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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분석/중국역사의 분석

<좌전(左傳)>: 보복의 가장 좋은 방식은...?

by 중은우시 2025. 3. 13.

글: 포의조식(布衣粗食)

춘추시대에 월왕 구천은 오왕 부차에게 형편없이 패배했다. 그러나 나중에 "삼천월급가탄오(三千越甲可呑吳)"의 희극을 상연했다.

구천의 방식은 우리로 하여금 강호의 험악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거기에서 보복하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걸핏하면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눈엣가시로 여겨져 아마도 더 이상 숨쉴 여지도 없을만큼 추가로 타격받을 수 있다.

그저 죽기살기로 덤벼들어, 계란으로 바위치기식의 장거를 이루려면, 힘을 남겨두어야 하고, 기회가 왔을 때 반격해야 하는 것이다.

<좌전>의 세 구절은 구천이 어떻게 부차와의 싸움에서 최종적으로 이약기강(以弱欺强)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

"아문충선이손원(我聞忠善以損怨), 불문작위이방원(不聞作威以防怨)"

(내가 듣기로 충성스러운 마음과 선량한 행위는 원한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위세로 억누른다고 하여 원한을 막을 수는 없다)

--- 야만으로 대항하지 말고, 이유극강(以柔克剛)해야 한다.

오왕 부차는 모사 오자서(伍子胥)를 얻은 후, 손무(孫武)라는 장수를 얻어 국력이 크게 늘였다.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부차가 병력을 이끌고 월나라를 공격하여, 구천을 회계산에 포위하여 가둔다.

월나라의 모신 범려(范蠡), 문종(文種)은 이렇게 권한다: "오나라에는 태재(太宰)가 한명 있는데, 이름이 백비(伯噽)라고 하는데, 욕심이 많고 호색합니다. 그에게 이득을 주어서 그로 하여금 부차가 병력을 물리도록 설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구천은 온갖 방법으로 백비를 구워삶아, 부차가 군대를 퇴각시키게 만든다.

이어서, 구천은 미녀들을 모으고 많은 재물을 준비하여 부차에게 보낸다. 자신도 부인을 데리고 오나라로 가서 노예생활을 하며 부차의 말을 기른다.

구천이 열심히 일을 했을 뿐아니라, 부차의 병치료도 도와주어 동정심을 얻는다.

부차는 이렇게 말한다: "과인이 차마 더 눈뜨고 볼 수가 없다. 그대가 잘못을 회개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었으니, 사면할 수 있겠다." 말을 마치고 구천을 월나라로 돌려보낸다.

귀국때, 구천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한다: "대왕꼐서 신을 가련하게 여겨서 고국으로 살아서 돌아가게 해주시니 대대로 힘을 다하여 보답하겠습니다."

자신보다 몇배나 강한 사람과 대항하다가 졌다. 말로는 굴복하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 그러나 절대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서는 안된다.

충성심을 드러내어 상대방이 너를 더욱 해치는 것을 막아내고, 여하한 분노도 피하면서 다시금 싸움이 벌어지는 것을 막는다. 이는 겉으로는 졌다고 인정하지만, 기실 새로 재기할 시간을 버는 것이다.

보복을 하는 것은 반드시 '기세등등'하게 해야하는 것이 아니다. '이유극강'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구천은 부차에게 많은 미녀를 보내고, 물건도 보내면서 부차로 하여금 궁전을 크게 짓도록 권한다. 이는 일거양득이다.

첫째, 온유한 여인은 부차로 하여금 더 이상 화를 내지 않도록 만들고, 더 이상 월나라를 적수로 여기지 않게 만든다.

둘째, 각종 물건은 부차로 하여금 완물상지(玩物喪志)하게 만들 수 있고, 오나라의 실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상대적으로 말하자면, 상대방은 약해지고, 너는 강대해졌다. 너는 또한 탄력성도 있고, 상대방의 역량을 튕겨낼 수 있다.

2.

"혁자거기부정(奕者擧棋不定), 불승기우(不勝其耦)"

(바둑을 두는데 돌을 들고 놓을 자리를 정하지 못해 망설이면, 한집도 이길 수가 없다)

우유부단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는 안되고, 동작이 빨라야 한다.

구천이 월나라로 돌아오고나서, 한편으로 부차에게 계속하여 물건을 보내어, 부차의 마음을 잡아놓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여정도치(勵精圖治)하며, 반격할 기회를 기다렸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제(齊)나라가 병력을 출동하여 노(魯)나라를 공격한다. 노나라는 사신을 보내, 부차를 설득하여 제나라에 대항하도록 한다. 중원으로 진군하여 일방의 패주가 되라는 것이다.

