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명(王明)중독사건: 중공당사 최대의 미스테리사건

글: 지식도학잡료(知識都學雜了)

 

1943년은 연안정풍운동(延安整風運動)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때였다. 그때 중공당내에는 제3자의 "좌경착오노선"에 대한 비판투쟁이 진행중이었다.

 

바로 이때 하나의 중대한 사건이 터진다. 즉 "왕명중독사건"이다. 이 사건은 점차 중공당사상의 최대 역사미스테리사건이 된다. 그리고 향후 수십년간, 중공당사를 추화(醜化)하고 오랫동안 국제적으로 엄청난 악영향을 끼지게 되는 사건이 된다.

 

1974년, 왕명은 죽기 전에 모스크바에서 <중공50년>이라는 회고록을 출판한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연안에서 중독된 사건을 언급하는데, 그는 그것이 모택동이 사람을 시켜 그에게 독을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나오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다. 왕명이 기록한 글은 속속 해외의 매체에서 전재되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내막은 무엇일까? 모택동은 정말 적수를 없애기 위해 독을 쓴 것일까? 여기에서는 이 사건의 당사자들의 회고를 중심으로 사건의 본모습을 알아보고자 한다.

 

모택동이 이부춘(李富春)에게 지시하여, "수은이 든 독극물로 나를 중독시켰다"

 

1941년 10월 12일, 연안에 있던 왕명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이 날, 왕명은 원래 공산국제(코민테른) 총서기 디미트로프의 전보를 이용하여, 모택동에게 도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중공10년내전후기의 지도노선문제를 검토하는 중앙정치국회의에서 전체정치위원의 비판을 받는다.

중공6기6중전회일부지도자: 앞줄왼쪽부터 강생, 모택동, 왕가상, 주덕, 항영, 왕명, 뒷줄 왼쪽부터 진운, 박고, 팽덕회, 유소기, 주은래, 장문천

 

그의 지휘를 받던 부하들까지도 집단으로 '반기를 들었다'. 게다가  왕명의 역사노선을 비판하면서 처음 언급한 것은 인품문제였다. 왕명은 여러 사람들의 비판에 직면하여, 자신은 모택동에 반대한 역량도 없고, 용기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만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왕명은 돌연 심장병이 발작하고, 쇼크현상까지 나타난다. 재기를 꿈꾸던 그는 다시는 중공정치무대의 중앙으로 나오지 못하게 된다.

 

이에 대하여, 왕명은 <중공50년>의 제2편 <"정풍운동"은 "문화대혁명"의 연습이었다>라는 회고글에서 사건경위를 이렇게 설명한다:

 

"10월 4일과 5일, 우리 두 사람간에는 심상치 않고, 엄중하고 첨예한 원칙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나는 이런 의견을 견지했다: 반드시 중국의 항일군사행동을 강화하여, 일본이 독일침략자를 도와 소련으로 진격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모택동은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내가 제기한 논거는 왕왕 그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부쳤다. 그는 눈을 크게 뜰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런 형세는 모택동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에게 위험한 논쟁을 끝내고, 주요정적인 나를 없애버리기 위해.....나를 버리기로 결정한다. 10월 14일, 그는 나를 강제로 입원시킨다. 그후 중공중앙판공청주임 이부춘에게 지시하고, 그는 주치의사인 김무악(金茂岳)으로 하여금 수은이 든 약물을 써서 나를 점차 중독시키게 만들었다.

 

1941년 10월 4일부터, 나는 매일 모택동의 거처에서 최소 한끼는 식사를 함께 했다. 8일 나의 위장은 대량의 실혈로 극히 비정상이 되고, 심장이 허약해진다. 9일, 나의 병세는 이미 위중해졌다. 그러나 모택동은 그의 개인비서 섭자룡(葉子龍)을 보내 나를 병상위에서 회의장으로 거의 끌고가다시피 했다."

 

왕명의 이 회고록 부분을 보면, 모택동은 독을 써서 자신을 제거하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 <중공50년>은 왕명이 말년에 모스크바에서 쓴 것이다. 1974년, 왕명은 죽기 직전에 비로소 책으로 출판한다. 이때는 그 중독사건으로부터 이미 33년이 흐른 뒤였다. 그리고 왕명은 연안정풍운동이후 지도자의 지위에서 일락천장하여 해방후에도 여러번 비판을 받는다. 그의 회고에 대하여, 약간은 의문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회고록중의 이 문제에 대하여 사실확인을 거쳐 진위를 가려야 할 것이다.

