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경제/중국의 산업

"헝다(恒大)위기" 분석

중은우시 2021. 9. 17. 22:46

글: 사전(謝田)

 

대륙의 부동산대기업 헝다집단이 채무위기에 빠졌다. 파산, 폭뢰(爆雷), 도산, 청산등의 얘기가 계속 흘러나온다. 국내외의 관찰가들은 모두 의식하고 있다. 9월초 베이징의 천안문광장에 '블랙스완'이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깜짝 놀라면서 모두 중국경제의 '회색코뿔소'가 언제 도래할지를 예상해보고 있었다. 과연 하늘의 예고는 이렇게 빨랐다. 블랙스완은 북방의 정치중심지에서 나타났지만, 겨우 며칠이 지나고나서 회색코뿔소가 남방의 경제중심지에 등장해버린 것이다!

 

신을 믿지 않고, 초자연의 역량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런 '우연'에는 놀랄 수밖에 없다. 이런 사실 앞에서 침중한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헝다집단과 중국의 부동산업계는 명실상부하게 중국경제의 회색코뿔소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부동산버블의 파괴는 사람들이 일찌감치 예견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발생확률이 높은 것이었다. 그러나 부동산버블의 파괴가 주는 충격은 깜짝 놀랄 정도이다. 중국경제전체의 붕괴를 몰고 올 수 있다. 심지어 중공정권의 와해까지도 불러올 수있다.

 

중국 부총리 류허는 베이징의 국무원회의에서 헝다집단이 직면한 재무곤경을 '유동성문제'라고 규정했다. '부도'가 아니라. 이는 중국당국이 헝다를 파산절차로 들어가게 할 것을 의미하는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당국이 자금지원을 해주든말든, 인수준비를 하든 말든 전체 부동산업계의 파멸을 막기 위해서는 구하든 구하지 않든 그 댓가가 엄청나게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오늘날의 중국은 확실히 헝다사건에서 심각한 위기에 빠져버렸다고. 이 위기의 끝은 '가장 좋은 것'과 '가장 나쁜 것'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나쁜 것'과 '더욱 나쁜 것'의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다.

 

당연히 '가장 좋은 것'과 '가장 나쁜 것'은 상대적이다. 경제현상, 비지니스현상, 재산의 이전, 업계의 구조조정으로서, 어떤 일이 발생하든지간에 분명 일부 사람은 이익을 얻고, 다른 일부 사람은 손해를 볼 것이다. 어떤 사람은 득을 보는데 어떤 사람은 재앙을 맞이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건물에서 투신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술잔을 들어 건배를 외칠 것이다. 거기에는 중국 현정권인물의 이익, 헝다집단의 고위층, 백수투(얼굴마담)의 이익, 헝다집단 백수투의 자금주, 막후조종자, 중국 전정권인물의 이익, 헝다집단 보통주주의 이익, 헝다집단 채권자의 이익, 광둥과 선전지방정부의 이익, 헝다금융투자피해자들의 이익, 거시적으로 보면 중국일반백성의 이익이 관련되어 있다.

 

이런 복잡다단한 이익집단들로 인하여 이해간계는 아주 복잡해졌다. 헝다회사에 유리한 것은 아마도 중국 전정권의 어느 지도자가족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다만 헝다집단의 이익은 아마도 완전히 중국 현정권, 권력자들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는 않을 것이다. 시진핑은 아마도 헝다를 구하려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기회를 잡아 우량자산을 분리시켜, 장쩌민일가, 덩샤오핑일가, 쩡칭홍일가의 영향을 제거할 수도 있다. 다만 완강한 저항에 부닥치면, 아마도 헝다를 포기할 수도 있다. 졸을 버려 장수를 보호하는 것이다. 헝다를 파산하도록 놔둬서 마지막에는 옥석구분(玉石俱焚)될 것이다.

 

베이징이 만일 헝다를 접수하지 않고, 혼자 알아서 살아남든지 죽든지 하도록 놔둔다면, 헝다의 위기는 아마도 중국당국이 넘을 수 없는 수렁이 될 것이다. 헝다가 중국경제에 미칠 충격은 어느 정도일까? 중국당국은 작년 8월 중국의 부동산기업들에 대하여 '3가지 레드라인'을 제시하여 은행의 부동산기업에 대한 대출을 제한했다. 세 가지 레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산부채율(예수금제외)이 70%이하, 둘째, 순부채율이 100%이하, 셋째, 현금단기채권(Quick Ratio)가 1배이하. 헝다는 어떠한가? 이 세 가지 레드라인에 모두 걸려버렸다.

