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중국의 관료

중국식 산림녹화

중은우시 2007. 2. 15. 20:00

 

"황량한 산에 녹색페인트를 칠하여 산림녹화를 한다"는 말은 우스개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의 운남성 부민현 근로향 이화촌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졌다. 수천평방미터에 달하는 반라의 산 전체를 녹색페인트로 완전히 칠을 해버린 것이다. 현지 촌민에 의하면 10여명의 일꾼들이 꼬박 20여일을 페인트칠했으며, 페인트통만 한 차 가득 싣고 갔다고 한다. 촌민들은 처음에는 일꾼들이 살충작업을 하는 줄 알았었다고 한다. 그리고 페인트냄새가 독해서 상당한 기간동안 마을에서 생활하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곤록공로를 따라 곤명쪽으로 달리다보면 멀리 보이는 산 하나가 녹색이 완연하고 울울창창하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본 사람이라면 약간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녹색나무가 서 있는 중간에 기괴한 녹색지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곳은 옆의 나무숲지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고, 비록 비슷한 녹색이기는 하지만, 이 녹색은 아무래도 다른 나무색들과는 달리 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햇볕이 비치면 산위의 이 괴이한 녹지는 약간 빛을 반사하고, 차를 몰아 산위로 올라가보면 비로소 산위의 녹색은 바로 페인트칠을 한 녹색지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흙이 있는 땅이건, 돌이 있는 땅이건 가리지 않고, 그저 녹색페인트로 떡칠을 해놓은 것이다. 그리고, 페인트통중 몇 개는 그냥 주위의 숲속에 버려져 있다. 그리고, 키작은 관목들이 들어서 있는 숲속에도 돌맹이가 있으면 그 돌맹이는 녹색페인트로 칠해져 있다. 그 페인트는 물을 뿌려서 닦아도 지워지질 않는다.

 

이렇게 녹화를 한 산의 이름은 "노수산(老首山)"이라고 하며, 부민현 근로향 이화촌의 왼쪽 뒷편에 위치하고 있다. 이화촌의 입구에 세워둔 팻말에서 삼림보호구역경계선이라는 것을 보면, 이 산은 엄연히 삼림보호구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촌민들이 페인트칠을 하던 노동자들과 대화과정에서 알아낸 바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첫째, 녹색페인트칠을 맡긴 것은 부민현 임업국이다. 둘째, 녹색페인트칠을 하게 된 것은 '풍수'를 위한 것이다. 즉, 노수산의 받내편에 부민현위원회 청사가 들어서는데, 청사의 정면으로 보이는 노수산에 채석장의 돌맹이가 보이면 불길하다고 하여, 채석장을 녹색으로 칠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