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손란(孫瀾)
예선선에서 1위를 한 5명의 선수가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중 1명은 중국기록과 아시아기록을 갈아치운 선수이다. 9월 26일 전국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런 황당한 일막이 연출되었다. 원인은 기이하다: 체력측정의 성적과 경기성적을 연결시켜, 체력측증에서 8위안에 든 선수만이 결선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술한 5명의 경기성적이 출중한 선수는 중국체육총국이 하달한 체력측정에 관한 최신규정에 따라, 결선진출자에서 배제되었다. 전공분야 성적이 아주 우수한 선수가 체력측정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도태되는 것은 스포츠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는 중국스포츠계와 여론계에 큰 논쟁을 불러왔다.
여자 1,500미터 자유형예선에서 랴오닝 하오샤팀의 선수인 왕젠자허(王簡嘉禾)는 15분 45초 59의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하여 일거에 중국기록과 아시아기록을 갈아치웠다. 보도에 따르면, 이 성적은 그녀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성적이다. 2위보다도 29초나 앞섰다. 여기서 한가지 언급할 일은 이 종목의 종전 아시아기록도 역시 왕젠자허가 보유하고 있었다. 예선이 끝난 후, 왕젠자허는 자신의 체력측정점수가 높지 않아서, 결선에 나갈 수 없을 것같다고 말한다. 이번 대회규정은 예선성적 16위이내의 선수중에서 체력측정성적 8위내의 선수가 결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체력측정성적이 동일하면, 예선성적이 좋은 선수가 결선에 진출한다.
한 수영코치의 분석에 따르면, 복사뼈는 수영선수에게 아주 중요하다. 수영선수는 평상시에 발을 눌러 발목관절인대를 부드럽게 풀어놓아야 한다. 이는 육상선수의 훈련방식과 정반대이다. 그리고 근육유형도 다르다. 이전에 수영선수들은 달리기를 할 때 시간을 계산하지 않았다. 천천히 달리는 것이 힘을 기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체력측정성적과 경기성적을 연결시키면서 이번 대회에서 문제가 생긴다. 위허신(余賀新), 푸위안후이(傅園慧), 위징야오(于靜瑤), 팡저(方喆)도 모두 예선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체력측정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아 결선에 오르지 못한다. 그중 위허신도 예선에서 중국기록을 달성했다.
이런 방식에 대해 중국스포츠부문의 형식주의 관료주의가 다시 드러난 것이라고 보고, 인터넷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엄청나다. 어떤 네티즌은 개혁은 실제에 맞아야 하고, 선수의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체력측정이라는 것에 대하여 토론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심하게 비난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주목해야할 점은 체력측정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예전에 체력측정성적이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전에 참여할 선수를 선발하는데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적었다.
각종 스포츠경기가 전면적으로 재개되면서, 체력측청을 두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하여 갈수록 많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체력측정을 '일도양단'식으로 모든 종목에 적용하는 것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체력측정성적을 가지고 결선진출자를 선발하는 것은 좀더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의문을 품는 점은 이렇다: 체력측정성적을 경기참가자격을 판단하는 기준과 근거로 삼는 것이 합리적인가? 스포츠종목의 특징에 근거하여 필요한 체력을 강화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더욱 과학적이지 않은가?
규정에 따르면, 경기에 참여하는 모든 선수는 수영종목을 정식 시작하기 전에, 모두 이틀간의 체력측정에 참가하여야 한다. 내용은 3천미터달리기, 30미터전력달리기, 버티컬점프, 턱걸이와 팔굽혀펴기이다. 수영예선성적이 16등내에 들면서, 체력측정이 8위내에 들어야 비로소 결선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수영운동전문가에 따르면, 이런 체력측정시험은 수영운동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심지어 수영운동선수의 신체조건과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3천미터달리기, 30미터전력달리기, 버티컬점프등은 모두 발목의 힘을 측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영종목의 특징은 수영선수의 발목관절의 유연성이다. "이것은 육상선수와 전혀 다른 점이다. 그리고 근육유형도 다르다." 한 수영코치의 말이다.
