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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청 후기)

청나라 흑마장군(黑馬將軍) 탑제포(塔齊布)의 전설

by 중은우시 2020. 7. 2.

글: 두약(杜若)

 

"함풍(咸豊)연간, 청군은 흑마를 한 마리 얻는데, 이 말은 사람을 보면 발로 걷어차고, 물어버렸다. 오직 탑장군을 보자 고분고분해서 말을 잘 들었다. 적군의 추격을 받았을 때, 흑마는 땅구덩이에 몸을 숨기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청나라말기 상군(湘軍)에 탑제포(1816-1855)라는 명장이 있었다. 자는 지정(智亭)이고, 만주 팔기 상황기(鑲黃旗)출신이다. 처음에 그는 화기영(火器營) 조총호군(護軍)에서 삼등어전시위로 발탁된다. 함풍제 초기, 그는 호남으로 파견된다. 그는 충성스럽고 용맹하여, 여러번 조정의 발탁을 받는다. 그는 제독(提督)에 오른 후, 왼팔에 네 글자 "충심보국(忠心報國)"을 새긴다.

 

탑장군에게는 한 마리의 전마(戰馬)가 있었는데 말 중에서 용구(龍駒)라 할 수 있다. 이 말에는 내력이 있었다. 그 말은 원래 총병 오란태(烏蘭泰)가 타던 말이다. 오란태는 청나라 장군으로 만주 정홍기(正紅旗)출신이다. 그런데 오란태가 죽은 후, 이 전마는 적군에 넘어간다. 탑장군이 호남도사(湖南都司)로 있을 때, 적군과 전투를 벌여서 이 말을 획득한다.

 

이 말은 아주 사나웠다. 누구도 태우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이 말을 탑장군에게 건네준다. 탑장군은 먼저 마부에게 말을 기르도록 시킨다. 이 말은 마부를 보자 바로 발굽으로 걷어차고, 이빨로 물었다. 사람들이 이 말에 억지로 안장을 얹었더니, 말울음소리를 내는데 마치 호랑이나 표범이 내는 소리 같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골이 송연했고, 전체 병사들이 모두 깜짝 놀란다.

 

탑장군이 소식을 듣고 상황을 살피러 간다. 그런데 그 말이 탑장군을 보자 고분고분해지며 가만히 서 있었다. 이 말은 전신이 새까맣고, 키가 7척이나 되었으며, 길이는 1장여에 이르렀다. 두 귀는 삭통(削筒)처럼 뾰족했다. 네 개의 발굽은 오푼정도 돌출되어 있었고, 온몸에는 털이 곱슬로 모여 있어서 마치 용린(龍鱗)같았다. 탑제포는 기뻐하며 소리친다. "이것은 용마(龍馬)이다!"

 

탑장군이 한번 타보았는데 말은 섬전처럼 빨랐는데도 먼지 하나 일지 않았다. 오시(오전11시부터 오후1시)에 영을 나서서 50리를 달리고 군영으로 돌아왔는데, 아직 신시(오후3시-오후5시)가 되지 않았고, 하늘도 아직 어두워지지 않았다. 2시간도 되지 않아 왕복 백리를 달린 것이다. 탑장군은 아주 기뻐하며, 이때부터 전투를 벌일 때면 이 말을 탔다.

 

탑장군은 용맹하고 전투에 능했다. 전마도 신기했다. 그래서 매번 적군과 전투를 벌일 때면 탑장군이 혼자서 말을 타고 칼을 들어 적진을 돌파했다. 말은 날 듯이 달렸고, 갈기를 휘날리며 소리질렀다. 달리는 것이 빨라서 질풍경우와 같았다. 장병들은 주장(主將)을 따라잡지 못할까봐 걱정하며 말을 달려서 그 뒤를 쫓았다. 적군은 손을 쓰지고 못하고 당하곤 했다. 이런 맹렬한 돌진을 당해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탑장군은 항상 승리를 거두곤 했다.

 

그리하여 매번 탑장군이 흑마를 타고 날듯이 달려가면, 놀라고 겁먹은 적군은 이렇게 소리쳤다: "흑마장군이 또 왔다." 어떤 때는 적군이 탑장군에게 겁을 먹어 싸우지도 않고 궤멸했다.

 

한번은 탑장군이 단기필마로 수백명의 복병을 만났다. 적군은 계속 추격해 왔다. 위기의 순간에 탑장군은 신속히 길옆의 여관으로 숨는다. 그리고 말은 구덩이에 숨긴다. 그리고 그 위를 풀로 덮어 놓는다. 그리고 흑마에게 말한다; "절대로 울부짓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오늘 우리는 목숨이 끝이다!" 탑장군은 신속히 점원으로 변장하고, 아궁이 앞에 앉아서 가슴을 진정시킨다.

 

모든 조치가 끝난 후, 적군이 추격해 왔다. 점원으로 변장한 탑장군앞에서 그에게 묻는다: "흑마장군을 보았느냐?" 탑장군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대답한다: "못봤습니다!" 적군은 여관의 앞뒤를 수색하고, 몇번이나 구덩이 근처까지 갔었다. 그러나 흑마는 주인의 뜻을 알아차렸는지 아무 소리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리하여 탑장군과 흑마는 위기를 벗어난다.

 

나중에 흑장군이 구강(九江)에서 전사한다. 흑마는 슬프게 울고, 며칠간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누군가 말의 등에서 안장을 내리려 하자, 흑마는 '무정'하게 그를 걷어차 버린다. 그래서 아무도 그 말을 타지 못했다. 흑마는 주인을 그리워했고, 사람들도 그 말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탑장군의 영구와 함께 북경으로 보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