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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송사

신기질(辛棄疾): <<청옥안(靑玉案). 원석(元夕)>>

by 중은우시 2006. 11. 15.

동풍야방화천수(東風夜放花千樹)

경취락, 성여우(更吹落, 星如雨)

보마조거향만로(寶馬雕車香滿路)

봉소성동(鳳簫聲動)

옥호광전(玉壺光轉)

일야어룡무(一夜魚龍舞)

 

아아설류황금루(娥兒雪柳黃金縷)

소어영영암향거(笑語盈盈暗香去)

중리심타천백도(衆裏尋他千百度)

맥연회수(驀然回首)

나인각재(那人却在)

등화란산처(燈花珊處)

 

밤에 동녘바람은 부는데 나무마다 수천개의 등이 달려있네

등불은 바람에 불어 불빛히 흩날리고, 별이 비처럼 내리는 듯하네.

예쁘고 좋은 마차들이 길에 가득한데.

퉁소소리가 들이면서

달빛이 돌아가고

하룻밤동안 어룡무를 추는 모습

 

온갖 장신구를 단 아가씨들은

웃고 떠들면서 은근한 향기를 풍기며 가고 있네.

여러 사람들 속에서 그녀를 백번 천번 찾다가

갑자기 돌아보니

그녀는 바로

등불이 희미한 곳에 서 있었다네.

 

신기질의 청옥안은 정월대보름날을 노래한 시사중 아마도 가장 유명한 것일 것이다. 이 송사는 다음의 두가지로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첫째는 청나라 말의 유명한 국학자인 왕국유의 "인간사화"에서 인생의 세 경지중 세번째 단계로 꼽은 것이 바로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여러 사람들 속에서 그녀를 백번 천번 찾다가/갑자기 돌아보니/그녀는 바로/등불이 희미한 곳에 서 있었다네"

 

둘째는 최근 중국의 인터넷검색기업으로 중문검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두(Baidu, 百度)의 회사이름이 바로 이 신기질의 청옥안에 나오는 문구에서 따왔다. 바이두는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였다.

 

옛날 정월대보름은 요즘의 발렌타인데이처럼 연인들간에 만나는 날이었다. <<생사자. 원석>>을 보더라도 연인들의 만남이 원석(元夕)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사의 앞부분은 정월대보름의 등회를 하고, 춤을 추는 휘황찬란한 광경을 묘사하고 있다. 수천개의 등이 나무마다 거리마다 달려있고, 불빛이 휘날리는 것이 마치 하늘의 별들이 모두 땅으로 내려온 듯하다. 대보름이어서 달이 둥글게 떠있으므로 하늘에 별은 아마도 보이지 않았을 텐데, 땅 위에 등을 많이 걸어놓으니, 마치 하늘에 있는 별들이 달만 남기고 모두 땅위로 내려온 듯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바람에 휘날리는 등불은 마치 하늘에서 별이 땅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아마 여자친구를 어느 장소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을 것이다. 지나가는 여자들은 모두 예쁜 장신구를 달아 멋을 내면서 다니는데, 자신이 찾는 여인은 보이지를 않는다. 수백 수천명의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찾지만 찾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육감인지 아니면 그냥 쉬고 싶어서인지 등 뒤를 돌아보니, 그녀는 불빛이 끝나는 희미한 곳에 가만히 서있더라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