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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태평천국)

홍선교(洪宣嬌) : 홍수전의 여동생

by 중은우시 2006. 12. 12.

 

태평천국의 내분의 주요한 원인은 여러해동안 집적된 내부모순과 부패로 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내분의 도화선은 한 여인의 질투에서 비롯되었는데, 그 여인이 바로 천왕 홍수전(洪秀全)의 여동생인 홍선교였다.

 

홍선교는 태평천국의 여장군이고, 홍수전의 동부이모의 여동생이다. 그녀는 용모가 단정하고 예뻤을 뿐아니라, 무공도 뛰어났고, 특히 창법이 아주 뛰어나, 태평천국에서 전투에 능한 여장군이었다.

 

홍수전의 부친인 홍국유(洪國遊)는 모두 세명의 부인을 두고, 삼남일녀를 두었는데, 홍수전과 홍선교는 각각 둘째부인과 셋째부인의 소생이었다. 홍국유가 죽은 후, 집안은 점차 몰락했고, 자녀들을 각자 먹고살 길을 찾아나섰다. 홍수전은 여러 번 과거에 낙방한 후 상제회(上帝會)에 가입하였고, 나중에 교주로 추대되었다. 홍선교는 유랑예인의 극단에 가입하여, 사방을 다니면서 매예(賣藝)로 생업을 유지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남편인 소조귀(蕭朝貴)를 알게 되었고, 결혼한 후에는 소씨집안에서 살았다. 얼마되지 않아 부부는 홍수전의 상제회에 가입하고, 태평천국의 혁명에 가담한다.

 

홍선교는 자신의 조건을 이용하여, 오빠의 혁명사업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운다. 그녀는 먼저 많은 부자들로 하여금 혁명에 참가하도록 하는데, 양수청(楊秀淸), 위창휘(韋昌輝)등이 모두 그녀의 격려하여, 만관의 자산을 들고 홍수전의 혁명군에 참가하였다.

 

홍선교에 관계된 사건 중 언급해야 할 것이 있다.

 

상제회조직에 가입한 후, 홍수전은 여동생이 영리하고 사람들과 잘 사귀는 것을 알고는 그녀를 바깥으로 보내서 소식을 정탐하게 하였다. 홍선교는 확실히 오빠를 실망시키지 않고, 자기의 뛰어난 용모를 활용하여 술집이나 차루에 드나들면서 일부 지방관리들과 관계를 맺고, 거기서 적지 않은 가치있는 정보를 얻어냈다. 홍선교가 바깥은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면서 자주 소씨집안에 들렀는데, 거기서 소씨집안에 자주 놀러오던 양사룡(楊嗣龍)을 알게 된다. 양사룡은 계평지방의 대지주였다. 소씨집안에서 신분이 분명하지 않은 여자손님인 홍선교가 자주 빛나는 눈빛으로 자기를 쳐다보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동하게 되며, 그녀에게 자주 눈빛을 주게 된다. 이렇게 하다가 서로 가까이지내게 되고, 홍선교는 그와 함께 바깥을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였다. 양사룡도 마다하지 않고 그녀와 함께 다녔는데, 점점 두 사람은 한 쌍의 애인관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어느 날, 이미 상제회에서 요직을 맡고 있던 남편 소조귀가 집으로 돌아왔다가 홍선교와 양사룡이 일을 벌이는 것을 목격하였다. 일시간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홍선교는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을 알고는 혼신의 힘을 다해서 있는 말 없는 말을 다하여 변명하였다. 양사룡은 이 때야 비로소 홍선교가 대명이 자자한 홍수전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알았고,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말을 듣게 되었다. 소조귀는 홍선교의 신분에 대하여 거리낌이 없을 수 없었다. 거기다가 눈앞의 정적은 자기 집안의 잘 아는 손님이었으므로 바로 안면을 몰수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세 사람이 이리저리 얘기하다가 마지막으로 붕화산의 교주 홍수전에게 일처리를 맡기자고 결정하였다.

