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치/중국의 대외관계

왕이(王毅)는 외교부장에서 면직되었는가?

중은우시 2023. 9. 19. 11:09

글: NTDTV

 

친강(秦剛)의 뒤를 이어 중국의 외교부장에 오른 왕이는 최근 여러 차례 중요한 외교행사에 불참한 후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외부에서 주목한 점은 중국당국은 그의 외교부장 직책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왕이는 시진핑을 모시고 남아공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후, 자택에서 "반성문"을 썼다고 한다.

 

9월 18일, 중국외교부 대변인 마오닝(毛寧)은 중공중앙정치국위원, 중앙외사판공실주임 왕이가 9월 18일부터 21일까지 러시아에서 거행되는 중러제18라운드 전략안전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 외에, 미중은 9월 17일 각각 성명을 발표하여, 9월 16일부터 17일까지, 미국의 백악관 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이 왕이와 몰타에서 회담을 거행했다고 하였다. 

주목할 점은 중국외교부의 보도자료와 중국관영매체의 보도에서, 왕이의 신분은 중공중앙정치국위원, 중앙외사판공실주임으로 표시되었고, 외교부장이라는 직무는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9월 18일 중국외교부의 공식사이트를 살펴보면, 외교부 공식사이트의 외교부장 이력에는 여전히 왕이를 "현임 중앙정치국위원, 중앙외사공작위원회판공실주임, 외교부부장"이라고 적혀 있다. 

 

중국외교부 웹사이트는 최근 왕이에 대한 두편의 보도자료에서, 역시 외교부부장이라는 직위를 언급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9월 17일 "몰타 대통령 벨라가 대통령관저에서 중공중앙정치국위원, 중앙외사판공실주임 왕이를 접견했다", "9월 7일 저녁 21:22분, 중공중앙정치국위원, 중앙외사판공실주임 왕이는 베이징에서 베네주엘라 부통령 로드리게스를 접견했다"라고 적혀 있다.

다만, 같은 9월 7일 저녁 20:23의 또 다른 보도 <왕의가 중국-마카오 고위급대화 마카오대표단을 단체로 접견했다>에서는 왕의를 외교부장이라고 적고 있다. 이 보도에서는 9월 7일, 중공중앙정치국위원, 외교부장 왕이가 베이징에서 중국-마카오고위급대화 제7차회의 마카오측대표단을 단체로 접견했다고 하였다.

주목할 점은 9월 7일이전에 중국외교부의 웹사이트에 올라온 보도자료에는 모두 왕이를 "중공중앙정치국위원, 외교부장 왕이"라고 지칭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아직 중국당국이 왜 왕이의 외교부장 직책을 언급하지 않은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최근, 왕이의 외교일정도 심상치 않다. 연이어 두 차례의 국제적인 외교행사에 불참하여 외부의 주목을 끌었다.

 

9월초, 중국국가주석 시진핑은 인도에서 거행된 G20정상회담에 불참했고, 중국총리 리창(李强)이 9월 9일부터 10일까지 G20정상회담에 참가했다. 원래 외교부장인 왕이가 수행해야 하지만, 국무원 비서장 우정룽(吳政隆)이 리창을 수행하여 참석했다.

 

9월 15일, 중국외교부는 한정(韓正)이 9월 18일부터 23일까지 제78차 유엔총회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의 최고위외교관인 왕이가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왕이가 작년에는 유엔총회에 참석했었다. 

 

일찌기 중국외교부에 근무하고, 현재는 미국에 거주하는 변호사 한롄차오(韓連潮) 박사는 9월 12일 X(전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그날 아침 그는 친구에게 소식을 들었는데, 왕의가 "자택에서 반성문을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리창을 수행하여 G20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확실히 괴이하고, 최근 다시 유엔총회에도 참석하지 않는것으로 확인되었다.

 

8월말, 왕이는 시진핑을 수행하여 남아공 BRICs정상회담에 참석했을 때, 사고가 여러 차례 일어났다. 시진핑은 돌연 나타나지 않기도 하고, BRICs비지니스포럼에 불참하기도 하고, 통역이 남아공보안요원에게 제지당한 사건도 있었다. 현장영상은 속속 인터넷에 올라왔고,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9월 15일, 마카오에 거주하는 자유주의법학자 위안홍빙(袁紅氷)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시진핑의 남아공방문에서, 시진핑에 대한 접대예절에서 많은 문제가 나타났다. 왕이는 이로 인하여 차이치(蔡奇)에게 심하게 비난 받았고, 현재 그는 반성중이다.

 

독립시사평론가 차이션쿤(蔡愼坤)은 이렇게 말했다. 왕이는 남아공 BRICs회의에서 일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시진핑의 분노를 샀다. 그래서 시진핑이 G20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왕이도 G20에 수행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그는 즉시 왕이가 교체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너무 빈번하게 외교부장을 교체하게 되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년 6월말, 막 외교부장에 오른지 반년이 된 친강이 돌연 사라진다. 1개월후에는 면직당한다. 그리고 69세의 "전랑" 왕이가 외교부장을 겸임한다. 이는 그다 다시 중국외교부장의 자리에 돌아온 것이다. 이전에 그는 이미 10년간 중국외교부장직을 맡아왔었다.

 

지금, 외교부장직무를 맡은지 2달도 되지 않은 왕이에게서 돌연 외교부장이라는 직함이 사라진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현재까지, 중국은 공식적으로 중국외교부의 새로운 인사변동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중국문제전문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이렇게 말한다. 왕이는 친강과 계속 사이가 좋지 않았다. 왕이는 유럽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치중하고, 친강은 미국,캐나다와의 관계에 치중했다. 비록 왕이의 직위가 친강보다 높지만, 친강은 수직발탁되어 더욱 총애를 받는다는 것을 드러냈다. 두 사람이 서로 치고받는 소문이 적지 않았다. 특히 자오리젠(趙立堅)은 왕이의 심복인데, 친강이 변방으로 쫓아내어, 왕이의 입장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설리번과 왕이의 최근 만남은 중국의 관료사회가 궤이하게 흔들리고 있을 때에 이루어졌다. 최근 중국의 국방부장 리샹푸(李尙福)도 2주이상 행방불명상태여서 여론의 추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