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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방/북경의 오늘

기형적인 중관촌

by 중은우시 2006. 9. 21.

작자: 何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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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관촌 - 중국의 실리콘밸리인가? 아니면 그저 우리의 꿈 속의 중관촌인가? 오늘 본인은 중관촌을 종일 둘러보고는, 참혹한 현실을 발견했다. 설마 중관촌은 이미 죽었는가?

 

꿈속의 중관촌은 당연히 하이테크의 집산지여야 했고, 중국혁신정신을 체현하는 곳이어야 했고, 그 곳의 환경은 조용하여야 했고, 그 곳의 사람들의 인상은 엄숙하여야 했다. 그러나, 여기는 아주 가볍고, 거의 환경이 더러운 장터처럼 되어 있었다. 하이테크제품도 매장에서 소리치며 팔고 있고, 우리가 아침시장에서 배추를 팔기 위해서 소리치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중관촌거리를 걸어가면 수많은 사람이 다가온다. 그 중에는 아이를 안은 아줌마도 있다. "VCD, DVD살래요? 세금영수증 필요해요? X편 드릴까요?" 이런 경우를 만나면 난감해지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이런 수요가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딴 곳에는 없는데, 왜 중관촌에만 있는가?

 

이런 VCD, DVD를 피하기 위하여 빌딩 하나로 들어갔는데, 여기는 IT제품을 파는 곳이었다. 그래서, 숨을 내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잘못 생각한 것이었다. 여기에서는 앞으로 걸어나가야한다는 생각이 없다면 걸음을 떼기가 힘들 정도이다. 매 가게를 지날 때마다 영업인원이 다가와서 뭘 살 거냐고 묻는다. 어떤 사람은 아예 끌고 들어간다. "손님, 들어와서 보세요. 손님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다 있습니다."  네가 아무 말도 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들은 지치지도 않는다. 중관촌에서 영업을 하는 친구가 하는 말을 들었다. 중관촌은 지금 기형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주로는 판매인원이 고객보다 많고, 많은 판매인원들은 몇날동안 손님 하나도 못만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만 보면 굶은 호랑이처럼 덤벼드는 것이다. 확실히, 중관촌은 하이테크의 본질을 체현하지는 못하고 있고, 변태적인 장터로 변모하고 있었다. 한 전문판매점에 이르렀을 때, 판매인원들이 일렬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얼른 돌아서서 도망쳤다.

 

매장입구에는 자동차, 자전거, 사람이 섞여서 다니고 있고, 사람들이 무슨 어드벤처 아일랜드에서 걸어가는 것같다. 중간중간에는 소상인들이 물건을 깔아놓고 있고, 상품도 하이테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심지어는 소매치기까지 있다. 소매치기의 손이 내 가방으로 들어왔는데, 다행히 내가 발견했길래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손해를 볼 뻔했다.

 

아마도 중관촌의 문제는 그저 겉으로 나타난 것뿐은 아닐 것이다. 중관촌의 소프트웨어회사에 출근하는 친구가 내게 이렇게 말해준 적이 있다. 중국의 소프트웨어산업은 자기의 물건이 없고, 모두 다른 사람들 것을 가져다가 베낀 것뿐이라고. 나는 반신반의했다. 만일 그렇다면, 문제는 표면적인 것뿐이 아니다. 어떤 때는 외부환경이 내재의 발전을 반영하기도 한다. 중관촌의 발전이 그저 어지러운데서 그치지는 않기를 바란다. 중관촌이 기사회생해서 건강하게 살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