역사를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것이 있다. 악비가 억울하게 죽은 후 60년동안 악비는 남송 조정에서 하나의 금기였다. 우연히 그의 이름만 들먹여도 큰 죄였다. 송효종때가 되어서야 명예회복되었고, 이후 정부의 악비장군에 대한 평가는 날이갈수록 높아졌다. 악비도 죄인에서 애국주의의 토템으로 승화되었다. 중국역사상 이런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멀리는 악비에서 가까이는 원숭환까지, 원숭환이 능지처참을 당하여 죽을 때, 백성들은 그의 살을 먹었고, 이로써 민족반역자에 대한 의분을 풀었다. 원숭환에 대한 공격은 건륭황제가 원숭환의 명예를 회복하였을 때 비로소 멈추었다. 역사에서 이런 글들을 읽다보면, 화가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에서 정하면 애국인사이고, 권력만 잡으면 진회도 악비에 대하여 역사서에 평가를 할 수 있다. 권력으로 진리를 판결하고, 역사를 강간한다. 원래 이랬던 것이다. 이것을 열쇠로 삼는다면 중국식 애국주의의 절반은 이해한 것이다.

 

산하가 흔들리던 근대중국에 유가(儒家)는 '천하의 흥망은 필부의 책임이다(天下興亡 匹夫有責)'는 신조를 무한히 확대적용되었다. 그래서, 계몽운동은 애국운동에 의하여 허리가 잘렸는데, 그 과정에 국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애국주의는 국가가 민의를 조작하고, 국내모순을 전가시키는 보도가 되었다. 국가의 아래위가 움직이면, 원숭환은 청나라와 내통하는 것으로 되기도 하고, 진회는 금나라에 항거한 동량이 되기도 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절대적으로 불균형한 상황하에서, 민의는 원래 조작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민의는 강간당하지 않았다면 화간한 것이다.

 

중국인은 예로부터 자유와 인권의 전통이 결핍되어 있었다. 그래서, 중국의 애국주의는 처음부터 삐딱한 길을 걷게 된다. 중국에서 현대적인 의미의 애국주의는 영양불량이다. 자유, 인권, 박애가 없는 애국주의는 의화단(義和團)과 같은 폭민(暴民)이고, 히틀러수하의 친위대이다. 한 민족에게 있어서, 이러한 애국주의는 일종의 마취제이며, 독약이다. 애국주의의 원래 의미는 '사랑(愛)'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것이 '미움(恨)'으로 변모했다. 이것이 우리의 비애이다. 이것은 더구나 중국의 치욕이다. 가짜애국주의의가 하나의 거울이라면, 중국계몽사상가의 창백한 얼굴이 비춰질 것이다.

 

다시 원래의 길로 되돌아가보자. "천하의 흥망은 필부의 책임이다"는 말은 "필부의 고락은 국가의 책임이다"로 바꾸어야 한다. 국가는 책임을 부담하는 자이고, 백성은 권리를 보유한 자가 되어야 한다. 국가의 존재는 공민의 합의를 전제로 하여야 하며, 국가는 공복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공복이 될 때 그는 존재할 수 있어야 하고, 그는 비로소 공민의 수권과 위임을 받아야 한다. 이런 국가가 바로 '주권재민(主權在民)'의 국가이고 이것만이 바로 유일하게 합법적인 국가이다.

 

국가는 원래 공민의 자유, 평등, 인권를 보호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애국을 얘기하려면, 먼저 국가가 합법적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국가가 제대로 일을 하고 사랑스러워야 한다. 만일 이 두가지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국가를 사랑하는 것은 오히려 국가를 방종하게 하는 것이고, 국가를 해하는 것이고, 우리 자신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는 행동이 된다.

 

만일, 통제된 교육과 매체의 선전만 받아, 맹목적으로 열광한다면, 이것은 애국이 아니다. 그저 흥분제를 먹은 싸움닭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우리가 주위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받아서 맹목적으로 열광한다면 이것은 애국이 아니라. 그저 맹종이고, 충동이며, 공허이다. 우리가 아무 리스크도 없이 두각을 나타내고 이익을 챙기려고 맹목적으로 열광한다면, 이것은 애국이 아니다. 그저 비겁이고 허영이며 투기이다. 가짜애국주의는 자신을 해할 뿐아니라, 국가도 해한다.

 

애국은 일본상품불매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본을 추월하려면, 일본을 존중하고, 일본을 배워야 한다. 남을 존중하는 것은 스스로를 존중하는 것의 다른 표현이며, 배우는 것은 추월하는 것의 선결조건이다.

 

애국은 조상이 무엇을 창조했다고 자랑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후대에 무엇을 남겨줄 수 있느냐에 있다. 애국은 인터넷에서 대만을 무력으로 해방시키자고 소리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대만이 왜 대륙과 떨어지려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있고, 대만의 정치가 더욱 진전되면 중국에 어떤 방향제시를 해줄 것인가를 보는데 있다. 애국은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용감하기 지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야 국가는 자기의 권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국가는 더욱 제대로 일을 하고, 사랑스럽게 되는 것이다. 애국은 열심히 일하는 것이고, 재산을 창조하는 것이고, 자기의 최대한의 잠재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가 스스로를 먹여살릴 수 있고, 집안식구를 먹여살릴 수 있고, 나라를 먹여살릴 수 있는 것이다. 애국은 진실을 말하고, 실질적인 일을 하는 것이다. 만일, 국가가 나에게 이렇게 하지 못하게 한다면 나는 용감하게 일어서서 그를 비판하고, 그를 개선시키며, 그를 새로만들 것이다. 애국은 국가가 나의 권익을 침범할 때, 반드시 들고 일어나 자신의 권익을 지키는 것이다. 만일 이렇게 한다면, 나의 개인적인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고, 우리의 국가도 합법적이고, 문명적이고, 사랑스러운 국가로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최대의 애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