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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방/중국의 명소 (남부)

귀주장자석유기(貴州藏字石遊記)

by 중은우시 2022. 9. 13.

글: 장송(長松)

 

몇년전, 나는 구이저우(貴州)로 여행을 가서 그림을 그렸다. 이번에는 완전 자유여행이었다. 그리하여, 장자석(藏字石)을 여행일정에 넣을 수 있었다. 구이저우의 산수는 그림처럼 아름다웠지만, 거리는 "망산포사마(望山跑死馬, 산이 보이긴 하는데 거리가 멀아 도착하려면 말이 죽을 정도로 멀다는 의미)"에 속한다. 차를 타고 카이리(凱里)에서 핑탕(平塘)까지 다시 핑탕에서 다시 차를 타고 장부향(掌布鄕)까지 거의 10시간이 걸렸다.

핑탕현 시외버스터미날의 시간표. 우상귀는 핑탕현에서 장부향까지의 출발시간임

아마도 장기간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도시생활때문인지, 차를 타고 가는 길이 아주 신기하게 느껴졌다. 특히 현지주민들이 집을 짓는 것을 보니, 여전히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어서 깜짝 놀랐다. 예를 들어, 말로 모래와 돌을 운반한다든지, 조각루(吊脚樓, 서남지방 소수민족의 전통가옥)을 짓는 나무를 어깨에 매고 간다. 농사를 지을 때는 여전히 물소가 쟁기를 끈다. 차에 앉아서 희망소학의 아이들이 점심때 수업이 끝나서 차에 탔다. 갈 길은 멀고, 차의 좌석은 많지 않아서, 아이들은 친구를 자신의 다리 위에 앉힌다. 이렇게 세 사람이 겹쳐서 함께 앉는다.

구이저우 핑탕 장자석풍경구

장부향에서 하차한 후 대표적인 경관이 보인다. 경관에는 분명하게 '구이저우핑탕(貴州平塘)'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이 관광지구는 2006년에 건립되었다.

입장권, 출입구 및 돌길

신분증을 내고 입장권을 구매한 후, 검표를 받기 위한 출입구까지도 한참 걸어가야 했다. 이곳의 자연색채는 아주 아름답고, 물까지도 달다. 검표구에 들어갔을 때, '태양문(太陽門)'의 대련(對聯)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자장양억년, 해고석란조화경천승적(字藏兩億年, 海枯石爛造化驚天勝迹)"

"주로삼십곶, 지잉산생육성개세기관(珠露三十串, 地孕山生育成蓋世奇觀)"

대련은 아주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장부향의 산과 돌, 지형 그리고 장자석이 오랜 세월동안 존재했다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태양문

장부향의 산석은 아주 특이하다. 산의 모양도 마치 누가 구멍을 판 것처럼 곳곳에 크고 작은 서로 다른 크기의 구멍들이 있다. 검표구에서 장자석으로 가는 유일한 길에는 왼쪽으로 구멍이 난 산석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시냇물이 흐른다. 물 속에도 형형색색의 기이한 모양의 돌들을 볼 수 있다.

마침내 도로의 끝에 다다랐고, 최종목적지인 장자석이다.

구성석

구이저우 장자석은 아주 유명하다. 중국공산당은 이 돌을 '구성석'이라 부른다. 마지막 글자인 '망(亡)'자는 빼버린다. 기실 중국공산당의 작명센스는 아주 재미있다. 이 돌은 백성들에게는 목숨을 구해주는 구명석이지만, 중공에게는 목숨을 재촉하는 최명부이다.

 

풍경구의 해설글을 보면 장자석(藏字石, Hidden Words Rock)은 협곡 중부의 절벽에 있다. 거석 하나가 절벽위에서 떨어졌고, 무게는 약 170톤이다. 둘로 갈라진 돌맹이는 평균너비가 3.2미터, 높이가 2.6미터이다. 글자의 길이는 24센티미터, 너비는 17센티미터이다. "중국공산당망(中國共産黨亡)"이라는 여섯 글자의 크기는 일치하고, 간격도 비슷하여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

 

이곳은 홍색교육기지이다. 분명히 홍색관광지인데, 해설글은 중국어, 영어, 일본어, 한국어의 4가지 언어로 쓰여 있다.

해설글

사진을 보면, 입장권의 마지막 글자는 절반이 가려져 있다. 장자석의 크기와 내용소개에서도 역시 "망"자는 가려져 있다.

