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문학/문학일반

당백호점추향(唐伯虎點秋香)

by 중은우시 2006. 3. 7.

당백호는 명나라때의 유명한 강남제일의 풍류재자로서 그와 추향에 얽힌 이야기는 민간에서 구전되어 전해지고 있다. 소위 당백호점추향, 삼소, 삼약목단정등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당인(唐寅)의 자(字)는 백호(伯虎)이다. 문징명(文徵明), 축지산(祝枝山)과 함께 유명한 오중(吳中)의 재자(才子)였다. 당백호는 특히 글과 그림이 뛰어났다. 사람됨이 시원시원하였으며, 작은 일에 구애받지 않는 성격이었다.

 

무석(無錫)의 명문집안인 화학사(華學士)의 부인이 비녀들을 이끌고 꽃배를 타고 오중으로 와서 묘에 향을 올리려고 하였다. 마침 문징명과 축지산의 초청을 받아 호구(虎邱)를 왔던 당백호와 만나게 되었다. 당백호는 화부(華府)의 사람중에허 한 명의 풍모가 아름답고 빼어난 비녀가 있는 것을 보았다. 마음 속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 그들을 따라 절로 들어가게 되었다.

 

화부의 모든 사람들이 전당으로 들어가 부처에게 절을 하였는데, 당백호도 같이 그 어린 비녀의 옆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 어린 비녀는 무의식중에 비단손수건을 땅바닥에 떨어뜨리게 되고, 당백호가 이를 줍게 된다. 화부의 사람들이 호구로 다시 왔을 때, 당백호는 돌옆에서 다시 그 어린 비녀와 마주친다. 그리고 비단손수건을 건네준다. 비녀는 비단손수건을 건네받으면서 이 서생을 보고 방긋이 웃어준다.

 

문징명과 축지산은 당백호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할 수 없이 그냥 돌아갔다. 화부의 일행이 호구유람을 마치고 배로 돌아갔을 때, 당백호는 작은 배를 하나 빌려서 따라간다. 그 비녀의 이름은 추향이었고, 화부인이 매우 아끼는 비녀였다.

 

배가 가는 도중에 추향이 나와서 물을 버렸는데, 마침 당백호의 몸에 물을 맞는다. 급한 것없이 그저 거기서 웃고 있는 당백호를 보고는 다시 한번 방긋 웃어준다. 배가 무석에 닿자, 화부의 사람들은 뭍으로 올라간다. 당백호도 급히 뒤따라 간다. 화부의 문앞에서 추향이 당백호가 허겁지겁 쫓아오는 곳을 보고는 다시 한번 방긋 웃어주고는 문안으로 사라진다. 이 때까지 당백호는 이미 마음에 둔 미인의 세번 웃음(三笑)을 얻었던 것이다.

 

추향을 계속 따라다니기 위해서, 당백호는 옷을 갈아입고, 화부에서 책선생을 구하자, 이름을 화안(華安)으로 바꾸고, 화학사의 집에 들어가 화학사의 멍청한 두 아들 화문(華文)과 화무(華武)를 가르킨다. 하루는 추향이 화씨 형제를 위하여 차와 간식을 가져왔는데, 화안의 책상위에 한폭의 "한쌍의 멍청이들"이라고 쓴 그림을 보고, 이를 몰래 가져나가 화부인에게 가져다 준다. 부인은 이를 보고는 버럭 화를 낸다. 그러나 그림을 그린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을 보고는 아쉬워한다. 여기에 당백호는 원래 자기의 사촌여동생인 둘째 며느리를 통하여 화부인에게 말하게 하여, 부인을 모델로 하여 관음상을 그리겠다고 제안하자, 부인은 속으로 매우 기뻐하게 된다.

 

이 때, 당백호는 기회를 잡아 추향에게 먹을 갈아달라고 요청하여, 다시 추향과 가까이 있을 기회를 잡는다. 이후 당백호는 여러차례 추향과 목단정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한다. 그러나, 추향은 대답은 하고는 항상 만나는 장소에 나타나지를 않는다. 문징명과 축지산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는 당백호를 찾아서 무석의 화부까지 온다. 축지산은 화안이 도망친 집안의 노비라고 주장을 하며 그를 데리고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당백호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화학사도 그를 보내고싶어하지 않는다.

 

문징명과 축지산이 어쩌지를 못하고 화부를 나설 때, 당백호는 뒤따라나와서 모든 것을 설명한다. 세 사람은 머리를 써서 계책을 마련하고, 화학사로 하여금 모든 비녀중 아무나 한 명을 택해서 부인으로 삼도록 할 것을 응락하게 한다. 화부인의 동의를 받은 후 화부의 모든 비녀는 모여서 당백호에게 선택하게 한다.

 

그런데, 당백호가 모든 비녀를 둘러보고도 한마디 말도 하지 않는다. 단지 낮은 목소리로 이미 은혜를 입었으니 저는 모든 비녀를 보고싶습니다라고 말할 뿐이었다. 부인은 무슨 말인지 몰라서 곁의 둘째 며느리에게 물어보니, 둘째 며느리는 추향이 안나왔다고 말한다. 부인의 분부를 받고 추향이 나타나자, 당백호는 비로소 만족한다.

 

다음날 화학사는 밤에 당백호가 추향과 도망친 것을 알고는 사람을 보내서 축지산의 집을 찾아온다. 그리고 화안이 당백호의 집에 있다는 것을 듣는다. 화학사가 사실을 알고, 당씨 집에 찾아가서 화안이 실제로 당백호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화학사는 크게 웃고는 이후 당씨와 화씨는 인척이 되어 서로 왕래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