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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외국인투자

누가 중국인들의 황제인가?

by 중은우시 2006. 6. 29.

작자: 林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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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강성 쌍성(雙城)시를 지나다가 눈에 확 띄는 표어 하나를 발견했다.

 

"투자자는 황제이고, 투자유치자는 공신이다"

 

중국인들이 원래 표어를 만들 때 사람놀라게 하는 재주는 있다. 그러나, 이 표어를 잘 분석하면 그 안에 담긴 뜻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지방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각 지방관리들이 투자유치를 중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투자자를 중시하는 것이 어느 정도까지여야 할 것인가? 투자자를 황제로 받든다는것의 숨은 뜻은 정책, 법률법규가 허락하는 범위내에서 투자자들을 위하여 효율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양호한 투자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과 같이 간단한 것은 아닐 것이다.

 

원래 투자는 아주 정상적인 상업적 행위이다. 투자라는 것이 뇌봉(雷峰)처럼 사람들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해주는 것은 아니고, 이익이 없다면 절대 오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지방관리들의 마음속에 투자자가 황제라면, 그 배후에 숨은 내용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비록 투자자의 어떤 요구사항이 국가의 정책법규에 어긋나더라도, 투자만 하겠다면 우리는 파란신호등을 켜주겠다"

"우리 지방에 어떤 이익이 된다면, 국가의 이익에 손실이 가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다"

"단지 단기간내에 이득만 가져다준다면 장기적인 손실은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

"나의 임기내에 효과만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나의 업적이다. 전국이나 장기적인 것은 내가 신경쓸 일이 아니다"

 

봐라. 투자자가 나타나면, 지방의 지도자들은 원숭이처럼 정신없이 바쁘다. 같이 밥먹으랴, 같이 술먹으랴. 심지어 커다란 선물까지 서로 주고받는다. 투자자의 행위가 과도해도 다 포용해준다. 위법하게 경영하더라도 그것은 "개척"이다. 도박을 하고 매춘을 하더라도 그것은 그 사람의 개인적인 생활방식이다. 어떤 지방관리들은 도박과 매춘도 투자환경조성의 한 항목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투자자가 황제라는 것은 솔직히 말하면 매우 간단하다. 즉, 속된 말로 "돈만 있으면 아버지요" "젖만 주면 어머니이다" 이런 관념을 가지고 처세하는 사람들이 어떤 입,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는 뻔한 것이다.

 

"투자유치자는 공신"이라는 것은 바로 그들의 사상수준이 저속하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 우리는 지방관리들이 부끄럼없이 봉건적인 개면을 가지고 자신들이 백성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는 "부모관(父母官, 백성을 부모가 자식을 돌보아야 한다는 봉건시대의 좋은 관리들의 표준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의식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투자유치자는 누구인가? 바로 부모관인 나, 본인이다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다. 투자자들을 어렵게 데려왔으니, 나는 너희들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므로 나는 공신이다. 누가 투자자들을 쫓아버린다면 그가 바로 죄인이다. 나는 공신이므로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가져다는 것이 당연하다. 너희들은 불만을 가진다면 그것은 은혜를 모르는 것과 같다.

 

그리고 또 하나의 표여가 있다. 역시 흑룡강성에서 나타난 것이다.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자는 바로 인민의 죄인이다" 글은 다르지만 내용은 같다. 정말 관리들이 보는 눈이라는 것은 대동소이하다. 내 상각으로 우리의 이런 보배스러운 지방관리들은 이런 표어를 가지고 백성들을 "교육" 시키고 "계몽"시킨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말을 어떻게 얼굴을 붉히지도 않고 거기다가 커다랗게 써붙였겠는가?

 

굶어죽은 어린 사이(思怡)도 황제가 아니고, BMW의 차바퀴에 깔려죽은 농촌부녀도 황제가 아니고, 위법하게 땅을 징용당한 농민도 황제가 아니고, "내가 19명의 생명을 구했으니, 현장님, 제 목숨 좀 구해주십시오"라고 외치던 김유수(金有樹)도 황제가 아니며, 발생했다하면 수십, 수백명씩 갱도에 갇혀 숨지는 광부들도 황제가 될 수 없다.

 

우리들의 많은 '부모(관리)'의 눈에는, 돈만있으면 황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