 

이부춘은 왜 산부인과의사를 써서 왕명을 치료했을까?

 

기실, 심장병은 왕명의 고질병이었다. 과거 모스크바에 있을 때도 발작한 바 있다. 그는 키가 작고 뚱뚱하며,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다. 게다가 고기를 즐겨먹고 야채는 좋아하지 않았다. 왕명은 전형적인 심장병체질이다. 모스크바에서는 빵을 먹으면서 보드카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고, 연안으로 돌아와서도 중앙지도자의 '별도'대우를 받았다. 그리고 변비의 문제도 있었고, 치질은 그를 항상 괴롭혔다.

 

왕명의 병을 치료한 바 있는 부련장(傅連暲)과 석창걸(石昌傑)이 1943년 11월 11일 쓴 보고서를 보면, 왕명은 '신경성 심장병'을 잃고 있어서 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그외에 왕명에 따르면 자신이 병을 얻은 것은 모택동의 거처에서 식사를 하다가 중독되었기 때문이라고 했고, 그후에 다시 '강제로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이건 전혀 근거가 없다. 설사 지금까지도 여전히 '왕명중독사건'이라고 크게 떠벌리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런 증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왕명은 <중공50년>에서 이렇게 말한다: 입원후, "모택동은 핑계를 대어 반드시 중앙회의대청과 중앙판공청을 하루빨리 완공해야 한다고 하면서 이부춘에게 즉시 착공하라고 지시했다. 내가 입원한 병원에서 수십미터 거리에서 노동자들이 매일 쉬지 않고 채석을 위해 발파작업을 해서, 귀를 울리는 진동소리가 밤낮으로 끊이지 않았다. 나는 아예 휴식을 취할 수가 없었고,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었다."

 

이 주장은 아주 황당하다. 연안에서는 당시에 대거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을 때였다. "노공자들이 밤낮으로 채석을 위해 발파작업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당시의 자료에 따르면, 당시에 짓고 있던 중앙회의대청은 양가령(楊家嶺)에 있고, 왕명이 있던 병원은 이가파(李家坡)의 언덕에 있었다. 두 곳은 10여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수십미터가 아니라. 만일 왕명의 기억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완전히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날조이다.

 

당연히 이 '왕명중독사건"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문제는 바로 이부춘이 왜 산부인과주임인 김무악으로 하여금 왕명의 심장병을 치료하도록 조치하였느냐는 것이다.

 

중앙의원은 1939년 4월에 건설을 준비하여 11월에 정식으로 설립되었다. 1941년 10월에 설립된지 1년도 되지않은 중앙의원은 여건이 아주 열악했다. 수돗물도 없었고 ,전기도 없었다. 1941년, 연안에서는 상한(傷寒)이 크게 유행하여, 중앙의원은 많이 사용하는 염화칼슘, 포도당조차도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의료전문가도 아주 적었다.

 

왕명이 입원했을 때는, 마침 연안에서 상한이 크게 유행하고 있을 때였다. 중앙의원은 2월부터 7월까지 차례로 수십명의 환자를 받고, 8월이후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져서, 3개월동안 치료한 상한환자가 근 백명에 이른다. 연안은 의사가 적고 환자는 많은 상황이어서, 연안의 의사들은 모두 여러 직을 겸임했다. 그리고 모든 경력을 연안의 상한병을 치료하는데 집중하는 과정이었다. 따로 전문의사를 빼내어 왕명을 치료할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상의 객관적인 여건상 제한외에도, 김무악으로 하여금 왕명의 주치의를 맡게 한 것은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김무악이 중앙의원의 다른 전문가들 그리고 각 과실의 의료인원과 관계가 아주 좋았다는 것이다. 이부춘의 말을 밀리면, "네가 담당하는게 비교적 좋겠다. 너는 다른 의사들과 관계가 모두 좋으니까."

 

김무악(1906-1987), 산동 태안 사람이다. 1934년 산동대학 제로대학의학원을 졸업했다. 1939년 10월부터 1947년 2월까지, 중앙의원 산부인과 주임의사였다. 1949년 북경으로 갔고, 1982년 은퇴한다.

 

김무악은 이렇게 말한다: "모주석이 왕명을 해치려고 했다고 말한다면, 어린아이조차도 믿지 않을 것이다!"

