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과 역사인물-시대별/역사인물 (삼국)

삼국시대 오대협객(五大俠客)

by 중은우시 2019. 2. 22.

글: 소담야사(笑談夜史)


<삼국연의>는 역사소설이다. 책의 주요 인물들은 아무리 영웅이고 대단하더라도, 말을 타고 창과 칼을 휘두르며 전쟁터를 누볐다. 중국전통소설의 또 하나의 유형인 협의소설과는 관계가 별로 없다. 어쨌든 협의소설에 나오는 무공이 뛰어나서 지붕위을 날아다니고,담장을 날아다니는 협객들은 병력을 이끌고 전투를 벌이며 전쟁터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장수들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역사소설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는 적지 않은 녹림호한, 협객의사도 있다. 그러나 협객이라는 말은 명장이라는 말과는 그다지 어울리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역사에서, 특히 양한시대에 유협(遊俠)은 아주 많았다. 기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이들 유협들은 비록 어떤 때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협의를 행하지만, 더 많은 경우는 사방을 돌아다니며 사건을 일으켰다. 명성이 아주 나쁜 사회의 골치거리들이었다. 그중, 삼국시대에도 이런 유협이 적지 않았다. 그들은 평생동안 출장입상하여 공명을 얻지는 못했다. 시종 마음내키는대로 바람가는대로의 생활을 지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강호에서 어느 정도 지내다가, 어느 정도의 기반을 잡으면 큰 사업을 벌이기도 한다. 아래에서는 삼국시대의 오대협객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먼저 5위를 소개한다. 그는 역사상 별로 유명하지 않다. 그러나 그가 한 일은 역사에 영향을 확실히 미쳤다. 그는 축공도(祝公道)이다. 별로 이름이 나지 않은 소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조조 신변의 아주 중요한 인물인 가규(家逵)를 구한다. 가규가 원상의 수하에게 붙잡혀 감옥에 갇혀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때, 아무런 관계도 없는 축공도가 그저 열심도의(熱心道義)로 가규를 구해준다. 이 일은 그냥 보기에는 별 일이 아닌 것같지만, 가규의 아들인 가충(賈充)은 사마소(司馬昭)의 심복으로 나중에 사마씨가 조위로부터 황위를 선양받는데 적지 않은 공로를 세운다. 그리고 가충의 딸 가남풍(賈南風)은 더욱 유명하다. 이 여인이 없었더라면, 서진왕조에서 그렇게 빨리 팔왕지란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삼국을 통일한 평화로운 국면이 그렇게 빨리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를 보면, 축공도라는 협객은 사람을 구해주었는데, 오히려 우회적으로 조위와 서진의 두 국가를 망쳐버린 결과를 낳았다.


다음으로 4위는 이통(李通)이다. 그는 삼국시대 유협 출신의 대장이다. 그러나 조조를 따르기 시작하면서 용맹한 일면을 충분히 드러낸다. 심지어 관도지전때, 정정당당하게 원소가 회유한 충의지사를 거절한다. 최종적으로 조인(曹仁)을 구하다가 죽는다. 이를 보면, 이통은 백성으로서나 관리로서나 시종 존경받을만한 협기(俠氣)를 갖추고 있었다.


3위는 서서(徐庶)이다. 서서는 <삼국연의>에서 비범한 역할을 한다. 그는 모략이 뛰어났으나 시대를 만나지 못했다. 기실 그의 중요한 역할은 제갈량을 하산시키는 것이었다. 와룡을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이다. 그러나 서서의 개인능력도 널리 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이런 지모가 뛰어난 인물이 젊었을 때는 유협이었다. 그리고 싸움을 벌이다가 사람을 죽이고나서 홀연 깨닫는다. 그리고는 책을 읽고 공부를 해서 저명한 군사(軍師)가 된다. 그는 나중에 유비와 조조의 둘에게서 모두 존경을 받는것을 보면, 이 협객은 일생동안 두 나라에서 모두 좋은 대우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남은 사람은 삼국협객의 1,2위이다. 2위는 무성(武聖) 관우(關羽)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사서기록과 민간전설을 보면, 관우는 젊었을 때, 확실히 불의를 참아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리고 협의를 행하다가 사람을 잘못 죽여서 성과 이름을 바꾸고 고향을 떠나서 돌아다니다가 유비를 만나, 비범한 일생을 시작한다. 그래서 관우를 협객이라고 하는 것은 절대로 견강부회가 아니다. 그는 신으로 받들어지는 몇 안되는 협객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1위는 누구일까. 당연히 동오(東吳)의 손견(孫堅)을 꼽아야 한다. 기실 손견은 젊었을 때, 그저 한 무리의 의형제들을 끌어모아 길거리에서 사건이나 벌이던 '경협(輕俠)'이었다. 이를 보면, 경협은 무슨 높임말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구르던 시정잡배를 멸시하는 칭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손견은 결국 이런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러 풍랑을 겪은 후, 자신의 사업을 일으키고 한 지방의 제후가 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자손들은 나라를 세우게 된다. 실로 한말의 여러 경협들 중에서 보기 드문 영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