 

부동산기업중 3가지 레드라인에 모두 걸린 경우(홍색기업)는 은행대출을 받을 수 없다; 2가지 레드라인에 걸린 경우(오렌지기업)는 부채증가가 매년 5%를 초과할 수 없다; 1가지 레드라인에 걸린 경우(황색기업)는 채무규모의 증가속도가 매년 10%를 초과할 수 없다; 설사 재무상황이 가장 건강한 경우(녹색기업)라 하더라도 은행대출증가규모는 매년 15%를 초과할 수 없다. 중국에서 가장 큰 15개의 부동산기업중에서 10개는 모두 서로 다른 정도로 레드라인에 걸렸다. 그들의 부채율은 50%에서 150% 사이이다. 5개의 기업은 레드라인에 걸리지 않았는데, 부채비율은 개략 30%에서 60%사이이다. 다만, 이런 부채비율의 계산은 모두 현재 심각하게 버블이 끼어있는 자산가격을 가지고 진행한 것이다. 만일 중국의 부동산시장에서 헝다의 파산청산과 처분으로 가격붕괴가 일어나게 되면, 모든 기업의 부채비율은 신속히 상승할 것이고 모조리 부채비율에서 100% 내지 200%를 돌파할 것이고, 중국당국이 정해놓은 레드라인을 밟아버리게 될 것이다.

 

헝다는 한때 잘나갔다. 그것은 중국버블경제의 축소판이었다. 헝다는 부동산에서 선두이면서 축구팀, 광천수, 전기자동차사업, 그리고 자금모집으로 악명이 자자한 이재상품(헝다재부)도 가지고 있다. 헝다는 2주전에 2021년 상반기 재무제표를 공시했다. 부채총액이 1.97조위안에 이른다고 확인되었는데, 이는 중국의 1년 GDP의 개략 2%에 상당한다. 헝다의 골치는 기실 작년 9월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헝다는 전국에서 30%할인판매행사를 진행했고, '채권의 주식전환'을 통하여 1,400억위안의 채무를 줄였다. 그후 헝다는 기본적으로 동쪽 담장을 허물어 서쪽 담장을 수리하는 식이었다. 비록 토지 2.93억평방미터를 보유하고 있고, 전국 223개 도시에서 778개의 건설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들 프로젝트는 모두 중단상태이고, 공사대금이 많이 밀려 있다. 헝다의 총부채는 1.967조위안으로 155개 은행이 관련되어 있다. 이자지출은 하루에 3억위안이다. 그런데, 현금은 860억위안밖에 없다. 헝다의 부동산분쟁사건도 1만여건에 달한다.

 

헝다의 창업은 사람들이 표면적으로 보는 것처럼 그렇게 빛나는 것이 아니었다. 무슨 맨손으로 회사를 일으켜 신속히 돈을 번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는 중국의 대다수의 부동산기업이 모두 1992년 중국정부에서 국유기업개조를 시작할 때 창립되었다. 그들의 창립은 모두 국유자산을 전면적으로 권력귀족들에게 넘기면서 시작된 것이다. 중국의 기득권자들이 공공연하게 국가의 재산을 차지한 것과 발걸음을 같이 했다. 이들 부동산기업의 대다수는 1990년대중반에 세워진다. 그후에 중국고관, 권력귀족의 뒷배경과 꽌시를 이용해서 대규모로 토지를 구매하고, 사적으로 이익을 주고 받았다. 그후 10년이 지나서 2000년대 중반부터, 속속 홍콩에 상장하여 자금을 모집한 후 홍콩에서 대거 홍콩부동산을 사들인다. 다시 고개를 돌여 중국대륙에서 부동산사업을 진행한다. 쉬자인(許家印)이 다른 중국권력귀족의 백수투(얼굴마담)들과 다른 점이라면, 그 자신이 중국의 고위간부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전국정협의 상위로 정부장(장관)급의 대우를 받는다. 쉬자인은 스스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헝다와 나 쉬자인의 모든 것은 당이 준 것이다" 확실히 그러하다. 헝다는 최근 들어 누계 1,000억위안의 이익배당을 실시했는데, 쉬자인은 그중 7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 돈은 대부분 그를 통하여 다시 배후의 중국권력귀족들 수중으로 들어갔다.

 

중국부동산기업의 이윤율은 일반적으로 10%가량이다. 헝다가 해외에서 발행한 달러표시회사채의 연이자는 12%, 20%, 심지어 36%에 달한다. 이는 완전히 고리대이다.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제로이자율 심지어 마이너스이자율이고, 홍콩의 대출이자율도 1%이하인데, 헝다의 홍콩에서의 회사채이율은 물경 10%에 달하는 것이다.

 

베이징이 만일 헝다를 접수한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들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헝다 한 회사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헝다를 접수하면, 헝다는 높은 비율의 레버리지, 고채무방식의 확장, 차입한 돈으로 이익을 배당하고 현금화하는 것으로 성장했는데 이런 기형적인 발전모델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수백개의 대형부동산기업의 배후에있는 중국파벌역량의 지원하에 속속 동일한 대우를 요구할 것이고, 당국을 골치아프게 할 것이다. 그리고 갈수록 심해질 것이고, 채무규모는 더욱 팽창하게 될 것이다. 결국 부채를 얻어 이익배당을 해야 하고, 자산을 빈껍데기로 만들게 될 것이며, 마지막에는 중앙정부도 헝다처럼 만신창이가 되어버릴 것이다. 

