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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경제/미중무역전

협상재개는 또 한번의 중대승리인가?

by 중은우시 2019. 7. 2.

글: 원빈(袁斌)


온세계가 주목한 트럼프-시진핑회담이 끝난 후, 많은 네티즌들은 재미있는 현상 하나를 발견했다. 중국과 미국 쌍방의 성명이건 해외매체와 중국관영매체의 회담결과에 대한 보도이건 모두 차이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중국의 성명과 중국관영매체의 보도를 읽으면, 이번 트럼프-시진핑회담에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은 중국측이 거둔 중대한 승리라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이겼다! 방화벽안에서 미국측 성명과 해외매체의 보도를 볼 수 없는 대륙의 군중들은 이에 환호작약하는 듯하다. 그러나 사실의 진상을 보면 중국정부는 전혀 이기지 못했다. 이기지 못했을 뿐아니라, 기실 진 것이다.


필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근거없는 게 아니다. 누구든지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얘기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트럼프의 말과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 사이에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중국측의 성명도 좋고, 중국관영매체의 보도도 좋고, 모두 강조하는 것은 이 점이다: 미국측은 더 이상 중국수출상품에 관세를 추가하지 않기로 했고, 무역협상을 재개하는데 동의했고, 양국의 경제무역팀은 구체적인 문제에 대하여 토론을 진행할 것이다. 협상은 평등해야 하며 상호존중을 통해 각자가 합리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다만, 중국측은 미국이 추가관세를 잠정적으로 부과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그리고 협상을 재개하기 위하여 어떤 양보를 하였는지, 그리고 협상재개가 어느 포인트에서 시작하는지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기자회견과 트위트글을 보면 이번 협상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은 미국농산품을 수입하기로 동의했다. 이를 통해 미국이 추가로 3천억달러어치 상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잠정 연기하도록 했다. 둘째, 미국측은 중국측과 협상이 파기된 지점에서 협상을 재개하고 합의를 이룰 수 있는지 보겠다고 했다. 셋째, 화웨이의 문제는 협상에 실질적인 진전이 발생한 후, 마지막에 다시 얘기하기로 했다. 트럼프의 화웨이에 대한 태도는 현재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핵심부품공급을 추가로 제재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전에 실체명단에서 미국의 국가안전을 위협한다고 확정한 조항은 해제하지 않는다. 넷째, 쌍방은 멍완저우에 대하여는 전혀 얘기한 바 없다. 다섯째, 이미 추가된 관세는 취소하지 않는다. 여섯째, 다음 주 화요일부터 협상을 재개한다.


이를 보면, 쌍방이 이번 협상에서 타결한 것은 단지 2가지이다: 중국은 즉시 미국농산품을 구입함으로써 미국이 추가로 무역전을 업그레이드시키지 않도록 막았다. 화요일부터 협상을 재개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분명하게, 쌍방이 실질적으로 5월 중국측이 협상을 파기한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중국측은 당초 협상을 파기할 때 했던 말은 모두 식언이 되었다. 공연히 소란을 일으킨 꼴이 되었다.


공연히 소란을 일으킨 것만이 아니라, 미국이 신규 추가관세를 잠정 중단한 것은 추가로 3000억달러상품에 대한 관세추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이전에 내린 2000억달러에 대하여는 추가된 대로 그대로 가겠다는 것이다. 취소하지 않는다. 5월초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트럼프는 그 2000억달러상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했었다. 한참 소란을 피웠지만, 부인도 잃고 병사도 잃었다. 새로 협상하려던 의도는 전혀 관철되지 못하고, 이전의 고과(苦果)는 그대로 삼켜야 했다. 게다가 괜히 2000억달러에 대한 관세만 추가되고, 약간의 하이테크 기업과 약간의 은행들이 제재를 받고, 많은 미국대학은 어 이상 중국학생을 받아들이지 않고, 많은 기구에서 더 이상 중국직원을 뽑지 않게 되었다. 이것이 설마 위대한 승리란 말인가?


이를 보면 옛날 일본이 미드웨이를 공격했던 일이 생각난다. 전투가 끝난 후, 일본 국내의 매체들은 중대한 승리를 거두었다고 소리쳤다. 그러나 4척의 정예 항공모함에 침몰된 일에 대하여는 일언반구 없었다. 이 두 사건은 이곡동공(異曲同工)이다. 즉 진상을 모르는 군중들만 속일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