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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주류

포도원액이 한방울도 들어가지 않은 가짜포도주

by 중은우시 2007. 2. 7.

글: 이극걸(李克杰)

 

포도주안에 포도원액이 들어있지 않다면, 당신은 믿겠는가? 그뿐아니라, 포도원액이 들어있지 않은 포도주가 품질검사에 합격하였다면? 아쉽게도, 이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CCTV의 <<매주품질보고서>>라는 프로그램에서 2007년 2월 4일 방송한 <<맛이 이상한 포도주>>에서는 우리에게 하남성 민권현과 산동성 봉래시의 총 7개의 포도주공장에서는 포도원액을 사용하지 않고 "검사에 합격한" 포도주를 만드는 생산비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국가규정에 따르면, 포도주를 생산하는데에는 반드시 100% 포도원액을 원료로 양조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포도주공장은 포도원액을 사용하지 않고도 각종 검사에 합격한 포도주를 양조해 냈다. 이러한 포도주공장에서 사용한 '비방'은 대체로 비슷하다. 주정(酒精), 물(水), 색소(色素)와 향료(香料)를 섞어서 포도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양심이 완전히 메마르지는 않은 산동성 봉래시의 포도주공장에서는 절반의 포도원액을 넣었지만, 하남성 민권현의 6개의 포도주공장에서 생산하는 많은 포도주에는 포도원액이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았다. 심지어 그 중 한 포도주공장에서는 포도주안에 공업용 탄닌산원료를 넣어서 만들었다.

 

그런데, 포도원액을 전혀 포함하지 않고, 주정, 물, 색소, 향료만을 넣은 포도주가 어떻게 검사에 합격할 수 있었는가? 이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았을 때는 가짜술을 만드는 사람들이 매우 총명하여 비록 포도원액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화학적인 성분등을 동일하게 만들었거나, 품질검사기관이 뇌물을 받고 매수되어 검사시 눈감아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둘 다 아니었다. 문제는 포도주의 품질검사항목에 있었다.

 

원래, 국가품질기준으로 포도원액을 100%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는 하지만, 포도주에 대한 품질검사시에는 포도원액함량은 검사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주정도(酒精度, 알콜도수), 당도(糖度)등의 화학적수치만 맞추면된다. 그래서, 포도원액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열악한 "적포도주"도 품질검사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제조기술자의 기술이 뛰어나거나, 포도주의 검사항목에 익숙한 사람이면서, 원료배합에 숙련된 사람이라면 이렇게 "포도주"를 창조해낼 수 있다. 그래서 포도는 전혀 심지도 않은 하남성 민권현에 최소한 6개의 포도주공장이 밤낮으로 포도주를 생산해서 전국각지에 팔아왔던 것이다. "맛이 간 포도주"는 생산자의 양심에도 맛이 갔을 뿐아니라, 기업의 신용도 맛이 갔고, 국가의 포도주검사시스템도 마찬가지로 맛이 가 있었다.

 

포도주의 검사항목에 왜 포도원액을 검사하는 것이 빠졌는가? 기준이 낙후된 것인가? 아니면 검사기술이 모자라서인가? 이 부분도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최근들어 중국의 식품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는데, 이는 인민들의 우려를 자아낼 뿐아니라 정부의 주의도 요망된다. 이전에 발생하였던 많은 식품안전사건을 보면 관리감독기관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인한 경우가 많았었다. 명백히 포도주사건은 우리의 관리감독기관에 경종을 울려주는 것이다. 엄격한 식품안전관리감독이외에 관리감독의 근거가 되는 식품안전기준과 실제검사항목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지도 따져야 하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환경하에서 이익을 쫓아서 가짜를 만들고 가짜를 단속하는 싸움은 오랫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싸움은 두뇌의 싸움이고 지력의 싸움이다. 가짜를 만드는 사람들은 매우 총명하다. 그들은 정책의 모든 헛점과 루프홀을 이용한다. 이것은 정책과 법규가 더욱 완비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도주사건'에서와 같이 가짜를 만드는 자들의 총명과 기준을 제정하는 자의 우둔과 만났을 때, '합법적인 가짜술"이 시장에 넘쳐나게 되는 것이고, 손해를 입는 것은 결국 소비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