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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중국의 대외관계

미중러의 "삼국연의(三國演義)"

by 중은우시 2025. 2. 20.

글: 조효(趙曉)

동한(東漢)말기, 천하는 대혼란에 빠진다. 조조(曹操), 손권(孫權), 유비(劉備)가 천하를 삼분하여 저명한 "삼국연의" 국면을 펼친 바 있다. 천년이 지난 후, 국제무대에서도 마찬가지로 '삼국연의'가 펼쳐진다. 다만 주인공이 미국, 러시아,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예를 들어, 냉전시기 미국과 소련이 쟁패했고, 중국은 변수였다. 최종적으로 미국이 중국과 연합하여, 닉슨의 정교한 수법하에 사회주의진영을 분열시키고, 소련을 무너뜨렸으며,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이 된다.

지금, 역사의 수레바퀴는 다시 한번 돌아가고 있다. 트럼프는 분명하게 닉슨을 본받아, 다시 국제국면을 재조정하고 싶어 한다. 미국이 러시아와 손을 잡고 중국에 대항하려 한다. 이런 "신삼국연의"가 성공할 수 있을까? 국면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이건 트럼프정부의 도박일 뿐아니라, 세계질서의 핵심전환점이기도 하다.

1. 냉전시기의 삼국연의 회고: 미국이 중국과 연합하여 소련을 무너뜨리다.

냉전초기, 미소대항이 세계의 주축이었다. 그러나, 모택동이 후르시쵸프와 결렬하고, 소련과 중국이 갈라지면서, 미국에 이용할 기회를 주게 된다. 닉슨과 키신저는 그 기회를 놓지지 않고, 미중간의 관계회복에 나선다.

1971년, 키신저가 비밀리에 방중하여, 미중관계정상화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1972년, 닉슨이 방중하여, 모택동과 회담하고, 미중이 연합하여 소련에 대항하는 기초를 닦는다.

1980년대, 중국과 미국이 협력을 강화하여, 미소냉전중의 대항에 전략적 지렛대를 제공한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미국이 냉전에서 승리한다.

경제학의 게임이론으로 이에 대하여 분석한 바 있다:

  1. 첫째(미국)는 둘째(소련)이 그에게 1:1로 덤비는 것을 가장 겁냈다, 그리하여 셋째(중국)와 손을 잡기로 선택한다.
  2. 셋째(중국)은 만일 계속하여 둘째(소련)로부터 압박을 받게 되면, 반드시 외부의 조력자를 구해야 했다. 그래서 첫째(미국)에 기울어진다.
  3. 결국, 둘째(소련)이 붕괴되고, 첫째(미국)은 승리를 거둔다. 셋째(중국)은 그 기회를 틈타 크게 성장한다.

2. 트럼프의 "신삼국연의": 닉슨을 배워 중국과 러시아를 분리시키려 한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중국이 굴기하고, 러시아는 푸틴의 통치하에 대국의 지위를 회복하고자 한다, 미국은 냉전후의 세계에서의 독보적인 패권국지위가 점점 축소된다.

트럼프 버전1.0은 닉슨이 옛날 소련에 압박을 가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미러전략동맹을 건립하고자 했다. 아쉽게도, 바이든 정부는 전혀 그런 점을 인식하지 못했고, 트럼프가 러시아와 내통했다고 지적할 뿐아니라, 러우전쟁이 발생하여, 트럼프의 전략적 방향이 완전히 흐트러지게 된다.

트럼프에게는 세 가지 원한이 있다:

첫째 원한, 유럽이 당시 그의 경고를 듣지 않고, 계속하여 러시아와 대항한 것이다. 미국과 전략적 일치를 이루지 않고.

둘째 원한, 바이든이 그의 삼국연의전략을 파괴하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여, 미러관계가 적대상태로 접어들었다.

셋째 원한, 미국내부의 건제파(친중파)로 그의 글로벌전략사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하여 구냉전방식을 고집했다.

트럼프의 전략은 무엇인가?

제1단계, 러우전쟁을 중단시켜 손실을 줄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중단함으로써, 러우전쟁의 중단시키거나 축소시킨다.

제2단계, 러시아를 회유하고, 일부 제재를 해제하면서 미러관계를 회복시킨다.

제3단계, 중국상대에 집중하고, 러시아의 전략자원을 이용하여, 중국을 고립시킨다.

게임이론의 각도에서 분석해봐도 아주 간단하다:

1. 미국은 첫째이고, 중국이 자신을 초월할까봐 걱정한다. 그래서 그는 반드시 중국과 러시아를 분리시켜야 한다.

