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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스포츠

깐쑤(甘肅) 마라톤사건의 배후

by 중은우시 2021. 5. 24.

글: 진사민(陳思敏)

 

5월 22일, 깐쑤산악마라톤이 악천후를 만나 100킬로미터 울트라마라톤조의 참가선수 172명 중에서 21명이 동사했다. 불행을 당한 이들 중에는 반이상이 백전노장의 프로마라톤선수이거나 최고수준의 선수들이다. 그중에는 중국대륙 울트라마라톤기록보유자 량징(梁晶), 전국장애인운동회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관쥔(黃關軍)이 포함되어 있다.

 

기실 반달전에, 이미 두 건의 마라톤에서 사망사고가 있었다. 5월 6일, 윈난(雲南) 자오통(昭通)의 우멍산(烏蒙山)에서 열린 울트라마라톤대회의 참가선수인 양리제(楊立傑)가 경기중 "체온저하(失溫)와 환각(幻覺)"이 나타났고, "응급구조과정에서 산이 무너져 구조의 골든타임을 넘겨" 불행히도 목숨을 잃었다. 5월 7일, 깐쑤 과저우(瓜州) 고비사막도전대회에서 상하이의 한 그룹경영진이 경기과정에서 심장이 갑자기 정지하여 응급조치를 취했으나 구하지 못하고 불행히도 목숨을 잃고 맗았다.

 

깐쑤마라톤에서 사고가 발생한 후, 5월 23일, 하루에도 2개의 마라톤대회가 있었다. 그것은 긴급취소된 저장(浙江) 모깐산(莫干山)산악마라톤대회와 예정대로 개최된 베이징 도시부도심마라톤이었다.

 

중국 매체의 불완전한 통계에 따르면, 금년 5.1연휴기간동안(5월 1일에서 5월 5일), 전국에서 최소한 15개의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이전인 4월 24일에는 베이징 하프마라톤에 약 1만명이 참가했고, 4월 19일의 후이안(淮安)마라톤은 중공의 건당을 경축하기 위하여 달렸다.

 

이전의 데이타를 보면,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대회가 잠정적으로 중단되었다. 중국육상협회가 발표한 <2019년 중국마라톤청서>를 보면, 2019년 전국의 마라톤관련대회는 이미 2018년의 1,581건에서 2019년에는 1,828건으로 늘어났다. 2019년 11월 3일을 예로 들면, 텐안먼광장등 전국각지에서 13건의 마라톤경기가 동시에 시작되었는데, 이 숫자는 2010년 전국에서 1년간 개최된 마라톤경기의 수량이다. 2019년에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선수가 712만5600여인/회에 이른다.

 

방대한 비지니스기회로 국내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국내마라톤대회는 대부분 스폰서의 자금지원으로 대회를 열 수 있다고 한다. 스폰서의 돈을 받는 것 외에 대회운영자는 일반참가선수들에게서 돈을 받는 것도 잊지 않는다. 거리의 길이에 따라, 서로 다른 대회의 참가비는 서로 다르다. 2018년의 데이타를 보면, 참가비는 80위안 내지 240위안이다. 사람이 몰리면 돈이 몰린다. 2019년에는 7백만이상의 사람들이 마라톤경기에 참가했고, 참가비수입만 10억위안이 넘는다.

 

이번 깐쑤마라톤에서 구체적인 참가자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3개조의 참가비는 각각 다음과 같다: 산악건강마라톤 1인당 30위안, 21킬로미터 산악마라톤 1인당 100위안, 100킬로미터 산악마라톤 1인당 1,000위안.

 

마라톤대회 1개를 개최하면, 대회운영자가 돈을 버는 외에, 지방에 식당과 관광업등도 번성하게 된다. 공개된 보도에 따르면, 2015년에 베이징마라톤의 1일 수익은 3천만위안에 가까웠다. 그리고 2018년 샤먼마라톤이 샤먼시에 가져다준 직간접 경제수익은 2.91억위안에 달한다. 이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왜 전국각지에서 마라톤대회를 개최하는데 열중하는지.

 

이번 깐쑤산악마라톤은 관광지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즉 대회장소인 바이인시(白銀市) 징타이현(景泰縣) 황하석림풍경구(黃河石林風景區)를 선전하기 위해 개최한 대회인 것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민간이 대회를 조직하는 것과 달리, 중국의 마라톤대회 개최권은 정부의 손에 쥐어져 있다. 즉 이 방대한 마라톤비지니스기회는 보통사람들이 가지기 어려운 것이다.

