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북경지춘(北京之春)
중국의 외교부장 친강은 이미 12일동안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7월 7일(금요일)의 기자회견때 친강에게 건강문제가 있는지 질문을 받았으나, 외교부 대변인 왕원빈(汪文斌)은 구체적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현재 여러가지 상황을 보면 친강이 사라진 것은 심상치 않다.
EU주중대사 호르헤 톨레도 알비냐나는 이전에 EU외교정책책임자 주제프 보렐이 7월 10일 베이징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렐은 친강과 만날 것이라고 예견되었지만, 중국은 며칠 전에 돌연 이번 방문을 취소했고, 지금까지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7월 5일 거행된 외교부의 정례기자회견에서, 대변인 왕원빈은 보렐의 방중일정이 취소된 일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이 문제에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고 단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보렐 고위급대표가 쌍방에 편리한 시기에 하루빨리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하고, 쌍방이 게속하여 소통을 유지하는 것을 희망한다."
미국정치뉴스사이트 폴리티코는 보도를 통해 브뤼셀에서는 이미 친강에게 건강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미 여러 날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외교부사이트를 보면, 친강이 마지막으로 공개활동한 것은 6월 25일로 당시 그는 스리랑카, 러시아 및 베트남의 관리들을 접견했다. 그날 그는 또한 중국국무원총리 리창(李强)이 바베이도스 총리 미아 모틀리(Mia Mottley)를 접견하는데 참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친강은 원래 6월하순 UE주중대사가 거행하는 오찬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취소되었다. 초청명단에 들어있는 다른 주중대사가 이 소식을 알려주었다.
아세안 외무장관회담이 다음 주 자카르타에서 거행된다. 통상적이라면, 중국외교부장도 이 포럼에 참가한다.
친강이 다음주 아세안 외무장관회담에 참석할 것인지를 놓고, 왕원빈은 7월 7일의 기자회견때, 중국측이 아세안회의에 참가하는 것에 관해서는 외교부가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친강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어떤 분석가에 따르면, 친강은 최근 들어 외교활동이 잦았고, 결국 피로가 겹쳐서 병이 든 것같다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친강이 왕이(王毅)와의 권력투쟁에서 패배했다고 본다; 또 어떤 사람은 친강이 시진핑의 외교노선과 이견이 생겨, 주변으로 밀려났다고도 한다. 아래에서는 본인의 견해를 얘기해보도록 하갰다.
첫째, 친강의 수직상승식 발탁
친강은 외교부에서 일한지 30여년이 되었다. 그는 3차례에 걸쳐 런던에 파견나갔고, 주영중국대사관에서 참찬, 공사등의 직책을 지냈다. 2015년, 그는 예빈사(禮賓司) 사장이 되어, 중국대외활동과 전례(典禮)업무를 책임졌다. 그리고 2018년 파격적으로 당시 가장 나이가 젊은 외교부 부부장으로 발탁되어, 유럽업무와 뉴스, 예빈사무를 맡는다. 2021년 7월-2023년 1월에는 주미대사로 나간다. 2022년 10월 20대에 중앙정치국에 진입하고, 2022년 12월 30일 외교부장이 된다.
친강은 정부장급에서 국가지도자까지 짧은 3개월만에 "관료사회의 기적을 창조"했다고 말할 수 있다.
5년전, 당시 외교부장을 맡고 있던 왕이는 충칭에서 전국인대 대표로 당선되고, 그후 국무위원이 된다. 친강이 만일 국무위원으로 승진한다면, 왕이보다도 고속승진속도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왕이는 2013년 3월 외교부장이 되고, 2018년에 비로소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되었다. 전후로 11년만에 국가지도자로 올라간 것이다. 그런데 친강은 겨우 3개월이 걸렸다. 이를 보면 그가 시진핑에게 고도로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국가안전위원회 중국사무책임자인 라이언 하스는 이렇게 말한다. "친강은 지도자가 어떻게 보도되고,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이미지가 어떻게 전달될 것인지에 매우 주목했다. 그는 시진핑이 백악관에서 국빈방문을 진행했을 때 특히 그러했다." 이로 인하여, 시진핑의 신뢰를 깊이 받는다. 2016년, 친강은 시진핑을 도와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G20정상회담을 준비한 바 있다.
