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문화/중국의 그림

《청명상하도》의 사라진 당나귀

by 중은우시 2006. 5. 23.

 

개봉시원림처 장옥발(張玉發)의 <<수술후의청명상하도 소의>>라는 글입니다.

 

서론

 

2005년 4월 27일자 변량만보에 게재된 <<중화제일명화 청명상하도에 수술을 잘못했다>>는 글을 읽은 후 <<청명상하도>>의 당나귀가 없어진 수수께끼는 다시 한번 사회각계, 각 신문미디어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중화망, 신화망, 인민왕, 시나망, 중국미술등 각 웹사이트들에는 이 글을 실었다. 필자는 고대서화감정가이자 염황헌의 주인인 왕개유선생으로부터 당산에서 걸려온 장거리전화를 받았고, CCTV 채널10의 <<탐색, 발견>>에서 이미 왕개유 선생을 인터뷰하였다는 것을 알았고, 이에 관하여 방송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중화제일신품 명화의 원창지인 개봉에 살고 있는 시민으로서 이 당나귀를 잃어버린 사건의 진상을 더욱 알고 싶었던 필자는 청명상하도의 수술전후의 각종 자료를 수집했다. 수술후의 후유증에 대하여 여러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분석, 연구, 검토를 거쳐 현재 존재하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청명상하도의 진실성과 완정성을 공동으로 보호하고자 한다.

 

1. 수술원조각

 

[수술원조각]

 

 

위 사진은 1973년 고궁박물원에서 청명상하도의 표구작업을 하면서 수술로 잘라낸 비단의 원조각이다. 이 사진에서는 분명하게 당나귀의 몸통을 볼 수 있고, 일부 기와집, 흙담, 물레방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청명상하도의 그림 첫부분 약 80센티미터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528센티미터 길이의 청명상하도의 그림 내용은 대체로 3부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앞부분은 도시근교의 풍경이고, 중간부분은 무지개다리의 조운모습이며, 뒷부분은 도시거리의 사람들 모습이다. 수술원조각은 화면의 앞부분 도시로 들어가는 10자로입구이며, 앞부분 화면의 정수에 해당한다. 잘라낸 당나귀도 앞부분의 주인공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그는 발정한 암당나귀로서, 길가 반대편의 숫당나귀를 향하여 소리지르고 서로 호응하는 모습이며, 이에 따라 그림에서 쉬고 있는 사람, 차를 마시는 사람, 점원이 모두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표구후의 청명상하도를 보면, 수술후의 기왓집과 흙담은 모두 보완하여 그려져 있는데, 당나귀의 몸은 잘라내버렸다. 이 당나귀를 잘라낸 후의 앞부분의 그림은 정수가 빠진 듯하다. 이 수술원조각은 지금도 고궁박물원에 보관되어 있다. 다만 수술후의 청명상하도는 확실히 여러 판본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담고 있다.

 

2. 네가지 판본

 

수술후의 청명상하도는 당나귀를 잃어버렸으므로 원화의 그 부분 그림의 의미는 완전히 상실되었다. 그림상의 내용을 사람들이 알아보기 힘들게 만들었고, 현재 거리에 나타난 청명상하도에서 여러가지 판본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의 대표적인 네가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판본 : 정려판본(情驢版本)

 

[정려판본]

 

1973년 표구전에 고궁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던 진품이다. 1979년 인민미술출판사가 출판한 청명상하도는 원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둘째, 실려판본(失驢版本)

 

[실려판본]

 

1973년 표구후에 당나귀의 모습을 삭제해버린 것이다. 그림에는 당나귀의 머리, 당나귀입, 당나귀의 귀와 장대만 남았다. 청명상하도 우표발행에 인쇄된 것은 바로 이 실려판본이며, 현재 고궁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원본그림이다.

 

셋째, 초붕판본(草棚版本)

[초붕판본]

 

수술후의 화면에는 단지 당나귀의 귀, 입, 장대만 남았으므로 사람들은 장대를 초가지붕의 기둥으로 해석하고, 당나귀의 귀와 입을 기둥이 갈라진 것으로 보아, 이 그램의 내용을 초가지붕아래에서 쉬고 있는 사람으로 그렸다. 현재 관광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그림책이나 인쇄품에는 바로 이 초가지붕판본이 많다.

 

넷째, 멍청한당나귀판본

 

[멍청한당나귀판본]

 

그림에 한 마리의 당나귀를 그려넣은 것인데, 그림을 임모한 사람의 수준이 떨어져서 그저 멍청한 당나귀의 모습으로 그려지게 되었다. 아무런 표정도 없고 영감도 없는 당나귀가 되어 버렸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임모화의 모습이다.