귀주평당장자석, '중국공산당망'이라는 여섯글자가 보인다.

선명하지 않은 돌의 글자를 찍느라고 애를 먹고 있자, 누군가 나에게 전시판을 찍는게 좋다고 말한다. 과연 더 분명했다. '중국공산당망'이라는 글자가 아주 분명하게 보였다.

전시판

석벽에는 중국과학원 원사가 갑신년(甲申年)에 쓴 제사(題詞)가 새겨져 있다. 각각 "세계지질기관광대천사진보(世界地質奇觀曠代天賜珍寶) - 유보군(劉寶珺), 2003년 12월" "양세계지질기관전화하산천풍패(揚世界地質奇觀展華夏山川風采) - 이정동(李廷棟), 2003년 12월 7일"

원사제사

장자석은 녹색 유리로 가려져 있다. 동시에 3단계로 돌은 녹색유리와 철망으로 보호되고 있다. 돌맹이 부근에는 경찰초소가 있고, 매번 2명의 경찰이 당번을 서고 있으며, 매일 2번 교대한다.

장자석은 녹색유리로 가려져 있다.

내가 돌맹이의 글자가 생각했던 것처럼 크지 않다고 느낄 때, 경찰이 말했다: "아무리 작아도 기적은 기적이다." 내가 왜 돌맹이를 막아두었는지 물어보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막기 전에 누군가 와서 표어를 쓰거나, 파괴하려 했다.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는 일을 막기 위하여 이렇게 많은 도구를 써서 막았다는 것이다.

 

장자석을 보면 풍경구의 길은 끝난 셈이다. 만일 다시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새로 만든 조교와 목교가 있다. 풍경구를 떠났다가 그 길로 되돌아와야 한다. 더 깊은 곳까지 개발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풍경구는 길을 만들기도 쉽지 ㅇ낳겠다고 여겼다. 왜냐하면 말로 돌과 모래를 싣고 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신기한 돌은 정말 너무 깊이 숨겨져 있다.

 

풍경구가 문을 닫을 때, 지는 해 속에서 봉미운(鳳尾雲)이 우리를 배웅했다. 필자가 이 광세기석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 

봉미운

나온 후에 풍경구의 출입구에서 돌연 발견했다. 원래 나는 이 고풍수(古楓樹)를 놓치고 지나간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어두워져서 비(碑)의 글자는 이미 선명하게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비명은 "고풍비기(古楓碑記)"이고 거기에 쓰여 있는 몇 마디는 아주 분명했다: "...풍경구를 건설하기 전날 바람도 없고 비도 없는데, 고풍(오래된 단풍나무)가 스스로 갈라졌다. 향민들과 관광객들이 안타까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아! 허리가 굵어서 둘레가 이 정도인데, 어떻게 가를 수 있고, 어떻게 갈라진단 말인가? 그러나, 누군가 와서 말하기를 지금 낭마협곡이 석파천경하여 천서(天書)가 세상에 나타나, 풍경구를 건립하는데 이 나무가 길을 막고 있으니, 반드시 꺽어야만 했고, 이것은 새로운 길상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와서 그 기이함을 보려는 사람이 많고, 나무를 둘러싸고 구경하면서 고풍수의 허리가 끊어진 곳을 보면 이 나무는 이미 벌레가 가득하고, 극도로 썩어 있어서, 끊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논리에 맞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어찌하랴. 애석하지만 어떡하랴. 다시, 여러 현명한 사람들이 이 곳에 와서 모두 말하기를, 나무가 얼마나 크든지, 뿌리가 얼마나 튼튼하든지, 허리가 얼마나 굵든지, 나이가 얼마나 많든지간에 몸이 부패하면, 반드시 절개를 지키기 어렵다. 교훈, 교훈! 아, 무릇 물건은 모두 볼 만하다. 보라. 허리가 끊어진 곳에 다시 싹이 나지 않는가? 슬픈가? 기쁜가?..."

갈라진 고풍수

핑탕현 장부향은 심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진정으로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다:

산부재고(山不在高), 유선즉명(有仙則名)

수부재심(水不在深), 유룡즉령(有龍則靈)

산은 높아야 명산인 것이 아니라, 신선이 있어야 명산이다.

물은 깊어야 영험한 것이 아니라, 용이 있어야 영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