 

중국당국이 '일시동인(一視同仁)'하여 속속 부동산기업을 접수하게 되면 분명 중국부동산의 버블을 계속 확장될 것이다. 이는 위험을 더욱 키우는 꼴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위기를 약간 늦추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헝다의 이번 위기는 이미 중국경제의 반벽강산을 흔들어 놓았다. 여기에 수십개의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다면, 위기를 늦춘 결과는 더욱 참혹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다음번 붕괴는 더욱 빨리 올 것이고, 더욱 시급하게 올 것이며, 더욱 빈번하게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붕괴후의 손실은 더욱 클 것이기 때문이다.

 

헝다가 만일 무너진다면, 분명히 '나비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일련의 악영향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백만의 건축노동자들이 실업하고, 급여를 받지 못해서 시위를 하여 사회문제화될 것이다. 공급업체들은 대금을 받지 못해 속속 파산할 것이고, 이미 계약금을 지급한 주택피분양자들도 권리를 지키기 위해 나설 것이다. 헝다의 이재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은 헝다 고위층의 내부거래를 고소할 것이고, 수백개의 은행은 버블이 잔뜩 낀 가격으로 유지하던 담보자산을 헐값에 처분하면서 불량대출을 떠안게 될 것이다. 이는 중국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항간의 소문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5가지 수단"으로 헝다를 구해줄 수 있다고 한다. 첫째는 국유기업이 직접 인수하는 것이다. 둘째는 정부가 협조하여 다른 민영기업이 인수하는 것이다. 국유자본은 소량 참여한다. 셋째는 헝다 산하의 서로 다른 프로젝트를 분할하여 매각하는 것이다. 넷째는 정부가 협력하여 채권의 주식전환 혹은 만기연기를 해주는 것이다. 다섯째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소문만 내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완화할 것이라고 하는 것이며, 그렇게 되면 부동산투기꾼들이 스스로 부동산을 구매하게 될 것이다.

 

이 다섯가지 수단은 기실 모두 진정한 수단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아무 쓸모가 없다. 다섯번째의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중국당국이 포기하는 것이다. 포기의 결과는 바로 위에서 언급한 '나비효과'이다. 결국 부동산시장의 전면적인 붕괴를 가져올 것이다. 첫째 수단은 위에서 언급한 정부가 접수하는 것이다. 그 폐단은 이미 얘기한 바 있다. 세번째의 분할매각이 만일 가능하다면 헝다는 일찌감치 그렇게 했을 것이다. 오늘날 이런 지경에 이르기까지 기다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 정말 가격을 낮추어 매각하게 된다면, 결국 가격붕괴가 일어날 것이고, 다른 기업과 전체 업계를 무너뜨려버릴 것이다. 네번째의 채권주식전환과 만기연장은 이전에 이미 여러번 사용했다. 사용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날의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리고 인민폐채무는 아마도 신채무를 일으켜 구채무를 갚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외화채무는? 방법이 없다. 중국은 국고의 외환보유고를 꺼내서 이들 부동산기업의 외채를 갚도록 도와줄까? 외환보유고는 중국정부의 목숨줄이자 돈줄이다. 그들은 이렇게 할만큼 충분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해주지도 않을 것이다.

 

헝다의 재무상황은 중국경제의 축소판이다. 헝다의 파멸믈 시진핑당국이 도와줄지 말지는 중국 내부투쟁의 요소도 관련된다. 헝다는 확실히 중공전지도자 장쩌민, 쩡칭홍, 심지어 등소평가족의 것이다. 시진핑이 만일 장쩌민, 쩡칭홍일파에 타격을 가하고자 한다면, 아마도 "사람은 내쫓고 재산은 남기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백수투(얼굴마담)이 문제가 생기면 버리면 된다. 돈만 남겨두면 된다. 즉 쉬자인은 토사구팽당하고, 희생되는 것이다. 일반백성이 헝다의 대부분 손실을 떠안고 말 것이다. 그중 가장 우수한 자산, 장쩌민, 쩡칭홍일파의 재산은 아마도 시진핑의 통제범위내로 옮겨갈 것이다.

 

중국백성들에게 가장 좋은 결말은 아마도 중국부동산의 거품이 하루빨리 꺼지는 것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레드드레곤의 돈주머니가 터질 것이고, 중국의 경제기초가 무너질 것이다. 중국부동산시장의 버블은 결국 꺼진다. 버블이 꺼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만일 오늘 버블이 꺼진다면, 1990년대의 일본과 같이 한동안의 진통을 겪을 것이다. 다만 중국의 부동산가격은 점차 정상으로 회복될 것이고, 진정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게 될 것이다. 그건 나쁜 일이 아니다.

 

헝다의 골치는 회사고위층이 계속하여 한편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으면서, 한편으로 이익배당을 한 것이다. 백수투로서 중국권력귀족들이 돈을 가져가도록 도와준 것이다. 중국은 헝다사건에서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위기의 마지막에 중국정부가 직면해야할 것은 가장 나쁜 결과와 더욱 나쁜 결과 사이에서의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