 

조사를 한 바에 의하면, 현재 개봉의 시장에서 판매되는 청명상하도의 대다수는 뒤의 3가지 판본이다. 즉, 실려판본, 초붕판본, 멍청한당나귀판본이다.

 

3. 세가지 수수께끼.

 

청명상하도는 중국의 최고의 작품인데, 수술을 거친후에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세가지의 수수께끼를 남기고 있다.

 

의문 1 : 전문가의 견해가 서로 다르다.

 

누가 말하는 것이 맞는가? 고궁박물원의 전 부원장인 양백달과 역시 고궁박물원의 전 부원장인 양신은 모두 청명상하도의 연구에 최고의 권위자들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의견이 다르다. 양백달 부원장은 영보재화보 청명상하도의 서문에서 말하기를 "원래 노인의 뒤에 있는 기둥에 한 부분이 비어있었는데, 원래의 그림은 이미 사라졌다. 명말청초에 표구할 때 한 마리의 입이 뾰족한 서 있는 소를 그려넣었는데, 입을 벌리고 소리를 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원래 그림의 의미를 훼손시켰다. 그래서 1973년 표구시에 떼어내서, 보관하였고, 다시 복원하지 아니하였다" 그런데, 양신 부원장은 2000년 7월 천진인민미술출판사가 간행한 청명상하도 책자의 서문에서, "원화의 앞부분의 놀라서 날뛰는 동물의 아래쪽에 한 부인이 둥근나무의자에 앉아서 어린 아이와 놀고 있다. 작품의 그림뜻으로 분석하면 부인의 뒤에는 초가지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화면의 남아 있는 곳에는 단지 하나의 기둘과 초가지붕 끝부분의 한쪽 귀퉁이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표구하면서 그리는 사람이 견강부회하게 초가지붕끝을 당나귀머리로 오인하여 옆에 당나귀몸통을 함부로 그려넣었다...." 두 전문가의 의견이 다른데,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가?

 

의문2 : 수술로 잘라낸 조각이 보완된 비단인가 원화인가?

 

고궁박물원의 전문가는 "1973년 고궁박물원의 표구시에 확실히 그림의 앞부분에서 한조각을 떼어낸 적이 있다. 이것은 비밀도 아니다. 그러나 떼어낸 부분은 원화가 아니고, 나중에 표구사가 그려넣은 것이다. 이 곳의 비단은 품질이 청명상하도의 나머지 부분의 비단의 품질보다 많이 떨어진다. 색깔도 같지 않다. 감정에 따르면 보완은 명나라 또는 명나라 이전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고대서화감정가인 왕개유선생이 중국방직과학원의 연구검측센터에서 전체 그림과 떼어낸 조각에 대하여 감정한 바에 따르면 '천연조각을 400배 현미경아래에서 관찰해본 결과 직물의 형태효과에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왕개유 선생은 '이번 검사결과로 보면 고궁박물원이 1973년에 떼어낸 부분은 후대의 보완된 조각이 아니라 원화의 비단이다. 바로 국보중의 국보 장택단의 진적이다'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고궁박물원의 전문가는 "사진으로 보기에는 같지만, 이것이 실물이 같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보완된 것인지? 원화의 부분인지?

 

의문3 : 4종판본의 어느 것이 원작에 가까운가?

 

멍청한당나귀판본은 근본적으로 수준미달이므로 논의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초가지붕판본은 그림의 뜻에 따라 분석한 것이고, 참고할 수 있을 뿐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다. 정려판본은 후세에 보완한 것으로 이미 삭제되었다. 현재는 단지 실려판본만이 북경고궁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청명상하도이다. 그렇다면 남아있는 장대, 당나귀 입, 당나뒤 귀는 장택단이 원래 그린 것인가? 팔잘린 비너스처럼 이 부분이 없더라도 감상하는데 문제가 없고,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문제가 없는 것인가?

 

위의 세가지 의문은 해결이 되지 않고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알지 못하겠다. 고궁박물관의 표구업무는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그들의 목적은 더욱 잘 원본을 보호하는 것이며, 더욱 정확하게 원작자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로 일부부분을 잘라낸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판본에 혼란을 가져오고 의문만 늘어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하여 청명상하도는 복사본과 임모본에서도 혼란이 나타나고 이것은 이 그림의 명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다행인 것은 청명상하도의 잃어버린 당나귀에 대한 수수께끼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의 토론을 통하여 정확한 해답이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