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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사회

농경문명에서 해양문명으로 전환하는데 있어서의 양대장애

by 중은우시 2025. 4. 3.

글: 노주(露洲)

이전에 리카싱(李嘉誠, 리자청)이 항구를 매각하는 건에 대하여 글을 쓴 바 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읽지 않았거나, 혹은 시스템에 의해 자동차단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에게 왜 항구매각건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느냐면서, 혹시 감히 쓸 생각을 못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기까지 했다.

필자는 그래도 비교적 감히 쓰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리카싱의 항구매각건은 무슨 민감한 요소도 없다. 마침 더 하고 싶은 말도 있어서, 다시 한편을 써도 무방하겠다고 생각했다.

중국의 관영매체는 통상적으로 관방의 의사를 대표한다고 본다. 공개적으로 리카싱을 비난하는 것은 이번 항구거래에 간여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신 소식에 따르면, CK 허치슨은 이미 미국펀드와의 거래를 잠정중단했다고 한다. 이는 중국고위층의 트럼프의 '만리장성'식의 무역장벽에 대한 우려를 확인시켜준다고 할 것이다.

이제 주목할 점은, 미중양국이 항구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해양주도권을 놓고 명쟁암투를 벌이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중국은 농경문명에서 서서히 해양문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농경문명은 빈곤, 낙후, 수구를 대표하고, 해양문명은 개방, 진취와 부유를 상징한다.

리카싱의 여기에서의 역할은 비교적 미묘하다. 그는 중국 개혁개방시기 가장 먼저 중국에 들어간 "외자"이다. 당시 홍콩은 이미 성숙한 해양문명경제체였고, 아시아의 금융중심이며, 국제무역의 자유항이었다. 중국인해양문명이 대륙농경문명을 개발하는 것에 상당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은 리카싱에게 가국정회(家國情懷)가 없고, 오로지 이익만 추구한다고 비난한다. 필자의 생각에 이런 주장은 오류이다. 왜냐하면 리카싱의 국적은 그 자체로 수수께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두 아들은 일찌감치 캐나다여권을 받았다. 그리고 그가 가진 회사인 CK실업과 허치슨왐포아의 등록지는 10년전에 이미 홍콩을 떠났다. 그래서, 이런 도덕족쇄는 견강부회적이다.

그리고 그를 질책하는 모든 사람들은 대체로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공헌으로 보더라도, 필자의 생각에 그 어느 중국인도 리카싱보다 더욱 공헌한 사람은 없다고 본다. 홍콩자본이라는 자금이 중국개혁개방초기에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말하지 않더라도, 자선이라는 점만 보더라도, 리카싱은 전후로 300억위안을 썼다. 만일 여기에 취업방면의 공헌까지 고려한다면, 더더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런 것들을 그저 붓이나 잡는 사람과 나란히 얘기할 수 있겠는가? 이전에 어떤 사람은 홍콩을 이가항(李家港)이라고 욕한 사람도 있었다. 만일 정말 그렇게 얘기하려면 그 이가항에서 쓰레기를 청소하는 아줌마의 월급도 2만여위안이다. 이건 더욱 난감한 일이 아닌가?

당연히 이런 것들은 기실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해양문명 자체가 바로 한 무리의 상인들이 개척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리카싱같은 사람들의 영향력의 원천이다.

개략 기원전6세기때, 아테네의 해양선에서 무역에 종사하는 상인들은 평원지구의 농경귀족을 물리치고, 아테네도시의회의 지배권을 장악한다. 이것이 바로 인류가 처음 해양문명의 기초를 닦은 것이다.

그때 아테네는 겨우 몇십만명이었다. 원래 그리스지역에서 가장 빈곤한 도시국가중 하나였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침입할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의 가난한 도시국가였다. 결과적으로 해양문명으로 일거에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당시 지구문명의 중심이 되었다. 전성기를 누린 후에 쇠락했지만, 그 후계자인 유럽이 마찬가지로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인류를 현대문명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상인은 점점 현대의 기업가계층으로 변신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해양문명의 영혼은 바로 기업이다. 그들은 부를 창조하고, 상품을 통해 물질세계의 혁신을 추진하고, 사회를 더욱 현대화시킨다. 현재 트럼프가 이끄는 제조업회귀는 본질적으로 기업을 미국으로 되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나치게 항구문제에 주목하는 것은 기업가 리카싱이 떠나는 것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그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 아닌가. 닭이 도망쳤는데, 달걀이나 헤아리고 있으면 어쩌자는 것인가?

리카싱만 그런 것은 아니다. 중국은 매년 이민으로 나라를 떠나는 부호가 만명이 넘는다. 이민수출국가랭킹에서 앞자리를 차지한다. 작년에는 룽씨(榮氏)가족이 떠났다. 그들은 중국에서 최고수준의 재벌인데, 일가족이 중국을 떠났다. 가구까지도 모조리 포장이사하면서.

