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희이(趙希夷)
<삼국연의(三國演義)>, <수호전(水滸傳)>같은 류의 문학작품과 비교하여, 또 한 시기의 역사에 관한 작품이 흥미진진하다. 그것은 바로 <수당연의(隋唐演義)>이다.
특히 사내아이에 있어서 가장 열을 내며 토론하는 것은 버로 수당연의의 무술평가문제이다. 수당연의 작품에서의 논쟁은 삼국연의, 수호전보다 훨씬 많다.
왜냐하면, 수당연의시리즈는 작품이 아주 많아서, 통일된 무술평가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게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아니다. <삼국연의>가 나ㅏ오기 전에 <삼국지평화(三國誌評話)>라는 작품이 있었고, 이런 류의 작품에서 조운(趙雲)이 장임(張任)에게 패배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삼국연의>가 나온 이후, 다른 작품들은 점점 버려지게 된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관중(羅貫中)이 스토리를 너무 잘 만들었고, 문필이 출중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당연의는 이런 면에서 나관중같은 인물이 나타나지 못했다.
쉽게 혼동되는 <수당연의>
<수당연의>는 저인획(褚人獲)의 작품이다. 역사소설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영웅전기(英雄傳奇)의 색채를 지니고 있다. 사전(史傳)기재에 더욱 부합하고, 또한 연의의 상상력과 문학성도 갖추고 있다.
비록 일부 인물은 허구이고(예를 들어 나공자 나성(羅成), 관대도(關大刀), 화우란(花又蘭)등의 인물), 많은 이야기나 장면도 상상력을 발휘하여 가공하여 이루어졌지만, 주요인물은 대부분 역사상 확실히 존재했었다; 주요 이야기전개와 중요사건도 역사의 맥락에 비교적 부합한다.
책에서 반군에 용감하게 대항하다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당나라장수 장순(張巡), 남제운(南霽雲), 뇌만춘(雷萬春)등은 <설악전전(說岳全傳)>에도 나온다; 악가대공자 악운(岳雲)이 고묘(告墓)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 속에서 장장군이 뇌, 남 두 장수가 추(錘)를 가지고 춤추는 것을 구경하고 있다. 장순은 뇌만춘에게 악공자에게 쌍추(雙錘)를 전수하라고 시킨다.
다만, 평서작품의 <수당연의>는 마땅히 <설당전전(說唐前傳)>이라고 해야할 것이고, 이미 역사연의에서 영웅전기로의 변신이 완성되었다.
진경(秦瓊)은 여전히 책에서 남자주인공이다. 그러나 중심시각은 아니고, 와강채(瓦崗寨)의 군웅이 중심이며, "십팔로반왕(十八路反王)"을 허구로 만들어 반란의 쟁패사를 거대하게 묘사했다.
이 책을 읽거나 파생된 평서를 들으면, 진경이 바쁘게 움직일 때, 정교금(程咬金)도 놀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다. 비록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지는 않지만...
이건 중국의 원림(園林)을 산책하는 것과 같다. 모든 국부(局部)적인 볼거리는 독립되고 완전한 생명단위가 된다. 한 곳에서 구경하다가 다른 한 곳을 구경하는 경우에 중간의 과도구간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진경이 역성현(歷城縣)에서 도적을 쫓아가고 있을 때, 이때의 정교금은 길거리에서 사고를 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공간변화는 문자로 특별히 설명할 필요도 없다.
다만, 이 책의 개별적인 부분의 처리는 아주 거칠어서, 적지 않은 수준낮은 실수를 범하곤 한다.
책에서 규정한 18명의 호한(好漢)중에서, 어떨 때는 10번째를 상사도(尙師徒)라고 하다가, 어떤 곳에서는 다시 신문례(新文禮)라고 한다. 그리고 12번째, 13번째, 14번째, 15번째, 17번째의 이름은 빠져있다.
나중에 이 책은 <나통소북(羅通掃北)>, <설인귀정동(薛仁貴征東)>, <설정산정서(薛丁山征西)>, <설강반당(薛剛反唐)>과 함께 <설당전전>을 구성하게 된다.
몇가지 판본 중에서 <설정산정서>의 장면중에는 사타령삼괴(獅駝嶺三怪), 황미노괴(黃眉老怪), 당승손오공사도(唐僧孫悟空師徒), 이랑신(二郞神), 홍해아(紅孩兒)등이 나온다.