구천이 듣기로 부차가 중원으로 가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즉시 군대를 파견하여 부차의 진영에 가담하게 하며 지지를 표시한다. 그리하여 부차는 더욱 빠르게 군대를 출동시킬 수 있었다.

부차와 제나라가 싸울 때, 구천은 단지 2,3일의 시간을 소요하여, 병력을 이끌고 오나라의 도성으로 진입해 들어간다.

부차가 중원에서 오나라로 급히 되돌아왔을 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

시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불각전당강상월(不覺錢塘江上月), 일소서송월병래(一宵西送越兵來)"

이런 말이 있다: "병귀신속(兵貴神速)". 병법은 신속한 것이 중요하다. 만일 네가 망설이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재해가 발생하게 된다. 그때는 한 수를 두고 싶어도 늦어지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얇은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탈 때는 속도가 안전이다."

보복할 때는 일단 시작하면 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의 반격을 받을 것이다. 야장몽다(夜長夢多) 밤이 길면 꿈이 많다.

특히 악랄한 소인의 경우 약간만 느슨하게 놔두면 상대방이 반격을 한다. 그리고 아주 악랄한 수단을 쓰게 될 것이고, 근본적으로 무슨 규칙이니 도리같은 것은 따지지도 않을 것이다.

악인에 대하여 인자하고 결단을 차마 내리지 못하게 되면 그것은 결국 스스로에게 화로 돌아오게 된다.

3

"수덕막여자(樹德莫如滋), 격질막여진(擊疾莫如盡)"

(덕을 수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계속하여 증가시키는 것이고, 질병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깨끗이 없애는 것이다)

후환을 남기지 말고 참초제근(斬草除根)해야 한다.

오나라의 오자서는 부차에게 이렇게 말한다: "수덕막여자, 격질막여진"

그 뜻은 오나라가 월나라가 공격했으면 멸망시켜야 하는 것이지, 월나라를 한번 혼내는 것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차는 그 말을 듣지 않는다. 구천이 재기할 기회를 준다.

오히려 구천은 부차에게 전혀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오자서의 말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것이다.

더욱 악독하게 구천은 일찌기 그를 도와준 바 있는 "오나라대신 백비"도 참해버린다; 그리고 그의 굴기를 도운 문종에게도 날카로운 검을 하사한다....이는 토사구팽(兎死狗烹), 조진궁장(鳥盡弓藏)이다.

사서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구천은 재위27년만에 죽는다. 주원왕(周元王) 7년이다. 그후 자손들이 대대로 칭패한다."

후인의 각도에서 구천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수를 제거한 것은 취해서는 안된다. 당시의 상황을 보면, 그가 오나라를 자신의 영토로 삼은 것은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방법이다.

<증광현문(增廣賢文)>에는 이렇게 말한다: "자불장병(慈不掌兵), 의불양재(義不養財)" 자비로운 사람은 군대를 장악할 수 없고, 잘 베푸는 사람은 재산을 모을 수 없다. 이는 맞는 말이다.

소인에게 보복하려면 뿌리까지 뽑아야만 후환을 제거할 수 있다.

당연히, 현실은 우리에게 말한다. 참초제근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반드시 야만적이지 않다.

첫째, 상대방을 제거하여, 다시는 재기할 수 없게 만든다.

둘째, 소인을 호인으로 바꾸어 이후 너를 해치지 못하고, 다른 사람도 해치지 못하게 한다.

필요하지 않으면, 우리는 두번째 방법을 쓸 수 있다. 적을 친구로 만드는 것이다.

4

보복을 하는 것은 근본이 모순을 해소시키는 것이다. 원한이 원한을 부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거울로 삼을 수 있고, 보복의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고인들이 한 '악랄한 수단'을 그대로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더 이상 무기를 들고 맞서는 시대가 아니라, 평화시대에 살고 있고, 지혜와 용기를 다투는 시대이다.

<좌전>자체는 유가경전이다. 당나라때의 사학자 유지기(劉知幾)는 이렇게 평가한다: "그 말은 간략하면서도 요점을 찔렀고, 그 일은 상세하면서도 포괄적이다."

보복이 필요한 사람에 대하여는 유형을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연히 잘못을 범한 사람, 십악불사의 사람, 잘못생각하여 나쁜 길로 접어든 사람, 일시충동적인 사람....십악불사의 사람이 아니라면 모두 구원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명심해야 한다.

사람이 강호에 살면서, 모든 일을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스스로를 강하게 키우고, 기회를 기다리면, 모든 것이 풀리게 된다.

승부는 병가의 상사이다.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