확실히, 중국이 농경문명에서 해양문명으로 전환하는 것은 그다지 순조롭지 못하다. 그중 거대한 장애의 하나는 바로 기업가들이 안전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전에 리카싱은 철수하는 건에 대하여 한 마디 한 적이 있는데, 그중 한 마디는 아주 재미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원래 고향이 없다(我身本無鄕). 마음이 편안한 곳이 가야할 곳이다(心安是歸處)" 한 마디로 말하자면 아인슈타인이 독일을 떠날 때 했던 말과 같다: 자유가 있는 곳이 바로 조국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이 현재 해양문명으로 향하는데 있어서의 큰 장애이다. 기업은 자유가 필요하다. 언젠가 중국에서 그런 자유가 확보되면, 리카싱같은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고, 계속 투자할 것이며, 취업과 부를 창조할 것이다.

그외에, 중국이 해양문명이 되는데 또 하나의 장애는 바로 소비주의를 억제하는 것이다. 이는 농경문명이 남긴 유산이다. 왜냐하며 농경사회는 생산형의 사회이고, 하층이 생산을 책임지고, 상층이 이를 거우어가는 피라미드생태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태는 하층의 봉헌정신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 다만, 해양문명은 다르다. 그것은 생산에서 소비로의 순환생태이다. 어느 단계가 단절되면, 경제위기가 출현한다.

그러므로, 기원전5세기를 전후하여, 중국의 사대부계층은 중농억상(重農抑商)을 주장했다. 상업은 발전시키지 말고, 농경의 막다른 골목에 쳐박히는 것이다. 그래야 군주의 강산이 천추만대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인의 지혜는 전혀 무시할 수가 없다.

2000여년간 농경문명이 계속되면서 상층은 일종의 굳건한 겸도(鎌刀, 낫)사고를 갖게 된다. 하층은 사심없이 봉헌하는 부추(韭菜)정신을 갖게 된다. 이제 해양문명으로 전환하는데, 이는 장애가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기실 헛점이 있어서 파고들 수 있었다. 즉 외부의 소비로 내부의 생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하여 생태의 선순환을 달성했다. 다만 트럼프가 나타난 후, 이 헛점은 더 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에게 이를 갈겠는가.

다만 역으로 보면, 트럼프의 관세장벽은 무형중에 중국하층의 소비권리를 보호한다. 설사 부추근성이 뼛속까지

스며있더라도, 사회발전의 필요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소비능력을 가진 경제상의 강자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트럼프가 중국에 진행하는 포위공격이 여전히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는 이유이다. 하늘이 인권을 주었지만, 트럼프는 가난한 사람에게 소비권을 주었다. 중국이 해양문명으로의 발전을 그만두고, 전통의 농경문명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한. 이것이 바로 필자가 이전에 얘기한 "트럼프의 고양이"이다. 죽게 만들든지, 아니면 부활하게 하던지. 리카싱의 철수는 본질적으로 이런 불확정성에 기인한 것이다.

당연히, 필자 개인은 이런 가능성을 극히 적다고 본다. CK허치슨이 철수했지만, 장강, 황하는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중국이 해양문명으로 향하는데 있어서의 양대장애는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극히 도전적인 난제이다.

이전의 글에서 필자는 베트남을 언급한 바 있다. 베트남은 지금 농경문명에서 해양문명으로의 과도기이다. 그들은 중국보다 시작이 늦었지만, 개혁의 심도는 중국을 넘어섰다. 금년에는 5분의 1에 이르는 정부부문을 없애버렸다. 그리고 일부 관영매체와 방송국을 없앴다. 이를 통해 전체인민의 15년무상교육을 시행한다. 이런 것들은 소비잠재능력을 키워주고, 경제의 장기성장의 동력을 제공한다.

연초에, 엔비디아가 돌연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중국을 각성시켰을 것이다. 외환국의 데이타를 보면, 중국은 2024년 외자철수규모가 1,680억위안에 달하여, 90년대이래 최고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신규증가 외상투자는 겨우 45억달러였다. 마찬가지로 90년대이래 최저기록을 세웠다.

그중 엔비디아는 중국에서의 연구개발 및 제조를 감축하고, 일부반도체생산을 미국과 유럽으로 이전하겠다고 했다. 델도 공급체인을 점차 중국에서 베트남과 인도로 옮기겠다고 했다. 벤츠는 중국에서 10-15%의 직원을 해고했다. 그리고 N+9의 보상합의를 남겼다. 그외에 외자제약기업도 조용히 떠나고 있다. "서양 리카싱들"이 꼬리를 말고 도망치는 것이다.

중국인이 어떻게 공급체인을 완비할 것인지를 떠들고 얼마나 효율적인 노동력인지를 얘기하고 있을 때, 기업은 이미 속속 떠나서 멀리 다른 나라로 가버렸다. 이것이 설명하는 것은 사람들의 사고가 농경문명의 단계에 머물러 있고, 바뀌지 않았으며, 겸도를 숭배하고 생산지상을 믿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면서 해양문명의 가장 중요한 핵심 즉 기업가의 귀속감과 노동자의 소비권은 보지 못하고 있다.

설사 인간의 본성이라는 각도에서 보더라도, 여하한 진보한 사회는 모두 부를 창조하는 사람을 장려한다. 동시에 노동자의 체면도 확보해준다. 반대로 사람들이 부를 창조할 적극성을 상실하고, 노동이 열정을 잃으면, 사회는 위축되고 부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