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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금융

은행은 1년을 360일로 이자를 계산한다.

by 중은우시 2006. 12. 1.

작자: 신어(新語)

 

20년전에 대학에서 교수를 할 때 이런 말이 있었다: 멍청한 박사, 가난한 교수. 지금 교수는 이미 더 이상 가난하지 않다. 그러나, 당년의 박사들은 지금 교수를 하고 있으나, 여전히 멍청하다. 다만 진짜로 멍청한 것인지, 아니면 멍청한 척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북경시민인 단(段)선생은 공상은행이 31일인 큰달의 이자를 하루치 계산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상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내의 각 매체들은 1년에 360일을 기준으로 이자를 계산해야 하는지, 아니면 365일을 기준으로 이자를 계산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의론이 분분하다. 어떤 신문에서는 기자가 전문가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그런데, 전문가의 대답이라는 것이 우습기 그지없다.

 

북경사범대학 금융연구센터의 주임인 임종위(任鍾偉)의 <<신경보>>기자에 대한 답변을 보자

 

"금융업은 과거 수백년간 사람 손으로 계산하던 시대에 일반적으로 매년 360일로 계산했습니다. 은행이 컴퓨터시대로 들어간 후에 실제 일수에 따라 이자를 계산하는 것이 비로소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서로 다른 이자계산방법에 따른 차이는 극소합니다. 만위안을 예로 들면, 매년의 차이는 겨우 1위안에 지나지 않습니다. 은행은 이자계산방법을 가지고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 은행이 이자계산방법을 수정한 것은 '일부 예금자들이 이것을 가지고 따지는 것'을 방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말이 보통 예금주에게서 나왔다면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말이 금융학 교수의 입에서 나왔다니 정말 가소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첫째, 은행이 360일을 기준으로 이자를 계산하는 것은 전혀 부당한 것이 없다. 우리는 은행과 소송을 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고, 매년 360일을 기준으로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을 가볍게 부정하여서도 안되는 것이다. 은행의 기본수입은 예대마진이다. 즉, 예금과 대출의 이자차이이다. 은행이 매년 360일을 기준으로 대출이자를 받으면, 자연히 매년 360일을 기준으로 예금이자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것은 은행이 예금고객을 속이는 것이 아니다. 이 점을 명확히 설명한다면 일반 백성들도 모두 납득할 것이다.

 

둘째, 컴퓨터가 있든 없든, 은행은 이자를 계산할 때 모두 날수를 계산한다. 그저 1년을 360일로 계산하느냐 아니면 365일로 계산하느냐의 방법차이가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3월 21일에서 6월21일까지는 360일/년으로 계산하면 90일이지만, 만일 365일/년으로 계산하면 92일이 되는 것이다. 이자계산공식으로 보면 "이자=년이율/360X실제날수X원금"이 된다. 손으로 계산할 때는 92를 곱하느냐 90을 곱하느냐에서 복잡한데 차이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슨 "컴퓨터시대에 들어온 후에 실제일수로 이자계산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사실상, 컴퓨터가 은행시스템에 들어오기 전에도, 은행의 이자계산은 통상적으로 실제날짜로 계산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왜냐하면, 예금은 보통 월단위로 지급하지 않으므로 실제 이자계산시에도 일수에 따라 계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일부 은행이 이자계산방법에서 360일을 365일로 바꾸어 계산한 것은 일부 예금주들이 따지는 것을 방비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은행의 기본수입이 예대마진이라는 것이고, 이율과 원금이 고정된 상황하에서 이자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그저 날짜 뿐이다. 1년을 365일로 계산하면 360일로 계산하는 것에 비하여 5일이 늘어난다. 이것은 무형중에 은행에게 5일의 시간을 더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금주의 입장에서는 은행이 5일치 이자를 더 지급하는 것이 되지만, 대출받은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은행에 5일치 이자를 더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출이율은 예금이율보다 높으므로 은행은 5일치의 예대마진을 더 얻는 것이다. 그러므로, 은행이 매년 이자계산기간을 짧게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실제적으로 가능하기만 하면, 은행은 1년을 730일로 하여 계산하고 싶을 것이다.

 

은행이 360일로 계산하는 이자방식이 부당하지 않은데, 왜 단선생이 공상은행을 고소한 건이 이렇게 유명해진 것일까?

 

관건은 바로 공상은행이 이자받을 때는 365일로, 이자줄때는 360일로 계산하는 불의한 짓을 벌였기 때문이다. 일반백성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수법이 너무 졸렬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상은행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 이런 짓을 벌인 것이다. 우리의 금융전문가는 "은행은 이자계산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하지 않는다"고 하였지만, 공상은행은 현재 6.5조위안의 부채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2조원의 예금규모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보통예금이율로 계산한다면 공상은행은 매년 5일의 예금이자인 2억위안을 떼먹는 것이다. 그러나 공상은행은 대출이자는 365일을 기준으로 받아먹었다. 임종위 주임에게 묻고 싶다. 이런 차이가 "극소"한 것인가?

 

이런 간단한 이치와 숫자를 우리의 금융전문가들도 모르지는 절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