둘째, 친강과 왕이의 권력투쟁
왕이와 친강이 함께 파격적으로 발탁되었을 때, 각각 중앙외사판주임과 외규부장을 맡았다. 모두 부국급(副國級) 국가지도자이다. 분석가에 따르면, 두 사람은 최근 들어 대외적으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하여 중국에 두 개의 외교사령부가 있다는 추측까지 불러일으켰다.
홍콩의 <명보>는 2월 1일자 글을 통해, 욍이는 러시아와 EU를 주로 상대하고, 친강은 미국사무를 주로 책임진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서로 업무분담이 되어 있지만,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방향을 보인다고 한다.
글에 따르면, 친강이 취임한 후 러시아의 외교장관 라프로프의 축하전화를 받았을 때, 태도에서 시진핑이 곧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없었다. 친강은 당시 중러관계는 '비동맹, 비대항, 제3자를 겨냥하지 않는 것'을 기초로 건립되었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중국이 20대이후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보고 있을 때, 왕이와 시진핑의 방러는 서로 다른 신호를 내보내는 것처럼 보였다.
중공중앙외사판은 중앙이 관리하고, 외교부는 국무원의 구성부문이다. 업무에서, 중앙외사판은 외교부를 지도할 수 있다. 외교계통외에, 중공에는 중련부(中聯部)계통도 있다. 공산당의 당무외교를 책임지기 때문에 제2의 외교부로 불린다. 중앙통전부도 일부 외교직능을 수행한다.
어떤 분석가에 따르면, "시진핑이 친강을 뽑아올린 것은 분명히 신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강은 경력이나 능력에서 이 판을 조종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이든 왕이를 남겨서 그를 끌고가게 해준 것이다. 이것이 설명하는 첫번째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내부투쟁이 아주 심각하다는 것이다. 외교부장을 뽑는데 그의 경력을 보는 것이 아니고, 연령을 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윗사람이 신임하는지를 본다는것이다. 이렇게 되면 신임 외교부장은 능력에서 약히고 부족할 수밖에 없다."
셋째, 외교사고가 빈발하다.
일, 연초의 스파이기구사건이 있어 블링컨의 방중이 늦추어진다. 시진핑은 모욕을 느꼈다. 미국인들에게 당했다고 여긴 것이다. 그리고 친강은 미중관계를 완화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루샤야(盧沙野)와 주한대사 싱하이밍(邢海明)이 외교충돌을 일으켜, 시진핑이 해결해야 했다.
삼, 주미대사를 확정하는데 있어서 왕이와 친강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것같다.
사. 친강은 최근들어 중국의 외교공세를 기획하고, 만방내조(萬邦來朝)의 분위기를 잡으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시진핑은 할 일이 없다. 특히 2월 친강이 기획한 시진핑이 러우전쟁을 조정하는 것은 웃음거리로 끝나버렸다.
오, 바이든이 시진핑을 독재자라고 욕했는데, 외교부는 아마도 적시에 보고하지 않은 듯하고 ,시진핑의 진노를 샀다.
육, 친강은 리창의 유럽방문을 극력 주장했다. 시진핑은 불만으로 격을 낮추는 조치를 취한다. 예를 들어, 전용기를 타지 못하게 하고,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게 한 것등이다.
칠, 보렐은 중국을 비판하는 말을 해서 시진핑에 의해 일정이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이 친강을 신임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친강이 취임한 후 비록 여러가지 동작을 보이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현재 국제적인 긴장관계는 갈수록 격화되고, 외교사고도 빈발한다. 시진핑은 아마도 친강에게 실망했을 것이다. 중공이라는 흑방에서 시진핑이 방주이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일은 외인들이 알기 힘들다.
이상의 분석에 따르면, 친강은 아마도 건강원인, 혹은 내부투쟁에서의 패배, 혹은 시진핑의 총애를 잃음으로써 주변으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그중 진실한 원인을 알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며칠후에 친강이 만면에 미소를 띠고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그에게 아무 일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저우용캉(周永康)이 체포되기 직전에도 시진핑과 함께 나타난 바 있다. 외부에서 그에게 아무 일도 없이 조용하다고 느낄 때, 그는 이미 진성감옥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친강의 운명은 어떠할까? 눈을 씻고 기다려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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