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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사건/역사사건 (한)

감영(甘英)이 페르시아만에서 멈춘 이유

by 중은우시 2006. 12. 20.

 

Harpy

 

 

한나라때 중국과 서방의 "실크로드"를 얘기하자면, 세 사람의 한나라때 외교가를 빠뜨릴 수 없다. 바로 서한시대의 장건(張騫)과 동한시대의 반초(班超)와 감영(甘英)이다. 반초가 서역에 사신으로 나갔을 때, 기원97년, 그는 부사인 감영을 대진국(大秦國, 로마제국)으로 파견보냈다. 이것은 고대에 가장 서쪽으로 멀리 나간 경우였다. 그러나, 감영 일행은 페르시아만까지 갔다가 더 이상 서쪽으로 계속 전진하지 아니하고, 바다를 보고 탄식을 한 후 그냥 되돌아오고 만다. 중국과 유럽간의 정식외교는 이로써 물건너가게 되었고, 적지 않은 희망들이 물거품이 되었다. 외교가 감영은 이로 인하여 후세에 논쟁거리가 된다. 감영은 왜 로마제국에 사신으로 가면서 성공을 눈앞에 두고도 페르시아만의 파도앞에서 멈추고 말았는가?

 

감영이 되돌아온 이유에 대하여는 네가지의 견해가 있다.

 

첫째, 감영은 탐험가의 용기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둘째, 안식국(安息國, 파르티아)의 상인들이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감영을 속였다는 것이다.

셋째, 당시의 전란으로 인하여 감영은 더 이상 서쪽으로 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넷째, 해요(海妖, Harpy)의 무서운 전설이 감영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감영의 개인적인 책임을 강조하는 사람은 일부 대학자들이다. 예를 들어, 강유위는 감영이 간이 적고 죽음을 두려워하며 탐험가의 기질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강유위의 붓끝에서 중국의 근대문명이 발달하지 못한 것은 감영의 유약함과 관련이 있다고 쓰여졌다. 현대사학자인 범문란(范文瀾)도 강유위의 이런 견해에 찬동한다.

 

대다수의 학자들은 그러나, 파르티아인들이 감영을 속였다는 견해를 취한다. 바로 파르티아인들이 땅설고 물설은 감영일행을 겁주어, 감영이 서쪽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동쪽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그들은 강유위가 감영을 질책하는 것은 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감영은 반초가 이끈 소위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으면 어떻게 호랑이새끼를 얻겠느냐"는 자기 몸을 버리는 정신을 가졌던 36명의 장사중의 한 명이고, 중국의 쿠차국에서 페르시아만까지의 서행로도 감영의 탐험정신으로 개척한 것이었는데, 감영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것은 감영에게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시의 파르티아 상인들은 왜 감영이 로마로 가는 것을 막았을까? 이것은 고대의 실크로드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과 로마는 비단길의 시작점과 종점이다. 이 중국과 로마의 중간에 있는 파르티아상인들은 중국과 로마간의 무역을 독점했었고, 비단의 전매를 통하여 막대한 이익을 누렸다. 중국과 로마의 두 나라는 모두 파르티아의 독점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비단과 진보를 직접 교환하고자 했다. 감영이 서행한 것도 바로 이런 생각때문이었따. 이것은 파르티아상인들에게는 치명적인 일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온갖 방법을 생각해서 거짓말을 만들어내고 감영일행을 속였다는 것이다. 감영은 파르티아 상인들의 거짓말에 속았고, 충분한 설비와 양식을 준비하지 못했으므로 할 수 없이 되돌아가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

 

전란설을 취하는 사람들은 비록 감영이 파르티아 상인들에게 속았고, 이로 인하여 해로로 로마를 가는 길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로마로 가는 길은 다른 육로도 있었다. 그는 왜 다른 육로를 선택하지 않았는가? 이에 대하여 어떤 사람은 파르티아가 당시에 내란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그리하여 로마와 관계가 좋지 않았고, 육로교통도 제대로 통행이 이루어지기 힘들었기 때문에 로마로 가는 생각을 포기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

 

가장 신기한 주장은 바로 "해요(海妖, Harpy)"의 전설이다. 파르티아 상인은 고의로 감영을 속인 것이 아니라, 그들은 당시에 아주 유행하던 그리스신화중의 하피의 전설을 얘기해주었다는 것이다. 감영은 이 무서운 전설을 듣고는 놀라고, 게다가 고국을 떠나 낯선 땅에 온지 여러 해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므로 더 이상 모험할 생각을 포기하고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그리스신화의 하피는 확실이 기이한 점이 있다. 그에 의하면 페르시아만의 한 섬에 일군의 하피가 살고 있는데, 이 하피들은 새와 같이 생겼으면서도, 여자와 같이 아름다움과 요염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의 목소리와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하며, 노랫소리는 선원들을 미혹시킬 수 있고, 선원들은 하피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어면서 도취하여 죽는다는 것이다. 그리스의 오디세우스라는 영웅이 개선할 때, 돌아오는 길에 해도를 거쳐가게 되었는데, 수하 병사들이 하피의 노랫소리의 유혹을 듣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모든 사병의 귀를 물건으로 막아버렸다. 그러나, 자신은 하피의 노래소리에 대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사병들에게 그를 배의 돛에 묶에 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노를 저어 나아갔다. 하피가 거주하는 섬을 지나갈 때 과연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여왔다. 이 영웅은 노래에 미혹되어, 수하들에게 자기를 풀어달라고 명령했고, 섬으로 가서 노래를 들으려고 했다. 그러나, 수하들은 그가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그저 앞으로 노를 저어 갈 뿐이었다. 이리하여, 마침내 이 무서운 지역을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사람들의 지리지식은 한계가 있었으므로, 파르티아인들은 확실히 많은 배들이 바다로 나간 후 돌아오지 않는 경우를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하피들에게 유인되어 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마도 선의로 이런 전설로 감영일행이 바다를 건너는 것을 막았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