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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잡학/속담과 성어

청매죽마(靑梅竹馬)

by 중은우시 2006. 5. 15.

우리나라에서는 죽마고우(竹馬故友)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어릴 때 같이 놀던 친구"라는 의미로, 남자와 남자 사이에도 쓰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청매죽마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 말은 보통은 남자와 여자가 아주 어린 시절에 남녀라는 의식이 없이 서로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의미한다.

 

이 말의 유래는 당나라의 대시인 이백의 장간행(長干行)이라는 오언고시에서 비롯된다. 이 오언고시는 한 여자가 남편을 그리워하며, 거주하고 있던 장간(長干)에서 수백리의 먼길을 걸어가서 장풍사(長風沙)에서 남편을 맞이하는 내용이다. 이 시의 첫부분에는 어린 시절 함께 스스럼없이 놀면서 서로에게 장난치던 것에 대한 추억을 쓰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낭기죽마래(郎騎竹馬來) 그대는 대나무말을 타고 와서

요상농청매(繞床弄靑梅) 평상을 돌아서 푸른 매실을 가지고 놀았네

동거장간리(同居長干里) 같이 장간마을에 살면서

양소무혐시(兩小無嫌猜) 두 어린아이는 아무런 스스럼이 없었네

 

죽마는 대나무막대기를 가지고 말탄 것처럼 하면서 노는 것이고, 청매는 푸른 매실를 의미하는 것인데, '청매죽마, 양소무시'는 천진하고 순결한 두 어린 남여의 감정이 오랫동안 깊이 쌓인 것을 의미한다. 양소무시는 생략하고 청매죽마만을 쓰더라도 의미는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