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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중국의 기업

하이란즈자(海瀾之家): "남자의 옷장"

by 중은우시 2020. 8. 25.

글: 재경예안(財經銳眼)

 

순이익 반토막, 재고 증가

 

'남자의 옷장' 하이란즈자는 전례없는 엄중한 시련에 부닥쳤다.

 

얼마전, 하이란즈자는 2020년 상반기의 재무제표를 발표했다. 금년 상반기 회사의 영업수익은 81.02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24.43% 감소했고, 순이익은 9.47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55.42% 감소했다.

 

이에 대하여 하이란즈자는 회사의 상반기실적이 하락한 주요원인은 우한폐렴의 영향이라고 하였다. 1분기에는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없었고, 2분기에는 점차 회복하고 있다고 했다.

 

2020년 1분기에 하이란즈자의 영업수익은 38.48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36.8% 감소했고, 2분기에는 42.54억위안응로 전년동기대비 8.1% 감소했다.

 

재무제표의 수치를 보면, 하이란즈자의 2분기 낙폭은 1분기보다 호전되었다. 다만 2020년 상반기에 순이익이 '반토막' 난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4년만에 최악의 기록이다.

 

영업수익, 순이익이 모두 하락하면서, 하이란즈자의 엄청난 재고도 여론의 촛점이 된다. 2020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란즈자의 장부상재고는 82.17억위안에 이른다. 전체 업종에서 아주 두드러진 수준이다.

 

실제로 하이란즈자의 재고문제는 계속 존재했다. 2019년말까지, 회사의 장부상 재고는 90.44억위안에 달했다. 그후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한 소수주주가 질의를 했다.

 

놀랍게도, 하이란즈자의 동사장 저우젠핑(周建平)은 그 소수주주에게 직접적으로 분노를 표한다: "아무도 하이란의 재고문제를 물을 수 없다!" "영업수익규모가 하이란즈자를 넘는 곳이 아니라면 하이란에 의문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 완전히 돈많다고 남을 업신여기는 모양이었다.

 

중소주주의 질의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이다. 하이란즈자 동사장이 과격한 행위를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저우젠핑이 이렇게 폭발하게 된 기반은 바로 하이란즈자의 독특한 비지니스모델이 있다.

 

비지니스모델에 의문이 있고, 가격하락의 지뢰가 묻혀 있다.

 

하이란즈자의 비지니스모델은 다른 의류기업과 구분된다. 이것은 성장과정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왔던 점이기도 하다.

 

후방의 공급업체에 대하여, 하이란즈자의 재고중에는 '반품가능조항'이 붙은 상품이 있다. 이는 원가로 공급업체에 반품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재고에 대하여는 가격하락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반품불능의 상품에 대하여만 하이란즈자가 가격하락리스크를 부담하는 것이다.

 

전방의 판매채널에서 하이란즈자는 '직영유사'모델의 가맹점을 개설한다. 가맹자는 자금과 점포를 내고, 가맹비는 내지 않는다. 점포영업에도 관여하지 않는다. 하이란즈자가 통일관리하고, 쌍방이 약정한 바에 따라 영업수익과 이윤을 분배한다.

 

이러한 비지니스모델의 본질은 후방의 공급업체가 재고리스크를 부담하고, 전방의 판매대리상이 점포의 초기투자금을 부담한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는 법이다. 이런 비니지스모델은 하이란즈자로 하여금 재고관리 및 가격하락분야에서 일정한 리스크가 존재하게 만들었다.

 

2020년 상반기, 장부상 재고는 82.17억위안에 달하지만, 하이란즈자는 겨우 3.75억위안만 재고가격하락준비금으로 떼놓았다. 이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원인은 하이란즈자는 재고를 두 종류로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반품가능재고와 반품불능재고.

 

재무제표의 수치를 보면, 금년 사반기, 하이란즈자의 반품가능재고는 44.17억위안이다. 반품불능재고는 39.86억위안이다. 회사는 반품불능재고부분에 대하여만 3.75억위안의 가격하락준비금을 반영시켰다. 반품가능재고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최근 들어, 공급업체는 계속 잔금을 못받을 리스크를 안으려 하지 않는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하이란즈자의 반품불능재고는 각각 24.56억, 43.24억, 42.53억위안이다. 2020년 상반기는 39.86억위안이다. 기본적으로 증가추세이다.

 

이와 동시에 하이란즈자의 반품가능재고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7년부터 2020년 상반기가지 반품가능재고가 총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7%에서 57.6%로 줄어들었다.

 

여기서 언급할 점은 반품불능재고에 대한 하이란즈자의 가격하락준비금의 적립기준이: 2년이내의 재고는 가격을 깍지 고, 2년-3년인 재고는 70%를 깍고, 3년이상은 전액을 깍는다.

 

이를 보면, 금년 상반기 하이란즈자가 적립한 3.75억위안은 아마도 이제 시작일 것이다. 앞으로 반품불능재고는 계속하여 2년의 기간을 넘어갈 것이고, 회사의 재고가격하락준비금은 대폭 상승할 것이다.

 

자금부족, 상표제거후 헐값판매

 

반품가능상품이라고 하여 공급업체가 '모두 부담'하고, 하이란즈자는 아무런 걱정이 없는 것은 전혀 아니다.