이런 신마노선(神魔路線)은 이 책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다. 다만 정서때는 이 책의 이세민은 이미 사망했다. 그리고 서유기의 시간과도 맞지 않는다. 이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선전방(單田芳)의 여러 판본
책을 읽는 것과 비교해보면, 선전방 노인의 평서를 개편하여 만든 TV드라마가 아마도 사람들이 처음 수당연의를 접한 것이 될 것이다.
선전방은 "사맹사절십삼걸(四猛四絶十三傑)"이라는 체계를 만들었는데, 선전방의 초기와 말기의 판본은 서로 다르다.
초기에, 선전방이 얘기한 것은 "십절(十絶)"이었지, "사절"이 아니었지만, 통행판본과 말년판본에서는 "사절"로 고쳤다.
초기와 말기를 비교하면, 사람들은 통행판본의 "사절"을 더욱 좋아한다: 나송(羅松)의 신창(神槍), 왕백당(王伯當)의 신전(神箭), 정교금(程咬金)의 삼부두(三斧頭), 후군집(侯君集)의 경공(輕功).
"사맹"은 금세맹분(今世孟賁) 나사신(羅士信)과 내호아(來護兒), 신문례(新文禮), 적양(翟讓)이다.
처음에 적양의 자리는 왕백초(王伯超)라는 사람의 것이었다. 쌍창(雙槍) 정언평(丁彦平)의 제자이다. 나성(羅成)이 그의 사부를 해쳤으므로 복수하기 위해 나성을 찾아간다.
그러나, 그는 나성에게 패배하여 죽고, 그의 동생 왕보초(王步超)가 나성의 아들 나통(羅通)을 찾아가 복수하여 "반장대전(盤腸大戰)"이 일어나는 스토리였다.
통행판본의 평서 <설인귀정동>에서는 나통이 왕백초의 계책에 빠져 죽임을 당한다. 그러나 이 왕백초는 이미 초기판본의 왕백초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선전방은 아마도 그것이 부적절하다고 여겼는지, 말년에 왕백초를 억지로 상사도(尙師徒)로 바꿔버린다. 그러나 상사도는 13걸중 한명이니, 개인적으로는 적양으로 두는 편이 적합한 것같다.
십삼걸이 말류와 싸우는 것은 진경과 위지공(尉遲恭)의 양문신(兩門神)이 있다. 이 둘은 정사에서 확실히 나온다. 그러나 연의에서 진경은 장수의 재목이고, 위지공은 비교적 늦게 나타난다.
비록 이들 두 사람은 심삼걸에 들어가긴 하지만, 전적은 정말 보통이다. 별다른 실력도 없는 인물들 예를 들어 홍해(紅海)같은 사람도 그들은 이기지 못했다.
이들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오래 살았다. 그들보다 서열이 앞선 사람들이 모두 죽었는데, 이 두 사람은 계속하여 활약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대단하다는 인상을 준 것이다.
이 판본에서 중요한 것은 절대역량의 우세이고, 이원패(李元覇)는 이에 기하여 남부끄럽지 않은 제1인자이다.
기교를 중시하는 나송이 나성과 연합하고, 일부 판본에서는 여기에 다시 배원경(裴元慶)까지 추가했지만, 그래도 이원패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나송은 여전히 웅활해(熊闊海)보다 강했다. 나사신과 이원패가 싸우면서 난형난제일 때, 웅활해는 그 자리에 있었지만, 올라가서 두 사람을 떼어놓을 수 없었지만, 나송이 나타나면서 쉽게 문제를 해결한다. 그리하여, "일맹일걸회일절(一猛一傑會一絶)"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남긴다.
선전방의 이 체계는 향후 수당시리즈의 중요한 참고가 된다. 다만 서로 다른 사람은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련원(田連元) 선생은 정언평을 사절중 한명으로 넣었다.
선전방은 양사태(梁師泰)를 제12걸로 넣는다. 그러나 일부 다른 선생들은 제12걸로 진경의 양아들 진용(秦用)을 포함시킨다.
흥당전(興唐傳): 무술평가의 혼란
선전방의 평서 외에 진음영(陳蔭榮) 선생의 <흥당전>도 아주 유명하다. 개별적인 설정은 심지어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도 있다.
선전방의 평서에서 이원패는 이미 "신"에서 "사람"으로 변신했지만, 여전히 명실상부한 "천하제일인"이다.
그러나, <흥당전>에서는 사정을 봐준 나성에 의해 이원패는 창에 두 차례 맞는다. 첫번째는 어깨의 척정수(踢庭獸)를 날려버리고, 두번째는 직접 대퇴부에 피를 흘리게 만들어, 패배하여 도망치게 된다.
