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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잡학/유머와 잡설

네 명의 부인

by 중은우시 2006. 7. 10.

예전에 어느 국왕이 있었다. 그는 네 명의 부인이 있었다.

 

국왕은 넷째 부인을 가장 사랑하였다. 그녀에게 가장 좋은 의복과 가장 맛있는 음식을 주었다. 국왕은 셋째 부인도 사랑하였다. 자주 그녀를 데리고 외국을 방문하곤 하였다. 국왕은 또한 둘째 부인도 사랑하였다. 그녀는 국왕과 말이 통했다. 국왕에 어떤 곤란한 일이 있을 때마다 그녀를 찾아서 상의하고 그녀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곤 하였다. 국왕의 첫째 부인은 그를 충심으로 대했고, 국왕이 왕위를 지키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국왕은 첫째 부인은 아끼지 않았다. 비록 그녀는 국왕을 깊이 사랑하였지만, 국왕은 그녀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다.

 

마침내, 국왕의 병이 위중해졌고, 살아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그는 속으로 "나에게는 부인이 네 명이나 되는데, 죽을 때는 혼자서 가야한단 말인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넷째 부인에게 물었다. "나는 너를 가장 사랑했는데, 너는 나와 함께 무덤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그러자 넷째 부인은 "택도 없는 소리는 하지 말라"고 한 마디를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다시 셋째 부인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일생동안 너를 사랑했는데, 나와 같이 떠날 준비가 되었는가" 그러자 셋째 부인은 "아니요. 당신이 죽으면 나는 재혼할 겁니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둘째 부인에게도 물어보았다. "너는 항상 나를 도와주었는데, 이제, 나와 함께 떠날 생각이 있느냐". 그러자 둘째부인도, "이번에는 나도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의 장례식을 잘 치러주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국왕이 우울해 하고 있을 때,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내가 같이 가겠다. 당신이 어딜 가든 나는 당신을 따라가겠다" 국왕이 목소리가 난 곳을 돌아보니, 그의 첫째 부인이 서 있었다. 영양부족으로 바짝 말라빠진 첫째부인을 보면서 국왕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 "당신에게 더 일찌기 잘해주었어야 하는데..."

 

실제로, 사람은 모두 일생에서 네 명의 부인을 갖게 된다.

 

넷째부인은 우리의 '신체'이다. 세상에 살아있을 때, 얼마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열심히 가꾼다고 하더라도, 일단 세상을 떠나면 몸도 사라지게 된다.

 

셋째부인은 우리의 '재산, 권력 그리고 지위'이다. 언젠가 우리가 죽으면, 이런 것들도 모두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간다.

 

둘째부인은 우리의 '가족, 친구'이다. 그들이 많은 도움이 되지만, 그들은 무덤의 입구까지밖에 배웅해주지 않는다.

 

첫째부인은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다. 사람이 살아있을 때, 사람은 재산과 권력과 즐거움을 쫓으면서 오히려 마음과 영혼은 경시하게 된다. 그러나 오로지 마음과 영혼만이 우리를 그 어디든 따라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