2. 러시아는 둘째이다. 다만 경제가 약하여 만일 계속 미국에 대항한다면, 장기적인 쇠퇴를 겪게 될 것이다.

3. 중국은 셋째이다. 발전기세가 강력하다. 다만 만일 러시아의 협력을 잃게 되면, 전략적으로 곤경에 빠지게 된다.

3. 게임의 현실: 미러연맹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트럼프의 구상은 이론적으로 게임이론의 논리에 부합한다. 다만 현실에서는 여러가지 변수가 남아 있다:

(1) 러시아의 선택

러시아의 역사적 목표는 항상 서방에 편입되는 것이었다. 다만 여러번 거절당한다. 지금 푸틴은 300년만의 좋은 기회를 얻었다. 그의 계산은 이러할 것이다:

  • 계속 중국과 협력한다. 다만 아마도 향후 중국이 주도하게 되고, 전략적 자주권은 잃게 될 것이다.
  • 미국의 편이 된다. 단기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미국이 장기적으로 약속을 지켜줄 것인지는 의문이다

(2) 참고할 역사:

중국은 일찌기 1970년대에 소련을 버리고 미국을 선택하여, 미국을 도와 옛날의 큰형님(소련)을 무너뜨린 바 있다.

러시아는 똑같은 방식으로 "중국에 복수"할 것인가?

만일 푸틴이 중국의 굴기가 러시아에 더욱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면, 트럼프가 합리적인 교환이익을 제공할 때 미러관계는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포기해야 한다.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익일부를 포기해야 한다.
  • 미러쌍방은 모두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단기간내에 서로 등을 돌리지 않아야 한다.

4. 우크라이나의 운명: 그저 바둑판의 돌일 뿐이다.

비록 모두가 러우전쟁을 주목하고 있지만, 한가지 잔혹한 사실은 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역할은 삼국연의에서 "형주(荊州)"와 유사하다.

조조, 손권, 유비는 모두 형주를 갖고 싶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형주는 그저 교환에 사용되는 전략자원일 뿐이었다.

우크라이나는 미중러 삼국에 있어서 하나의 바둑판의 돌에 불과하다. 국제질서를 결정하는 핵심은 아닌 것이다.

트럼프의 계획은 우크라이나를 이용하여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복원한다. 이렇게 하여 미러가 연합하여 중국을 상대한다. 미국우선주의의 글로벌전략으로 보면, 우크라이나의 지위는 확실히 중국을 상대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

만일 트럼프가 성공하면, 사람들은 어떻게 그를 대할 것인가? 전체와 장기적으로 문제를 보는 것과 국부와 일시적으로 문제를 보는 것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단지 트럼프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일련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 러시아가 이미 점령한 우크라이나영토를 포기할 수 있을까?
  • 미국국내에서 이런 정책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 유럽은 강력하게 반대하지 않을까?

5. 미래의 "삼국연의":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만일 트럼프가 러시아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한다면, 미국과 러시아는 손을 잡을 것이고, 중국은 고립에 빠져서 경제와 군사분야에서 이중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은 부득이 전략을 조정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 글로벌남방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우크라이나는 아마도 희생양이 될 것이지만, 전쟁은 끝날 것이다.

만일 트럼프가 실패한다면, 바이든 일파 혹은 다른 사람이 취임할 것이고, 미러관계는 계속하여 대립하고, 러중관계는 계속하여 동맹을 유지할 것이다.

미국의 전략적 압력은 가중될 것이고, 동시에 중, 러를 상대하는 비용이 커질 것이다.

우크라이나전쟁은 계속하여 서방의 자원을 소모시킬 것이고, 글로벌경제와 안전국면에 장기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만일 러시아가 최종적으로 중국의 편에 붙어서, 진정한 중러동맹을 형성한 후 서방에 공동으로 대항한다면, 미국과 유럽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고, 글로벌국면은 철저히 변하게 될 것이다.

6. 결론: 역사는 간단하게 중복되지 않는다. 다만 논리는 유사하지만, 항상 흐름은 다르다.

트럼프의 "삼국연의"전략은 합리성이 있다. 다만 현실은 복잡하고, 성패는 미리 알 수가 없다. 국제정치는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오직 영원한 이익만 있을 뿐이다. 미중러 삼국의 대결이 격화되면서 향후 몇년간은 글로벌국면의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운명은 세계질서를 결정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미중러의 선택 그리고 유럽의 변화는 21세기의 국제국면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