 

왕명이 기록한 내용은 하나하나 살펴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왕명이 책에서 말한 여러가지 일들은 순전히 허구이거나 없었던 일들이다. 그리고 많은 것은 개인적인 원한으로 인해 아무렇게나 날조한 것이다. 그렇지만 왕명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확실히 한가지 '문제'는 있었다.

 

왕명이 중앙의원에 막 입원했을 때, 김무악은 왕명을 자세히 검사하고, 왕명의 병에 대하여 대증치료를 진행한다. 왕명은 심장이 좋지 않고, 편도선에 염증이 발생하여 입원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김무악의사는 정성것 치료했다. 그러나 왕명이 입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변비와 카타르성황달(현재의 병명은 간염)이 발생한다. 

 

당시의 의료여건과 기술수준으로 포도당을 정맥주사하는 동시에, 설사약인 염화제일수은을 처방한다. 이런 치료가 며칠간 지속된다. 왕명의 병세는 호전되었다. 김무악은 주간담당 간호사에게 염화제일수은 복용을 중단하도록 지시한다. 그러나 그는 단지 주간담당 간호사에게만 지시했고 ,주간담당간호사는 야간담당간호사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무악은 간호기록과 환자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다. 그래서 야간간호사는 계속하여 왕명에게 염화제일수은을 복용시켰고, 김무악은 이를 발견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왕명의 병세는 악화되기 시작한다.

 

양의치료로 효과가 없자, 연안의 저명한 중의(中醫) 이정명(李鼎銘) 선생을 모셔온다. 중약을 복용한 이후 병세는 호전된다. 이것이 바로 왕명중독사건의 전과정이다. 이 과정에 대하여, 당시의 역사증인 김무악, 황수칙(黃樹則), 부련장, 이국화(李國華), 여평(黎平), 파방정(巴方廷)등이 모두 진술한 바 있다. 확실히 왕명은 중독되었다. 그러나 그건 의료사고였고, 금방 해결되었다.

 

다만 이 자그마한 문제를 가지고 왕명은 크게 떠벌여 완전히 모살행동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왕명은 그가 중독되는 과정을 기술한 후 또 한가지 내용을 추가로 날조한다: 김무악이 그의 앞에서 중독시킨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왕명은 이렇게 적었다:

 

"김무악이 나에게 와서, 나의 병상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왕명동지, 나는 당신의 앞에서 죄인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독을 썼습니다. 매번 내가 독약을 처방할 때, 나의 심정은 아주 침중했습니다.' 나는 그에게 '그럼 당신은 왜 그렇게 하였는가?'를 물었다. 그는 '이부춘이 분부한 것입니다. 그는 당신은 교조주의자이고, 모주석에 반대하는 자여서 당신을 제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내가 주치의이니 그들은 이 일을 나에게 위탁했습니다. 나는 내가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얼마전에 당중앙이 나를 비밀당원으로 받아들엿는데 내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부춘은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일단 결정되었으니 네가 해야 하고 완성해야 하는 일이다. 너는 이미 당원이니 반드시 당의 결정에 따르라'라고 말했다......

 

그때 방안으로 두명의 군인이 쳐들어와서 한명은 김무악에게 소리쳤다: '우리는 도처에서 너를 찾고 있었다. 원래 네가 이곳에 있었구나. 여기 꿇어앉아서 뭐하는 것이냐. 왜 우느냐. 왜 궁시렁대느냐. 가라. 조원(棗園, 당시 중앙사회부 즉 중앙보위부가 조원에 있었다)으로 가라. 너는 범죄분자이다. 다른 사람과 얘기할 권한이 없다' 그들은 김무악의 멱살을 잡고 끌고나갔다."

 

왕명이 <중공50년>을 발표할 때, 당시 왕명을 치료해주던 주치의 김무악은 아직 살아있었다. 다만 이미 병으로 입원해 있어서 중앙기록관의 사람이 이 일을 물으려 그를 찾아간다. 그에게 <중공59년>의 왕명이 김무악이 무릎꿇고 중독시킨 것을 사죄한 부분을 읽어주었다. 뇌혈전으로 사지마비되어 병석에 누워있던 80고령의 김무역은 화가나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왕명의 헛소리이다! 그런 일은 없었다!" "그때 왕명은 교조주의자인지 나는 아예 몰랐다." "쌍십이에 장개석도 풀어주었는데, 모주석이 왕명을 해치려고 했다고 말하면 어린아이도 믿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