 

홍수전이 결정한 것은 양사룡이 소조귀에게 면전에서 사죄하고, 소조귀는 용서해주라는 것이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양사룡은 자연스럽게 상제회에 가입하게 된다. 양사룡으로 말하자면, 재주가 있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담량으로 남북을 다니면서 서양물건을 팔았고, 만관의 재산을 모았을 뿐아니라, 풍부한 경험과 견식을 지니고 있었다. 홍수전은 그가 기재라는 것을 알아보고는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그를 매우 중시하였다. 양사룡은 자기가 홍수전과 한마음으로 협력한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하여 이름을 홍수전에서 따서 양수청으로 개명하였다. 그리고 천천히 직위가 올라 상제회의 제2인자가 되었다.

 

그와 홍선교의 일은 비록 결론이 나기는 했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금전기의후에 태평천국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홍수전은 스스로 천왕이라고 칭하고, 양수청을 동왕, 소조귀를 서왕, 풍운산을 남왕, 위창휘를 북왕, 석달개를 익왕에 봉하였다.

 

태평천국은 점차 북으로 확장하며, 계림, 유주를 통과하여 호남경내에 들어섰다. 태평천국은 청나라 관병의 결사적인 저지와 포위공격을 받았다. 비록 여러 번 위험에 처했으나 여러 장수의 지휘하에 위기를 벗어났다. 전쟁에서 병력의 손실이 컸다. 그러나, 조정에 불만을 가진 백성들이 계속 가담하여 태평군의 세력은 갈수록 강대해졌다. 사의도구의 격전에서 남왕 풍운산이 포를 맞아 사망하였고, 장사성을 포위공격할 때는 서왕 소조귀가 전쟁통에 사망했다. 이로써 홍선교는 과부가 되었다.

 

남편을 잃은 홍선교는 비록 마음이 아팠지만, 곧 전투에 몰두하며 슬픔을 가렸다. 천경(남경)에 진입한 후에 모든 것은 안정되었다. 홍선교는 혼자서 서왕부에 거주했다. 비록 비단옷에 좋은 음식을 먹지만 고독은 피하기 힘들었다. 하루종일 아무 일없이 지내다 보니 그녀는 서양전도사를 찾아서 서양의술을 배우기도 하였다. 그녀의 총명함으로 금방 고명한 의술을 익혔고, 병을 치료해주며 세월을 보냈다.

 

이 때 양수청은 바쁜 와중에서도 옛날의 애인 홍선교를 잊지 않았다. 소조귀가 장사에서 전사한 후, 홍선교는 주인없는 꽃이 되었다. 그러나, 당시는 전쟁중이라 두 사람은 서로 만나기가 쉽지 않았고, 근본적으로 남녀간의 사랑을 나눌 시간이 없었다.

 

생활이 안정되면서, 양수청은 모든 힘을 다하여 홍선교에 대하여 애정공세를 펼쳤다. 홍선교는 이미 이름난 의사가 되어 있었다. 양수청은 진맥을 이유로 하루가 멀다하고 그녀를 동왕부로 불렀다. 홍선교는 이 때 마음이 공허하였으므로 자신을 위로해줄 남자가 필요하였다. 양수청이 옛정을 잊지 않고 그녀에게 부드럽게 대하자, 그녀는 식었던 사랑이 다시 불타올랐다.

 

양수청과 홍선교는 태평천국에서 모두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현재 그들은 옛 사랑을 되살리고 있으니, 자연히 사람들이 뒤에서 말이 많았다. 그리고 호사가들은 이 얘기를 홍수전에게까지 전했다. 홍수전은 속으로 생각해본 후에 여동생을 이용하여 동왕을 끌어들이고 견제하는 것이 그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공표했다. 천왕과 동왕은 모두 천부의 아들이다. 천왕의 여동생은 바로 동왕의 여동생이다. 형제자매간에 친하게 지내는 것은 인지상정이고, 왕래를 자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상하게 볼 것은 없다 이렇게 되자, 홍선교와 양수정의 관계는 천왕의 지지를 받게 되었으므로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홍선교는 이후에는 양수청과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중간에 제3자가 끼어들어 그녀의 꿈을 깨트려 버렸다. 그 여인은 부선상(傅善祥)이다. 부선상은 원래 남경성의 재녀였고, 아주 아름다웠다. 태평천국이 남경에 들어온 후에 그녀는 태평천국의 여자과거의 장원이었고, 동왕부에서 일했다. 부선상은 남국의 아름다운 미모에 강남여자의 부드러움을 겸하고 있으며 매일 양수청의 곁에서 일을 했다. 자연히 양수청의 마음이 동하였고, 그의 사랑은 점점 부선상에게로 옮아갔다. 자연히 홍선교에게는 소홀하게 되었다. 홍선교는 화가나서, 그들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부선상은 아주 총명한 여자였고, 여기에 양수청이 막후에서 도와주어, 매번 홍선교가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홍선교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홍수전에게 고발했다. 태평천국의 장군중에서는 일부다처가 많았고, 천경에 들어온 후에, 홍수전은 자기의 신변에 많은 미녀를 두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여동생이 이런 일로 질투를 느끼는 것에 대하여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적당히 구슬려서 돌려보냈다.

