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양군벌 오패부(吳佩孚)

북양군벌 오패부(1874-1939)에 대하여 그동안은 역사의 발전을 가로막은 군벌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 그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그의 일생에서 적어도 두가지 점은 매우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매국노가 되는 것을 거절하였다. 그는 스스로 쓴 자율댓구를 써서 걸어두었다고 하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득의시, 청백내심(得意時, 淸白乃心)

불납첩, 부적금전(不納妾, 不積金錢)

음주부시, 유시서생본색(飮酒賦詩, 猶是書生本色)

실패후, 굴강도저(失敗後, 屈强到底)

불출양, 부주조계(不出洋, 不住租界)

관원창벽, 진개해갑귀전(灌園창壁, 眞個解甲歸田)

 

뜻을 얻었을 때는 청백하게 마음가짐을 가지고

첩을 얻지 않으며, 금전을 모으지 않는다.

술마시고 시를 지으며, 선비로서의 본분을 지킨다.

실패한 후에도, 뜻을 굳세게 가지며

외국으로 나가지 않고, 조계에 숨어들지도 않으며

정원에 물을 주고, 진실로 갑옷을 벗어 논으로 돌아간다.

 

오패부는 확실히 이렇게 하였다. 그는 제2차 직봉대전에서 실패한 후, 상황이 매우 어려움에도, 여러 사람들이 외국조계지역으로 들어가 일시 몸을 피하라고 권하거나, 외국으로 나가서 훗날을 도모하라고 권하였다. 그러나 오패부는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그가 사천의 봉절로 간 이후에 일본인들이 특사를 파견하여 그를 찾았고, 그에게 자금과 군사를 지원하는등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그가 설욕하는 것을 돕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패부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가 일본인들에게 회답한 것은 "이것은 우리 중국인 자신들의 일이다. 외국인들이 간섭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1931년 918사변이 벌어진 후, 일본제국주의는 부의를 내세워 만주국을 설립하였는데, 오패부는 즉시 전보를 보내어 반대의 뜻을 표했다. 1935년 일본인들이 친일파를 내세워 화북자치를 꾀할 때, 오패부에게 "화북왕"을 맡아달라고 요청하였다. 오패부는 "자치라는 것은 자란(自亂, 스스로 어지럽히는 일)이다"라고 하며 거절하였다. 1937년 77사변후에 일본군은 그에게 북경유지회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오패부는 역시 거절하였다. 1938년 일본군은 화북에 정부를 세우고 왕정위의 남경정부와 합쳐서 친일정권으로 만들고자 하였고, 일본의 특무인 토비원현이(土肥原賢二)는 오패부에게 중국왕의 자리에 앉아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오패부는 "나를 나오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너희 일본군은 전부 중국에서 물러나야 한다". 일본이 중국에서 물러날 일은 없었다. 오패부의 이러한 태도는 일본인들의 화를 돋구었고, 그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1939년 12월 4일 오패부는 북경에서 사망한다.

 

둘째, 청렴으로 유명했다. 오패부의 신조는 "재물을 탐하지 않으며, 여색을 좋아하지 않으며, 첩을 들이지 않으며, 기생과 놀아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많은 사료에 따르면 오패부는 언행일치를 보인 사람이다. 여색을 예로 들면, 당시 그와 마찬가지로 권세를 가지고 있던 인물들은 원세개든, 조곤이든, 장작림이든 모두 삼처사첩을 거느렸다. 그러나 오패부는 시종일관하게 결발부부인 장패란(張佩蘭)만을 두었고, 다른 여자를 탐하지 않았다. 전해오는 바에 의하면, 루나라는 독일처녀가 오패부의 명성을 사모하여 불원천리 중국으로 와서 그에게 구애하였으나 그는 "이미 부인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다고 한다. 그와 같은 지위에 있던 인물로서, 당시의 사회배경하에서 이렇게 할 수 있었다는 점은 정말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그도 일본의 간첩에게 빠진 적은 있었다고 한다. 어쨋든 평생 그는 장패란만을 부인으로 삼았다는 것은 정확한 사실이다.

 

이 두가지에서 알 수 있는 일은 오패부가 비록 군벌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그의 일생에서 나쁜 일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민족주의의 측면에서 그는 절개를 보전하였고, 중국인의 기개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연안오로중의 하나로 꼽히는 공산당의 원로인 동필무(董必武)는 일찌기 오패부에 대하여 이렇게 평가한 적이 있다. "오패부는 비록 군벌이지만, 그는 두가지 점에서 다른 군벌들과 전혀 다르다. 첫째, 그는 평생 중국역사상의 위대한 인물인 관우, 악비를 숭배하였고, 그는 실패하였을 때도 외국으로 도망치거나 조계지역으로 숨어들지 않았다....둘째, 오씨는 수십년간 관직에 머물렀고, 수개 성을 다스렸으며 수십만의 군대를 지휘하였는데, 그는 개인적으로 축재하지 않았고, 부동산도 없어, 청렴함으로 이름이 있었다" 이것은 공산당의 인물들이 오패부를 보는 기본적인 시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