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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유방)

유방(劉邦)의 용인지도(用人之道)

by 중은우시 2006. 9. 27.

<<사기 고조본기>>

유방 : 만일 나라면 병사를 얼마나 거느릴 수 있겠는가?

한신 : 폐하는 10만이상을 거느릴 수 없을 것입니다.

유방 : 그대는 어떠한가?

한신 : 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多多益善).

유방 : (웃으며) 다다익선이면서, 어떻게 나에게 붙잡혔는가?

한신 : 폐하는 병사를 거느리지는 못하지만, 장수를 거느릴 줄 압니다. 그래서 제가 폐하에게 붙잡히지 않았습니까.

 

이 대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유방이 사람을 쓰는데 있어서 확실히 뛰어난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신처럼 병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장수도 그가 거느렸다. 확실히, 모략의 측면에서는 그는 장량이나 진평보다 못했고, 싸움에 있어서는 한신, 팽월만 못했고, 나라를 다스리는데는 소하만 못하였다. 그러나, 유방은 이런 사람들을 거느릴 수 있었고, 최대한 인재를 끌어모았고,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사용했다. 이것이 바로 유방의 용인지도이다. 그가 사람을 쓰는데 있어서 뛰어난 점은 어떤 점들이었을까.

 

첫째, 지인선임(知人善任)

 

지인선임. 이것은 통치예술을 얘기할 때면 자주 얘기하는 말이다. 무엇이 지인선임인가? 지인선임의 첫번째는 지인(知人) 즉 사람을 아는 것이다. 그 다음이 선임(善任), 잘 쓰는 것이다.


지인에서 먼저 필요한 것은 지기(知己) 즉 스스로를 아는 것이고, 그 다음이 지피(知彼) 다른 사람을 아는 것이다. 특히 사람이 뜻을 얻어 귀하게 된 이후에 스스로를 아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유방은 바로 이것을 해냈다. 그는 아주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통치자로서의 가장 중요한 재능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어떻게 부하들의 적극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부하들이 어떤 재능을 지니고 있는지를. 그들의 재능이 어떤 것이고, 어떤 성격이고, 어떤 특징이고, 어떤 장점을 지니고, 어떤 단점을 지녔는지. 그래서 어느 위치에 두면 가장 적합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이 통치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통치자는 자기가 무슨 일을 친히 할 필요는 없다. 자기가 스스로 솔선수범해서 모든 것을 하는 지도자는 좋은 지도자가 아니다. 지도자가 되려면 인재들을 장악하고,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이 최대한 그리고 충분히 자기의 적극성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렇게 되는 경우에는 성공이 눈앞에 있다. 유방은 이 이치를 잘 알았다. 한신에게 병사를 맡기고, 장량에게 계책을 내게 하고, 소하에게 뒷일을 맡겼는데, 모두 제대로 배치한 것이다. 유방은 이런 재능으로 인하여 이 그룹의 핵심이 된 것이다.

 

둘째, 불구일격(不拘一格)

 

유방에게는 하나의 큰 장점이 있었다. 그는 격식을 따지지 않고 인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유방의 집단내에는 어떤 사람도 다 있었다. 장량은 귀족이었고, 진평은 떠돌이였고, 소하는 지방관리였고, 번퀘는 백정이었고, 관영은 베상인이었고, 누경은 마부였고, 팽월은 강도였으며, 주발은 나팔수였고, 한신은 백수였다. 어떤 사람도 다 모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유방은 이들을 모아서, 각자에게 그의 직위를 부여하였는데, 그렇다고 오합지졸이 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요구한 것은 모든 사람이 각자 자기의 역할을 최대한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역사는 이러한 유방의 책략이 정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셋째, 불계전혐(不計前嫌)

 

유방의 집단내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전에 항우의 밑에서 일했던 사람들이었다. 항우의 부대에서 견디지 못하고 유방에게 도망쳐 온 사람들이 많았다. 유방은 문을 크게 열어놓고, 예전의 일로 전혀 거리끼지 않음녀서 모두 환영했다. 한신, 진평과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한신은 원래 항우의 부하였고, 항후의 아래에서는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자 유방에게 투신했다. 진평이 걸었던 길은 더 많았다. 진평은 원래 위왕의 수하였는데,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자, 항우에게 투신했다. 거기서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자 다시 한왕 유방에게 왔다. 유방은 그를 매우 기뻐하며 맞이했다. 그리고 즉석에서 그의 도위로 임명했다. 사실 지도자는 당연히 이래야 한다. 만일 배포가 적고, 따지는 것이 너무 많으면, 좋은 인재를 모을 수 있겠는가. 자기 밑에 있던 사람도 떠나갈 것이다

 

넷째, 탄성상대(坦誠相待)

 

