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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회/중국의 사회

청화대학교수 쑨리핑(孫立平): 중국의 현재 가장 급박한 세가지 문제.

by 중은우시 2022. 1. 18.

작자: 쑨리핑, 1955년 5월 7일생. 청화대학 사회학과 교수

 

현재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눈앞에 닥친, 가장 급박한 일이 무엇인가?

 

가장 허(虛)한 층면을 보자면, 3방면이다: 첫번째는 국가의 방향감이다. 두번째는 엘리트와 상층의 안전감이다. 세번째는 백성의 희망감이다.

 

1

 

지금이 아마도 개혁개방 30년이래 가장 사람들을 곤혹하게 만드는 시기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초조하고 곤혹한 심정을 가지고 중국의 개혁과 미래방향에 대하여 토론하고 있다.

 

최근 나는 계속 말해왔다. 요 몇년간이 아마도 중국개혁개방 30여년이래 가장 사람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시간일 것이라고, 그리고 이런 곤혹스러움은 원래와 약간 다르다고.

 

과거의 30여년간에도 우리는 곤혹스러운 적이 있었다. 다만 그때의 곤혹은 우리가 아주 명확한 길을 가고 있었고, 다만 중간에 곤란을 만나고, 장애를 만났을 뿐이었다. 곤란과 장애를 만났지만 우리는 마음 속으로 명확히 알았다. 이들 곤란을 극복하고, 장애를 제거하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길이 아주 명확했었다.

 

다만 이번은 약간 다르다. 이번은 마치 우리가 고비사막에서 차를 몰고 가는 것같다. 앞의 길이 원래 명확했는데, 가다가 보니 없어진 것이다. 앞에는 모래언덕이 있고, 바퀴자국은 서로 다른 여러 방향으로 나 있다. 바퀴자국도 어떤 것은 깊고, 어떤 것은 얕다. 어느 길이 옳은 길인지 어느 길은 막힌 길인지 어느 길은 아예 길이 아닌지. 지금 우리는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2

 

개혁보다 더욱 현실적이고 더욱 눈앞에 닥치고 더욱 긴박한 문제가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전례없는 곤혹한 상태에 놓였다. 어떻게 이들 곤혹을 다루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이 곤경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오늘 여러분과 얘기할 것은 이것이다. 그중 가장 핵심단어는 바로 '개혁'이다.

 

다만 나는 여러분이 이런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 설사 가장 구체적이고 가장 눈앞에 닥치고 가장 현실적인 일부 개혁도 사람들에게 우리에게서 아주 멀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라고 느끼게 만든다. 더더구나 더욱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개혁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 장기적이고 심층척인 개혁은 마치 꿈속의 환상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건 무엇을 설명하는가? 개혁의 앞에 다른 것이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개혁은 얘기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중국의 개혁이 시작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사상해방운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상해방운동이 없었다면, 이후의 30년 개혁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유사한 문제에 부닥쳐 있다.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눈앞에 닥치고, 가장 긴박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개혁은 얘기할 수가 없다.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눈앞에 닥치고, 가장 긴박한 문제는 무엇인가? 나는 가장 허한 층면에서 얘기해보겠다. 바로 세 가지 방면이다: 첫째는 국가의 방향감이고, 둘째는 엘리트와 상층의 안전감이고 셋째는 백성의 희망감이다.  내 생각에 이 세 가지 방면에 가장 기본적인 답이 없고 가장 기본적인 틀도 없다면 개혁은 얘기할 수가 없다.

 

3

 

가장 관건적인 것은 국가의 방향감이다.

 

현재 모두가 경제의 불경기에 초조해하고 있다. 내가 다녀본 많은 지방에서는 명백하게 느끼고 있다. 아주 궁벽한 곳까지도 이런 불황은 분명하게 나타난다. 다만 실제로, 현재는 경제불황의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불황의 배후에 사회가 멈추고, 체제가 멈추고, 심지어 정부까지도 멈추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멈추었다는 것은 과장된 말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천천히 돌아간다는 것이다. 어떤 곳은 분명하게 겉으로는 돌고 있지만 실제는 멈추어 있거나, 헛된 것은 돌고 있지만, 실질적인 것은 멈춰 있다. 당장을 베껴쓰기같은 것은 요란하게 벌어지고 있지만, 경제사회발전에 관련되는 실질적인 일들은 아주 느리게 돌아간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이는 반부패로 인한 태업현상이라고. 필자의 생각에 그런 요소도 있지만, 완전히 그런 요소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어떤 간부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일을 벌이면 잘못된다.

 

이것은 무엇을 설명하는가? 국가의 방향감문제이다. 과거 30년의 개혁개방과정에서, 우리는 순조로울 때도 있었고, 순조롭지 않을 때도 있었다. 다만 순조로울 때나 순조롭지 않을 때나 혹은 좌절을 겪을 때도 국가의 방향감, 즉 국가가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의 문제는 한번도 모호한 적이 없었다. 어느 방향으로 갔는가? 현대화의 방향으로 갔다.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의 방향으로 갔다. 정치사회는 민주, 법치의 방향으로 갔다.

 

다만 최근의 한동안 이런 방향감이 약간 모호해져 버렸다. 이것이 허한 문제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단순히 경제에 미치는 영향만 보더라도 아주 분명하다.