이런 현상은 수영종목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전에 진행된 전국 육상선수권대회도 마찬가지였다. 올림픽삼단뛰기 동메달리스트인 동빈(董斌), 100미터 전국운동회 동메달리스트인 쉬하이양(徐海洋), 중국단거리명장 쑤빙텐(蘇炳添)등의 선수들이 모두 체력측정을 통과하지 못해서 참가자격을 잃었다. 통계에 따르면, 이 대회에서 예선성적이 좋은데도 체력측정점수때문에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가 16명이라고 한다.
전국육상선수권대회의 체력측정시험은 딥스쿼트, 벤치프레스, 30미터전력달리기, 앞굽히기(Sit and Reach), 버티컬점프, 턱걸이, 복근내력, 배근내력, 3천미터달리기와 체지방백분율의 10개종목이다. 턱걸이와 3천미터는 수영과 육상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다만 실제로 이런 측정종목은 수영과 모든 육상종목에 적합하지는 않다.
쑤빙텐을 예로 들면 그는 3천미터의 체력측정에서 불합격했다. 이에 대하여 쑤빙텐은 이렇게 말한다: "3천미터는 천천히 달리는 유산소운동이다. 단거리선수는 역량과 폭발력훈련을 위주로 한다. 만일 장거리훈련을 너무 많이 하게 되면, 단거리근육이 장거리근육으로 바뀌어 폭발력에 영향을 주게 된다."
확실히 이처럼 스포츠과학과 규율에 어긋나는 체력측정은 선수에게 유익하지 않을 뿐아니라, 심지어 해롭기까지 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전에 중국국가대표팀에 들어갔던 2명의 농구선수는 체력측정때 허리중상과 아킬레스컨파열로 전체 시즌을 쉬어야 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중국체육총국이 체력강화훈련을 요구한 대상은 기본적으로 모든 운동이다. 특히 각급, 각류의 국가대표는 모두 포함하다. 상기(象棋, 중국식장기)부터 육상까지, 단체부터 개인까지, 수중부터 빙상까지, 운동선수들은 모두 체력측정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심지어 두뇌싸움을 벌이는 상기갑급리그에도 금년에 체력측정시험을 도입했다. 구체적으로 1천미터달리기, 제자리멀리뛰기, 앞굽히기등 종목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
체력이 운동선수에 중요하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체력을 강화하고 훈련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문제는 체력측정성적을 가지고 경기참여자격을 판단하는 근거와 기준으로 삼는 것, 심지어 올림픽선발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일까? 운동선수들은 모두 전공종목이 있다. '일도양단'적으로 체력측정을 하는 것은 서로 다른 종목의 운동규칙을 무시하는 것이다.
중국국가체육총국이 금년 2월에 통지를 내려보낸다. "추가로 기초체력훈련을 강화하고, 체력부족을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목적은 내년으로 미루어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원래의 의도는 나쁘지 않다. 다만 현재 세계스포츠계에서 따지는 것은 전공이다. 예를 들어 우수한 단거리육상선수가 우수한 장거리선수가 되어야할 필요는 없다. 우수한 수영선수가 트랙에서도 잘 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체육은 최종적으로 성적이 말을 한다. 모든 운동종목은 모두 각자의 특징과 규율이 있다. 마땅히 과학과 운동규율을 존중하는 기초 위에서 훈련과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의 체육측정시험의 항목, 기준은 모두 과학적인 논증과 개선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일도양단'격으로 추진하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다. 이는 확실히 관료주의방식이다.
스포츠는 스포츠이다. 전공은 전공이다. 관료주의가 스포츠계에 만연해서는 안된다. 중국의 스포츠부문은 현행의 정책에 반성하고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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