 

호승심이 강한 홍선교는 이것으로 끝내지 않고 자기만의 수단을 사용해서 양심없는 양수청에게 교훈을 내리기로 했다. 당시 양수청은 천경에서 권력을 독점하고 있었으며, 많은 태평천국의 장수들이 그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홍선교는 인심의 향방을 보고는 중간에서 연락해서 양수청반대세력을 결집했다. 그 중에는 천후(天后)의 남동생인 뇌한영(賴漢英) 부승상, 연왕(燕王) 진일강(秦日綱), 전전승상(殿前丞相) 나경수(羅瓊樹)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동왕의 세력이 강대하여, 이 사람들로서는 경거망동할 수 없었다. 홍선교는 홍수전에게 양수청의 대권을 회수하도록 계속 권하였다. 이 때 마침 천왕 홍수전은 동왕 양수청이 스스로 만세(萬歲)라고 칭하는데 대하여 마음속으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여동생등의 말을 들은 후 동왕을 제거하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그래서 북왕 위창휘에게 밀서를 보내어 동왕을 제거하는데 착수했다.

 

북왕 위창휘는 안휘전쟁터에서 급히 천경으로 돌아왔다. 이 기간동안 홍선교는 이전의 태도를 버리고, 동왕부를 적극적으로 드나들었다. 그리고 양수청에 대하여 매우 다정하게 대했다. 양수청은 망외의 기쁨으로 그녀가 예전의 문제를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다. 북왕이 천경으로 돌아온다는 말을 듣고, 홍선교는 양수청에게 그를 위하여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줄 것을 제안했고, 양수청은 흔쾌히 승락하였다.

 

이날, 동왕부에는 연회를 베풀었고, 손님들은 태평천국의 거의 모든 남경의 장수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먼저 홍선교의 배치에 따라, 뇌한영은 만명이상의 병사를 동왕부의 사방에 매복시켰고, 나경수, 진일강, 위창휘등은 모두 연회에 참석할 준비를 하였다. 술이 한참 올랐을 때, 모두 웃고 떠들고 기분이 고조되었다. 홍선교는 몰래 위창휘에게 눈짓을 했으며, 위창휘는 술잔을 내려놓고, 휘릭 몸을 일으켰다. 동왕부의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허리에서 칼을 번개처럼 뽑아들고, 동왕 양수청의 가슴을 찔러버렸다. 힘을 많이 주어서 칼 끝이 등뒤로 나왔을 정도였다.

 

이러자, 동왕부는 일시에 혼란에 빠졌다. 뇌한영은 매복병사를 지휘하여 동왕부로 들어왔다. 동왕부의 친병은 칼을 뽑아 저항하였고, 쌍방은 하루를 꼬박 싸웠다. 동왕부의 세력이 철저하게 궤멸된 후에 동왕부를 불태워 폐허로 만들었다. 전투중에 진일강은 불행히 사망하였다.

 

여기서부터, 태평천국의 내부투쟁은 정식으로 서막을 열었다. 이어서, 위창휘는 석달개 집안의 노소를 죽였고, 천왕은 다시 위창휘를 죽여서 익왕을 끌어들였다. 익왕은 그러나 천왕 홍수전을 떠나버린다. 이런 내부의 상호간의 살해과정을 거쳐 태평천국의 세력은 많이 약화되었고, 나중에는 여러 왕중에서 겨우 충왕 이수성만 남게 된다. 그러나, 혼자서 지탱하기는힘들었다. 동치6 6, 청나라 군대는 마침내 천경성을 함락시킨다. 일세를 풍미했던 태평천국은 종말을 고한 것이다.

 

천경이 함락된 날에, 홍선교는 민부로 변장하고 빠져나가 난민들 틈에 섞여서 상해로 가고, 나중에 서양선교사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일대에서 의사로 활동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