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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정치

내외곤경하에서 중국의 선택은...?

by 중은우시 2025. 3. 13.

글: 안순구(顔純鉤)

트럼프가 미국을 쥐락펴락하면서 전세계의 공분을 불러오고 있을 때, 중국에서는 "양회"가 폐막했다. 이번 양회는 정말 조용하게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개최되었다. 마치 전세계에서 최근 발생한 일들은 자신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처럼. 비록 회의때 중국요인들의 안색은 침중했지만, 회의공문은 그저 가볍게 언급하고 지나갔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신보(信報)>의 칼럼 "신문점평(新聞點評)"의 작자 가오텐여우(高天佑)로, 양회에 대한 해석이 다음과 같았다: "첫째는 현재 중국은 정통인화(政通人和, 정치가 잘 이루어져 백성들이 화합하다)하고, 해안하청(海晏河淸, 바다가 잔잔하고 황하가 맑아지다는 것으로 태평성세를 가리킴)하여 토론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고, 둘째는 정보기술이 발달하고, 적지 않은 문제는 인터넷에서 논의되고 해결되므로 특별히 한 자리에 모여서 토론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만일 정보가 발달하여, 한 자리에 모여서 토론할 필요가 없다면, 시진핑이 이렇게 많은 사람을 모아서 8일간이나 회의를 개최한 것은 국가대사를 제대로 논의하려고 했다면 그건, 멍청하다는 뜻인가? 그동안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보고서와 결의는 모두 쓰레기가 아닌가? 가오텐여우가 이처럼 국가원수를 모욕한다면, 그는 자신의 목이 안전한지 조심해야할 것이다.

중국이 양회를 여는 것은 항상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목적은 그저 전세계에 중국의 일은 중공이 혼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인민대표'가 일치동의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인민대표들이 거수를 하였다는 것은 중국인민이 수권하였다는 것이고 중공이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합법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8일간이나 회의를 열어 '논의'하고, 백성들의 세금을 들여서 날로 망가지는 국가상황을 가리려 하였지만, 가오텐여우의 몇 마디로 한푼의 가치도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양회는 별로 얘기할 것도 없다. 다만 양회기간 중공중앙과 국무원이 내놓은 <국가돌발사건총체응급방안>은 그중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 클라이막스부분을 고의로 조용하게 처리해버렸다. 만일 정통인화, 해안가청, 관민동심, 사회상화(社會祥和)라면 무슨 돌발사건응급방안같은 것이 필요할 것인가? 불필요한 일을 저질러서 스스로가 스스로를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닌가?

현실은 정반대이다. 바로 내외적으로 곤경에 빠져서, 더 이상 방도가 없게 되었을 때, 앞으로 많은 사회돌발사건이 발생할 것을 예감하고, 사회충돌이 확대되어 중공의 통치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대비와 처리의 응급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리 준비하여야 사태가 터졌을 때 당황하지 않을 수 있고, 수습불가능한 국면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시진핑사상, 당의 전면영도를 강조하는 외에, 방안에서는 특별히 "저선사유(底線思維), 극한사유(極限思維)"를 제기하였다. '저선사유'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공정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무엇이 '극한사유'인가? 그것은 만일 사정이 극도로 위급한 지경에 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한다는 것이다. 사태가 극단적으로 위험한 상태로 발전하면 사회동란이 광범위한 지역으로 퍼지고, 그런 지경에 이르면 저선사유를 통해, 일체의 댓가를 치르고서라도 중공정권을 지켜내야한다는 말이다.

응급방안은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다. 위로부터 아래까지, 명확하게 업무를 나누고, 책임을 지웠다. 자연재해, 사고재난, 공공위생사건, 사회안전사건의 4대유형으로 나누었다. 전3자는 큰 사건이라고 할 수가 없다. 크게는 신종코로나유행과 같은 엄중한 사건도 중공은 봉쇄통제했다. 결과는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네번째 사회안전사건이다.

이 <국가돌발사건총체응급방안>은 일찌감치 10여년전에도 있었다. 중간에 수정을 거쳐 최근 들어 다시 한번 전국에 반포된 것이다. 이는 내부에서 확실히 미래의 흉험한 형세에 대해 충분히 예측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돌발사건에 대해 통일적으로 대응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층에서는 사건발생을 방지하고, 규모확산을 방지하고, 상층에서는 안정유지도구를 동원하고, 여론을 통제하며, 어떤 수단으로 처리할지를 결정한다.

중국은 현재의 내부문제를 상대하는 것과 동시에, 심각한 외부형세도 대응해야 한다. 내외곤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내대외적으로 이미 모든 수단을 다 써보았고, 더 이상 쓸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다. 외교는 전랑외교로 적들에 둘러싸이게 되었으며, 트럼프가 강경하게 재등장하여, 대응난이도가 더욱 높아졌다; 내부적으로 경제가 붕괴되고, 민심이 이반되며, 정권이 동요하며 각종 여러운 문제가 돌출하여 이미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다.

대외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굴복할 수도 없으며, 강경하게 버타면 결과는 예측하기도 어렵다. 대내적으로는 인심을 매수할 돈도 없고, 강경하게 진압하면 반발이 일어난다. 어쨌든 모두 "행불득야가가(行不得也哥哥)"(명나라대 구준의 <금언(禽言)>시에 나오는 문구로 사람이 자고새처럼 소리를 낸다는 것으로 가는 길이 험난하다는 것을 표시함)이다. 중국은 뜨거운 솥 안의 개미와 같이 이리저리 부딛치지만 출로가 없다. 이런 국면하에서 오직 최악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일단 국내에서 대규모 내란이 일어나면 각급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할 것인지, 어떻게 화가 확대되어 정권까지 위협하지 않도록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최근 들어, 시진핑과 트럼프가 6월에 만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나는 여기에 회의적이다. 미중간에 얘기할게 뭐 남아있는가? 그저 화살은 이미 당겨졌고, 언제 쏘느냐의 문제만 남았을 뿐이다. 미국은 중국에 요구할 것이 없다. 기껏해야 중국이 암중으로 푸틴을 지원하지말라는 정도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바보가 아니다. 그런 환상은 품지 않는다. 트럼프는 중국에 타이완을 치지말라고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에게 그런 호의가 있다면 그는 이미 트럼프가 아니다.

시진핑의 경우에 트럼프에게 요구할 일이 많다. 그러나 트럼프가 어찌 정상인이라고 기대할 수있단 말인가. 회담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만나보아도 좋고 만나지 않아도 좋다. 어쨌든 그 뿐이다. 중국이 <총체응급방안>을 만든 것은 대내외적으로 최악을 준비하는 것이다. 남은 것은 이제 죽은 돼지는 끓 물을 겁내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