그런데, 이처럼 강력한 나성은 형인 나송의 앞에서 3초조차 막아내지 못한다. 이를 보면, 이원패는 진정한 고수를 상대할 때면 차이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버전에서 이원패는 상당히 울적하게 죽는다. 우문성도(宇文成都)의 사부인 어구라(魚俱羅)의 '전마도(轉馬刀)'에 목이 베어 죽는다. 어구라도 이원패의 뒤를 따라 이세민(李世民)의 화살을 맞고 죽는다.
이원패와 역량이 비슷한 나사신이 <흥당전>에서는 두뇌가 그다지 모자라지 않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력은 많이 하락한다. 비록 신문례와 같은 고수의 압박을 버티기는 하지만, 다른 판본에서처럼 뛰어난 활약을 하지는 못한다.
배원경은 서로 다른 판본에서 죽는 것이 서로 다르다.(어떤 판본에서는 신문례의 매복에 걸려서 죽지만, 또 어떤 판본에서는 정동때 성성담(猩猩膽)의 손에 죽는다.) 당연히 최초의 한 판본에서는 배원경이 세외고인으로 시종 살아있다.
<흥당전>에서 배원경은 우문성도보다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 그리고 실력도 적지 않게 끌어올리지만 안정적이지는 못하다. 진경의 "살수간(撒手鐧)"에 패배했을 뿐아니라, 마지막에는 섭세웅(聶世雄)의 비도(飛刀)에 어이없게도 죽고 만다.
양사태는 완전히 엑스트라로 전락한다. 이원패, 배원경, 진용과 함께 나란히 "금은동철팔대추(金銀銅鐵八大錘)"로 불리지만, 실력이나 역량에서 수준차이가 현격하다.
동기진(銅旗陣)을 대파할 때, 나머지 세 사람은 모두 동기간(銅旗杆)을 부러뜨리는데, 오직 양사태만이 전혀 부러뜨리지 못해 하마터면 대사를 망칠 뻔한다. 다행히 이원패가 한번 더 추를 휘둘러 기간을 부러드린 후, 양사태는 피하지 못해 결국 맞아죽고 만다.
오운소(伍雲召)는 다른 판본에서는 번장(蕃將)인 "몰미구(沒尾駒)"에게 암산을 당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 판본에서는 유흑달(劉黑闥)의 양창(兩槍)에 죽는다. 오운소 삼형제는 모두 이상하게 죽는데, 이는 나성이 장원을 차지하는데 복선을 깐 것이다.
다만 나성도 나중에 암산을 당해 죽는데, 이런 고수들이 모두 죽고나자, 결국 진경이 천하제일인이 된다.
이런 상황은 진경의 인기가 높고, 좋아하는 사람이 많으며, 정사를 함께 고려했기 때문에, 여러 판본에서 최종적으로 진경을 최후의 천하제일인의 자리에 앉힌 것같다.
결론
<설당>, <수당연의>의 여러 판본의 무술평가에 대한 기본적인 참고역량은 고수의 랭킹을 볼 수 있다.
흥당에서는 여러 의외의 요소를 넣었는데, 기실 이것이야말로 무술평가에 부합한다.
첫째, 무술스타일상 상극이 있다. 이는 <삼국연의>에서도 볼 수 있다.
허저(許褚)는 장비에게 여러 차례 당하지만, 조운, 마초를 만나면 훨씬 잘 싸운다.
"오호(五虎)전용샌드백"인 장합(張郃)은 장비의 앞에서는 감히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나, 조운을 만났을 때는 "놀란 가슴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여기에 적을 마주했을 때는 역량, 기교를 제외하고, 머리를 쓰는 것도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수호전>의 석보(石寶)는 개인의 순수무공실력은 보통이다. 비록 관승이 그에 대하여, "도법이 나보다 아래가 아니다"라고 평가하기는 했지만, 50회합에 여방(呂方)을 이기지 못했다. 이것이 그의 실력의 상한이다.
다만, 석보는 양산박에 가장 큰 살상력을 가했다. 삭초(索超)를 칠 때는 기습했고, 포욱(鮑旭)을 죽인 것은 그저 주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쨌든 석보의 종합실력은 아주 강력하다.
<흥당전>의 무공은 비록 혼란스럽기는 해도, 현실에 부합한다. 비록 처음에 다른 판본을 읽고나서, <흥당전>을 읽으면 아주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분명한 것은 평서는 재미를 추구하므로 엄격성에서는 역사가 아니니 크게 신경쓸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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