 

금년 상반기 하이란즈자의 반품가능재고는 44.17억위안에 달한다. 30%의 선급금지급비율로 계산하면, 회사는 이미 이를 위해 13억위안의 자금을 지급해놓은 것이다.

 

같은 기간, 하이란즈자의 부채는 145.6억위안이다. 그중 유동부채는 합계 116억위안으로 부채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9.6%에 이른다. 단기채무상환압력이 비교적 크다.

 

반기재무제표가 나온 후, 하이란즈자의 동사회비서는 이렇게 솔직한 말을 했다: "우리의 금년 목표는 안정적인 발전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캐시플로우를 보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자금회수를 위해 하이란즈자가 생각한 방법은 재고를 줄이는 것이다. 이럴 때 회사의 특유한 비니지스모델이 걸림돌이 된다. 오프라인점포의 이익을 보호해주기 위해, 하이란즈자는 일반적으로 상표를 떼어내고 헐값에 처리한다. 할인폭은 다른 브랜드보다 훨씬 크다.

 

여기서 설명해야할 점은 하이란즈자의 상표를 제거한 상품이 아무리 싸도, 오프라인의 판매가격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점포내의 가격은 여전히 높다. 이로 인하여 소비자들은 차라리 시즌이 지난 후 상표를 제거한 상품을 기다려서 사려고 하는 것이다. 점포로 가서 시즌중인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하이란즈자의 신상품은 잘 팔리지 않는다. '상표제거사건'의 영향을 받았을 뿐아니라, 회사상품에 혁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절대다수의 의류업체는 모두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자신이 생산하거나 가공위탁하고, 자신이 브랜드를 관리하지만, 하이란즈자는 예외이다.

 

말을 해도 아마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남자의 옷장으로서 하이란즈자는 설계를 하지않는다. 생산도 하지 않는다. 모든 상품은 공급업체가 알아서 설계하고 생산한다. 하이란즈자는 그저 '옷을 운반하는 일'만 한다.

 

최근 들어,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하이란즈자는 유행하는 패션을 중시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금방 '표절사건'에 휘말린다. 어떤 네티즌은 하이란즈자의 상품과 다른 유명브랜드의 제품과 대비하는 도면을 만들었다. 확실히 표절이 너무 심했다.

 

최고점은 이미 지났고, 미친 듯이 마케팅한다.

 

하이란즈자는 1997년에 설립되었고, 2000년 12월에 상장에 성공한다. 한때 회사의 시가총액은 800억위안에 달했다. A주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의류기업이었다. 지금 그 지위는 이미 야거얼(雅戈爾)에게 빼앗겼다.

 

주가추세를 보면, 2015년 6월, 하이란즈자의 주가는 역사상 최고수준인 19.1위안에 달한다. 2020년 7월, 하이란즈자의 주가는 연내최저가격인 5.49위안이다.

 

주가가 올랐을 때, 하이란즈자는 미친듯이 확장했다. 2016년, 하이란즈자가 새로 개설한 점포는 1000개가 넘었다. 평균 매달 100개씩을 개설했다. 정말 올인식으로 오프라인점포를 열었다.

 

미친 듯이 점포를 여는 외에 하이란즈자는 광고에 인기있는 젊은스타들을 기용했다. 인샤오텐(印小天), 두춘(杜淳)에서 린겅신(林更新)까지 큰 돈을 들여서 광고를 찍는다. 젊은이들의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하이란즈자의 판매비용은 각각 15.49억위안, 17.99억위안, 24.67억위안에 달했다. 같은 기간동안 연구개발비용은 2,504만위안, 4,902만위안, 6,774만위안에 불과했다. 매년 증가하기는 했지만, 판매비용과 비교하면 시종 3%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나치게 오프라인점포를 중시하다가, 하이란즈자는 온라인에게 이익을 낼 기회를 놓친다. 왕홍(網紅)들이 라이브로 방송하며 물건을 파는 것이 점점 인기를 얻어가는 상황하에서, 하이란즈자의 실체점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회사는 금년 상반기에 라이브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라이브판매실적은 반년보고서에 공표되지 않았다.

 

하이란즈자는 남성복을 전문으로 한다. 한 기구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소비력랭킹은 여자>아이>노인>개>남자이다. 이를 보면 남자의 소비력은 아주 낮다. 이는 하이란즈자의 주력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

 

하이란즈자의 창업자 저우젠핑은 한때 하이란즈자를 '중국판 유니클로'로 만들고 싶어 했다. 지금 보면,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난이도가 너무 높은 것같다.

 

저우젠핑은 별로 조급해 하지 않는 것같다. 그는 16억위안을 투자하여 명마관(名馬館)을 만들었다. 가장 비싼 말은 가격이 천만위안을 넘는다. 베이징의 집 1채가격에 이른다.

 

가난한 사람은 차를 가지고 놀고, 돈이 있는 사람은 시계를 가지고 놀고, 거부는 말을 가지고 논다는 말이 있다. 부호랭킹에 오르내리는 저우젠핑은 실제행동으로 자신이 '거부'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 하이란즈자는 순이익이 반토막나고, 장부상 재고가 80억위안을 넘었다. 누가 이 남자의 옷장을 정리해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