 

이 방향감은 가장 중요하다. 만일 중국이 현재 국가의 방향감을 명확히 하지 못하면, 무슨 개혁, 무슨 전환도 얘기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가장 먼제 방향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방향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이치로 따져서 뭐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니다. 18대이후 우리는 두 번의 아주 좋은 회의를 개최했고, 두 개의 아주 좋은 문건을 내놓았다. 하나는 3중전회의 전면심화개혁에 관한 문건이고,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였다. 국가통치구조의 현대화를 실현하고, 시장의 결정적작용을 발휘하는 것. 다른 하나는 4중전회로 법치, 법에 따른 지배이다. 문제는 진정 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4

 

국가방향감과 연결된 것은 엘리트와 상층의 안전감이다.

 

법률의 의미에서 보자면, 인격의 의미에서 보자면,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 이것은 당연히 맞는 말이다. 다만 동시에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서로 다른 사람은 능력도 서로 다르다. 무엇이 좋은 사회인가? 좋은 사회는 가장 일 잘하는 사람들이 나서게 만들고 그들이 규칙을 따르게 해서 그들의 사회에 유리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개혁개방 30년과 개혁개방이전을 비교하면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바로 이것이다.

 

과거 30여년간, 중국경제는 급속히 발전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다만 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일잘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다. 경제와 사회의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몇년간, 국가의 방향감이 모호해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은 상당한 엘리트들이 떠난 것이다. 자금은 해외로 유출된다. 현재 떠나는 현상이 가장 명확한 것은 첫째 돈있는 사람, 둘째 지식있는 사람이다. 심지어 일부 아주 온화하고 체제에 동조하는 사람까지도 모두 떠나고 있다. 떠나지 않은 사람들은 불안해 한다. 그 배후에는 바로 엘리트들의 안전감문제가 있다.

 

나는 기업가들과 적지 않게 접촉한다. 그들은 사업가로서 그리고 직원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책임지고 있으니 당연히 기업경영에 노력하고, 기회를 찾고자 노력한다.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은 단기적인 기회라는 것이다. 장기적인 계획, 장기적인 투자는 고려하지 않으려 한다. 왜 그런가? 왜냐하면 이 사회가 어떻게 갈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고, 심지아 자신의 재산안전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재 경제가 곤경을 벗어나려면, 엘리트, 상층의 안전감이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안전감의 가장 기본적인 보장은 법치이다. 임시적인 정책적인 조치, 심지어 일부 민영기업을 중시하는 조치들로는 이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5

 

백성들의 희망감을 파괴시켜서는 안된다.

 

18대를 전후하여, 백성들은 희망에 차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전의 한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문제는 이미 누적되어 있었다. 어떤 것은 이미 되돌리기 힘들 정도였다. 사람들은 새로운 지도자들이 나타나서 박력있게 이 문제를 처리하기를 바랬다. 18대이후, 호랑이를 때려잡고, 부패를 척결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희망을 보았다. 

 

다만 보아야 할 것은 최근 1,2년간 사회의 심리상태, 백성의 심리상태에 미묘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반부패에 대하여도 여러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은 다시 경제주기와도 만났다. 나는 최근 한 지방에 갔고, 농촌도 있었다. 내가 본 것은 상당한 지방에서 작년 농민의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허베이는 작년 옥수수의 생산량이 1.2위안에서, 작년에는 겨우 7마오에서 8마오사이였다는 것이다. 농민의 수입을 어떻게 해야 증가시킬 수 있을까? 관련보도에 따르면, 작년에 식량가격만으로도 농민의 수입은 1천여억위안이 감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의 경제형세를 보면, 농민의 농민공수입도 크게 증가할 수 없을 것이다.

 

도시는? 생산능력이외에도 수백만명의 직업전환 심지어 실업문제가 나타났다. 객관적으로 말해서, 이번에 관련되는 인원은 1990년대중후반때보다는 적다. 정부의 여건도 그때보다 낫다. 다만 어쨌든 수백만명의 생계가 걸려있는 문제이다.

 

6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명확하고 안정적인 예상을 하게 해주어야 한다.

 

위의 이런 문제는 미래의 예상문제이다. 사회전환기에 미래에 대하여 명확하고 안정적인 예상을 하게 해주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예상문제는 중국사회전환의 역사맥락을 보면 분명해진다. 나는 개혁이 지금 더 나아갈 수 없고, 멈추었다는 주장에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 우리가 현재 직면한 상황은 과거 두 번의 30년의 길을 기본적으로 완주했고, 그 잠재력도 이미 모두 발휘되었다. 나는 두 30년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는 그런 민감한 문제는 건드리고 싶지 않다. 나는 그저 이런 말을 하고 싶다. 객관적인 상황으로 보면, 이 두 개의 30년의 잠재력은 이미 모두 발휘된 것이다. 현재는 간단하게 어느 30년의 길을 걸을 것이냐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사회는 새로운 30년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새로운 30년은 과거의 그 두번의 30년은 진지하게 반성하는 기초 위에서 건립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초월적인 이념을 내놓아야 한다. 이 이념은 당연히 과거 두 번의 30년의 계승이자 초월이어야 하고, 13억인구의 이익을 실현하는 최대공약수여야 한다. 당연히 인류의 보편적가치도 반영해야 하고, 인류의 진보라는 공동된 방향도 실현해야 한다. 요 몇년 나는 계속하여 공평과 정의의 문제를 강조해왔다. 그것은 바로 이 문제를 토론하고 싶어서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