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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그림

장대천(張大千)의 위작관련 이야기

by 중은우시 2006. 7. 17.

 

 

장대천은 중국근현대 화단에서 가장 걸출한 화가의 한 명이다. 그의 작품중에는 인물, 산수, 화조등 어느 것하나 뛰어나지 않은 것이 없다.

 

장대천은 걸출한 화가였을 뿐아니라, 서화 감정에도 뛰어났고, 그림을 모방하는데도 뛰어난 고수였다. 지금까지 중국내외에 적지 않은 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작품들 중에는 장대천이 서위(徐渭), 석도(石濤), 팔대산인(八大山人), 석계(石溪)등 역대명가의 작품을 모방한 위작이 많다. 어떤 것들은 이미 장대천의 위작으로 밝혀졌지만, 어떤 것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1980년대에 어느 박물관에서 대규모의 중국화가 석도의 작품특별전을 개최한 적이 있었고, 세계의 유명한 학자, 전문가들을 모신 바 있다. 당연히 장대천도 초청을 받아 참가했다. 장대천 선생은 작품전을 둘러보고 나서 비서에게 "여기 그림들 중에서 1/3은 내가 젊었을 때 모방한 작품이군...헤헤..."라고 했다고 한다.

 

또한, 중국서화감정계의 태두인 사치류 선생이 전문가들과 강소성 모 박물관에서 그림을 볼 때, 모든 사람들이 석계가 그린 작품 하나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사치류 선생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그림은 장대천이 일찌기 소주의 망사원에 있을 때 모방한 18폭의 석계 위작중의 한 폭이다. 확실히 잘 모방했고 진짜라고 믿을 만한 정도가 된다고 하였다. 사치류 선생은 그의 형인 사오잠과 장대천 및 그의 형인 장선등과 우정이 돈독하였다. 사씨 형제가 소주에 있을 때 바로 장대천의 망사원에 거주하고 있었으므로 이 그림이 가짜인 것을 알아낸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이 그림도 석계의 진품으로 취급될 뻔하였다.

 

- 정림생과의 이야기

 

1920년대에 한번은 장대천이 상해에가서 현지 부호인 정림생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리고는 집안에 유명인사들의 글과 그림을 걸어놓고 있는 것을 봤는데, 대부분이 위작이었다. 그러나 장대천은 크게 감탄하는 듯이 "정선생, 당신이 모은 그림들은 진품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나, 집중되어 있지는 않군요. 만일 한 사람의 작품을 전문으로 모은다면, 아마도 바로 이름이 날 것입니다. 보기에 당신은 석도를 제일 좋아하는 것같으니 석도의 작품을 전문으로 모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아예 건물의 이름도 석도당으로 바꾸시지요."

 

장대천은 돌아온 후에, 2장4척의 명나라때 선지를 꺼내놓고, 석도의 그림을 모방하였다. 그리고는 사람을 시켜 정림생에게 보여주게 한 후에 가격으로 5,000양은을 불렀다. 정림생은 그림을 본 후에 5천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으나, 장대천에게 감정을 해달라고 불렀다. 장대천은 한번에 보고는 가짜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화상을 통해서 정림생에게 이런 말이 들어가게 하였다. 그 가짜 그림을 장대천이 4천5백에 사갔다고...정림생은 매우 화가나서 화상에게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되사오라고 요청했다. 결국 1만양은을 써고서야 그림을 살 수 있었다. 정림생은 300여폭의 석도 그림을 수장하고 있었는데, 그중이 절반이상은 장대천의 위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