 

중앙기관으로 말하자면, 육상협회가 다수의 대회 주관측이다. 육상협회는 합자로 설립한 중아오루파오(中奧路跑)는 베이징마라톤 개최를 책임질 뿐아니라, 자주 지방의 대형마라톤대회의 운영권도 취득한다. 예를 들어, 중공의 건당10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한 후이안마라톤은 중아오푸파오가 운영권을 낙찰받았다. 낙찰금액은 800만위안이다. 지방에 있어서는 대회주관자가 지방정부이다. 대회운영자는 대부분 지방국유자산관리위원회가 지배하는 회사가 운영을 책임진다. 설사 민간기업이라 하더라도, 정부와 관련이 있다.

 

이번 깐쑤마라톤은 깐수성 바이인시위, 시정부가 주관했고, 징타이현이 개최했다. 대회운영은 깐쑤셩징(晟景)회사가 책임진다. 매체에서 공개한 등기정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설립된지 2년이 되지 않았고, 정부입찰자료에 따르면 4년내에 이미 5건의 마라톤대회를 운영했다. 이 회사는 여러 건의 정부용역을 맡아서 하고 있다.

 

5월 23일, 사고기자회견에서, 바이인시위부서기, 시장 장쉬천(張旭晨)은 이렇게 말한다. 이 사건은 일부 기상돌변으로 발생한 공공안전사건이다.

 

여러 매체와 여론은 보편적으로 악천후는 피할 수 없지만, 안전보장은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산악마라톤대회에서 사망자가 이렇게 많아진 것과 사망자비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악천후로 인한 '천재'만이 아니라, 실제로는 주관측의 극단적인 직무유기로 인한 '인화'라고 봐야 한다.

 

깐쑤의 이번 마라토에서 죽은 사람은 지진으로 죽은 사람보다 많다. 주관자인 바이인시당국은 생명을 경시했고, 기상예보에 따라 대회를 취소하지도 않았다. 이번 사태로 인해 사망한 장애인마라톤금메달리스트 황관쥔의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농아였다. 살려달라는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대회참가자들의 생명, 건강을 경시한 마라톤을 얘기하자면 베이징시정부를 얘기해야 한다. 베이징의 기상대가 홍색황삭경고를 내린 5월 23일 대부분의 지역은 미세먼지가 가득했다. 가시거리가 3킬로내지 5킬로였다. 베이징마라톤은 23일 당일 여전히 대회를 진행한다. 만명이상의 선수는 스모그와 황사가 몰려온 날씨에서 달려야 했다. 베이징당국은 이미 전과가 있다. 예를 들어, 2014년 베이징국제마라톤에서 당시 PM2.5수치가 한때 300이상으로 올라갔다(정상수치는 30-35이다). 전체 경기는 마치 구름 속에서 달리는 것같았다. 더더욱 일부 사람은 완전무장을 해서, 방독면을 쓰고 달렸다. 이에 대하여 베이징의 네티즌은 통렬하게 비판했다. 주관측은 분명히 기상예보에서 스모그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대회를 강행했고 연기하지 않았다. 이는 선수의 건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조치이다. 중국의 '스모그마라톤'으로 전세계에 체면이 땅바닥에 떨어져 버렸다.

 

관련통계를 보면, 2015년 당시 베이징등지에서 마라톤을 개최하면 이익율이 약 60%였다. 거의 배를 버는 것이다. 지금은 더 높으면 높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보면 육상협회, CCTV가 공동주관하는 '분포중국(奔跑中國)'에 2021년에도 이미 24개의 대회가 들어 있다. 아마도 2018년 30개의 기록도 깨버릴 것같다.

 

중국정부는 중국마라톤을 이렇게 발전시킨 주요 추진자이다. 소위 '달리기경제'는 위로는 중앙육상협회부터 아래로는 각지방정부까지 독점사업이 되었다. 다만 국내매체는 이렇게 지적한다. 공리적이고 투기적인 행위로 원래 건강을 향상시켜야 하는 마라톤대회가 모양이 바뀌어 버렸다. 이로 인하여 '대신달리기', '급사'등이 나타났다. 이는 전국 마라톤대회의 난맥상중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