탄성상대. 탁털어놓고 대하는 것은 한 사람의 자질문제일뿐아니라 사람됨과 일을 처리하는 하나의 원칙이다. 네가 솔직히 털어놓고 상대방을 대하느냐에 따라서, 상대방도 너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대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인재에 대하여, 단지 보수를 제대로 지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존중과 신임이다. 이런 인재를 존중하려면 유일한 방법은 성의를 가지고 대하는 것이고, 솔직히 얘기하는 것이다. 유방은 이점에서 장점이 있었다. 장량, 한신, 진평과 같은 사람들이 만일 무슨 문제가 있어 유방과 얘기하고, 문제를 제기하면, 유방은 모두 솔직히 대답하고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대답하는 것이 체면서지 않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장량이 홍문연전에 소식을 들었다. 항우가 다음 날 유방을 칠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 때 장량은 유방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대왕께서는 항우를 당해낼 수 있습니까? 유방의 대답은 "확실히 모자란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한신이 유방의 군중에 왔을 때도 이런 문제가 있었다. 대왕께서는 스스로 능력, 매력, 실력을 평가하기에 항우를 이길 수 있겠는지 물었다. 유방은 오랫동안 침묵을 지킨 끝에 결국은 솔직하게 말했다. "확실히 모자란다"는 것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유방을 도와서 여러가지 계책을 내준 것은 한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유방이 솔직했다는 것이다. 절대 속이지 않ㅇㅆ다는 것이다. 이렇게 상대방을 신임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면, 상대방으로부터 마찬가지로 돌려받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계책을 내놓는 것이다. 이것은 지도자들이 매우 귀감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다섯째, 용인불의(用人不疑)

 

용인불의.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않아야 한다. 옛사람은 의심스러우면 쓰지를 말고, 한번 쓰면 의심하지 말라는 말을 하였다. 지도자로서 가장 피해야 할 일은 매일 보는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다. 오늘은 이것을 의심하고, 내일은 저것을 의심하고. 이렇게 해서는 도저히 큰 일을 해낼 수가 없다. 유방은 이런 기백이 있었다. 일단 누구를 쓰기로 결정하면 절대로 의심하지 않았다. 가장 전형적인 예는 바로 진평이다. 진평이 항우의 부대에서 유방에게 귀순한 이래로 유방의 신임을 얻었고, 이것은 예전부터 유방을 따라다니던 부하들의 질시를 샀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유방에게 진평에 대하여 나쁜 말들을 하였다. 그러나, 유방은 계속 진평을 믿어주었다. 그 때 유방과 항우가 서로 대치상태에 처해 있었고, 누구도 누구를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진평이 성공적으로 반간계를 쓸 수 있도록 황금4만근을 건네주고도, 용처에 대하여 묻지를 않았다고 한다. 이로써 유방이 진평을 얼마나 신임했는지를 알 수 있다.

 

사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유방의 용인술은 전형적인 제왕술이다. 한편으로는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 것처럼 하면서 다른 측면에서, 극도의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그의 수단이 고명하였을 뿐이다. 이것은 모든 군주가 가진 통상적인 방식이고, 유방이 유일한 경우는 절대 아니다.

 

여섯째, 논공행상(論功行償)

 

인재를 씀에 있어서 먼저 신임하고, 존중하여야 하며, 동시에 보수를 듬뿍 주어야 한다. 보수는 인재의 공헌에 대한 실제적인 보상이기 때문이다. 항상 듣기 좋은 말만 하면서 이 사람이 괜찮다. 이 사람은 얻기 힘든 인재이다. 이 사람은 우리의 핵심인재이다라고 하기만 하고 돈은 한푼도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곤란하다. 공헌이 있으면 보상도 따라야 한다. 보상도 적당하게 해야 한다. 확실히 일을 잘하고 공헌도 크면 많이 보상하고, 보통으로 일을 하고, 공헌도 보통이면 보통으로 보상하여야 한다. 그러나, 일을 잘 못하면, 보상을 안할 뿐아니라 심지어 벌을 내려야 한다. 상과 벌을 분명하게 하여야 하는 것이다. 유방이 천하를 얻은 후에, 각 개인의 공적에 따라 공신들에게 논공행상을 했다. 이 때 소하, 장량, 한신, 팽월등에게 상을 내렸을 뿐아니라. 그가 가장 싫어하던 사람인 옹치에게도 상을 내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유방은 통치예술을 잘 알았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바로 그가 인재를 신임했고, 인재를 사용할 줄 알았고, 충분히 그들의 적극성을 발휘하도록 할 줄 알았기 때문에, 그리고 암중으로 이것을 방비하는 체제도 갖추었기 때문에 당시 천하의 인지들을 자기의 주위에 몰리도록 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게 되면 천하를 얻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황제가 되는 것은 필연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