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유택춘(柳澤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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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인민폐가 자유롭게 태환되고, 환율자유화가 이루어지면 홍콩달러는 인민폐와 어떤 형태로든 연계되거나, 혹은 인민폐에 연동되거나, 혹은 인민폐 위주의 바스킷 통화가 될 것이며, 심지어는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만일 인민폐와 홍콩달러간에 상당한 기간동안 환율에서 1:1의 수준을 유지한다면, 당연히 이런 말이 나올 것이다: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까? 대체할 수 있는 시기가 성숙된 것일까?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하여 홍콩의 공식화폐로 된다면, 화폐발행 원가의 측면에서의 유리한 점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는 3개의 은행(HSBC,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국은행)이 홍콩달러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홍콩달러가 취소되면, 홍콩은 스스로 화폐를 발행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이로써 절약되는 화폐발행비용도 적은 비용은 아닐 것이다.
당연히, 금융의 각도에서 보면, 홍콩에서 인민폐가 유통된다면 장점은 이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한다면 첫번째 이익은 환율리스크에 따른 원가통제이다. 아시아금융위기때 홍콩이 부딛쳤던 중대한 국면은 다시 맞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홍콩은 화폐국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화폐국제도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중앙은행이 현지화폐를 발행하는 한도는 단지 외환준비금과 연계된다. 둘째, 중앙은행은 반드시 무조건적으로 환율에 연계한 시장의 매매요구에 응해야 한다. 셋째, 중앙은행은 현지화폐의 필요에 의하여 피동적으로 발행하는 것이고, 주동적으로 국내에서 신용을 일으킬 수 없다. 즉, 간단히 말해서 홍콩에 미화1달러의 수입이 있다면, 1달러가치의 홍콩달러를 추가발행할 수 있는 것이고, 금융당국이 홍콩의 경제상황에 따라 홍콩달러의 발행량을 정할 수 없다. 3개의 은행은 1:7.8의 비율로 미화달러를 준비해야 하고, 이를 근거로 금융관리당국에 화폐발행을 신청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홍콩달러의 공급량의 결정권은 미국연방준비위원회(FRB)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보면 홍콩은 화폐국제도로 인하여 많은 원가를 부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홍콩이 인민폐로 홍콩달러를 대체한다면, 이것은 홍콩에서 더 이상 연동환율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폐발행원가가 0이 될 뿐아니라, 환율리스크는 전부 중국인민은행이 외환관리당국을 통하여 처리하게 될 것이다. 그 이익은 어마어마하게 클 것이다. 화폐안정의 임무는 홍콩금융당국에서 중국인민은행으로 옮아가는 것이다. 중국은 현제 1조달러의 외환준비금을 가지고 있으므로 인민폐에 대한 공격은 충분히 막아낼 수 있고, 인민폐의 안정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홍콩금융관리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2006년 7월 30일, 홍콩의 외환기금총액은 11,158억홍콩달러이다. 화폐발행국장의 장부에서는 2006년 7월말의 화폐량은 2,872억홍콩달러이다. 외환기금의 실제이윤율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년평균 5.7%였다. 외환기금은 일반적인 투자기금과 달리, 투자이외에 화율안정을 도모하게 된다.
그러나, 일단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하게 되면, 홍콩은 더 이상 외환기금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즉, 외환기금은 더 이상 화폐환율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이러한 대규모 외환기금은 홍콩경제에서 망외의 수입으로 잡을 수 있다. 홍콩정부의 주머니는 많이 두터워지게 되고, 홍콩의 재정적자문제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다.
일단,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한다면, 수익자는 홍콩만이 아니다. 거시적인 면에서 보면 중국과 홍콩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중국은 날로 성장하는 경제대국으로서 홍콩과 중국대륙간의 경제융합을 촉진시킬 수 있고,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 편입되는 시기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하는 것이 전략적인 의미도 지니게 된다.
홍콩은 중국대륙의 제3대무역파트너이다. 매년 무역액이 20,000억홍콩달러에 달한다. 홍콩은 또한 중국에 대한 최대투자국의 하나이다. 매년 투자자금이 1500억위안정도이다. 만일 인민폐로 결산을 한다면, 무역의 비용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고, 양지역간의 자본거래도 활성화될 것이며, 두 지역의 경제융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두 지역의 경제통합을 거쳐야만 홍콩은 진정한 중국의 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고, 중국의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인민폐를 사용한다면 홍콩의 중국에서의 금융중심지로서의 지위가 더욱 공고해 질 것이고, 인민폐도 지역화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다.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한다면 양지역에 모두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물론 아니다.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하려면 우선 전제되는 것은 인민폐의 자유태환이다.
중국은 현재 1조달러이상의 외환준비금을 가지고 있고, 국제수지도 괜찮은 편이다. 자본항목과 무역항목에서 매년 많은 흑자를 나타낸다. 현재 무역항목에서는 이미 인민폐의 자유태환을 실현하였지만, 자본항목에서의 인민폐자유태환은 아직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정부는 인민폐의 자유태환에 대하여 매우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작은 걸음으로 점진적으로"라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보면, 이런 태도는 너무 보수적인 면이 있고, 심지어는 경제발전의 현상을 따르지 못하는 점이 있다. 하루빨리 인민폐의 자본항목에서의 자유태환을 실시하여야 할 것이며, 이것으로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하는 기본적인 조건이 성숙된 것이 될 것이다.
인민폐가 홍콩달러를 대체하기 위한 또 다른 전제조건은 인민폐가 강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와동시에 이후 조작을 편리하게 하기 위하여, 인민폐와 홍콩달러간의 환차를 더욱 좁혀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인민폐가 홍콩에서 법정화폐로 유통될 수 있는지에 대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의 하나는 홍콩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면이 있다. 이 문제는 경제문제이면서, 정치문제이고, 역사문화문제이기도 하다. 유럽대륙의 각국이 본국의 화폐를 포기하고 유로로 바꾼 것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시간을 두고 심리적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하루아침이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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