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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주원장)

주원장과 유백온의 관계는 왜 점점 멀어졌는가?

by 중은우시 2018. 12. 28.

글: 두문자(杜文子)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주원장이 황제로 오르기를 전후하여, 유백온은 주원장을 위하여 운주유악(運籌帷幄), 결승천리(決勝千里)하였을 뿐아니라, 그를 도와 입강진기(立綱陳紀)하도록 도와주어, 대명제국의 개국에 큰 공헌을 세웠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아주 좋았다. 유백온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하여, 그리고 그의 업무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하여 주원장은 그의 관직과 작위를 계속 올려준다. 그를 어사중승 겸 태사령에 봉했다. 이뿐아니라, 유백온의 조상3대를 추봉한다.


그렇지만, 이때의 유백온은 권력과 돈에 미혹되지 않고, 한편으로 자신은 지천명의 나이에 이르러 세상의 일을 달관했고, 다른 한편으로 그는 유가사상과 도교이론에 능하여 이선장처럼 탐욕스럽지 않았고, 호유용처럼 함부로 온갖 일을 벌이지도 않았다. 명예와 명리를 앞두고도 그는 완곡하게 거절한다. 다행히 주원장도 강요하지 않았고, 강남에 세금을 무겁게 물릴 때도 유백온의 고향에는 절반으로 깍아주었다.


비록 주원장이 유백온에게 재상의 자리를 맡기지는 않았지만, 대명이 개국하기를 전후하여, 주원장과 유백온의 관계는 상당히 좋았다. 그렇다면 이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두 사람의 사이가 벌어지게 되었을까?


두 사람의 관계가 악화된 것은 주로 3가지 사건때문이다.


첫째, '이빈(李彬)'사건


홍무원년, 서달(徐達)이 대명의 대군을 이끌고 북벌하여 계속 승리를 거둔다. 주원장은 변량으로 가서 도성으로 삼을 수 있을지를 검토했다. 떠나기 전에 남경을 유백온과 이선장에게 공동으로 관리하도록 맡겨둔다. 그중 이선장은 일상적인 정무를 관리하고, 유백온은 관료의 감찰을 책임졌다. 송, 원이 관료의 기강이 느슨하여 천하를 잃은 점에 비추어, 유백온은 어사들에게 탄핵하는데 피하는 것이 없게 하라. 숙위, 환관들 중에서 잘못이 있으면, 모두 황태자에게 고하여 법에 따른 처벌을 받게 하여 사람들이 법의 엄함을 무서워하도록 하라고 한다.


그러나 바로 이때, 중서성도사(中書省都事) 이빈은 이선장이 새로 만든 재상부(宰相府)로 이사하면서 남게 된 옛 재상부를 고급오락장소로 바꿔버린다. 그리고 장사성을 토벌할 때 붙잡아온 미녀들을 거기에 배치한다. 이곳에서 권색거래, 매관매직이 이루어졌다. 이 사건을 '이빈사건'이라고 한다. 겉으로 보면 복잡할 것이 없는데, 실제 배경은 아주 복잡했다. 이빈은 이선장의 장남과 사이가 아주 좋았다. 그리고 이선장의 심복이었다. 그리고 이선장의 아래에서 잘나가던 호유용과도 아주 친밀했다.


비록 이빈이 매관매직을 아주 은밀하게 진행했지만, 그래도 유백온에게 들키게 된다. 그는 끝까지 조사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결과를 주원장에게 보내어 어떻게 처리할지의 의견을 구한다. 주원장이 내린 명을 "살(殺)!"이었다. 이때 이선장이 끼어들어 이빈을 위해 사정을 한다. 유백온은 원래 법을 엄하게 집행하여 왔고, 봐주는 법이 없었다. 그러자 이선장은 다른 방법을 찾게 된다. 당시 남경지역에는 큰 가뭄이 들었는데, 고인들은 미신이 있어, 이선장은 이를 핑계로 삼는다. 유백온에게 잠시 이빈에 대한 형집행을 보류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유백온은 그 말을 들어주지 않고, 이빈을 처형해 버린다.


이빈도 사내였다. 죽을 때까지도 이 부정부패사건에 연루된 다른 사람들을 불지 않았다. 이선장은 이렇게 겁난을 한번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이선장과 유백온은 감정적으로 앙금이 남게 된다. <명사>에는 이렇게 적었다. 주원장이 남경으로 돌아온 후, 이선장을 우두머리로 하는 회우(淮右)집단은 계속하여 주원장에게 유백온의 나쁜 점을 밀고한다. 얼마나 패도적이며, 황제의 명망을 빌어 마음대로 한다든지...고발하는 사람이 많아지다보니 주원장도 시비를 가리기 어렵게 되었다. 그리하여 주원장은 이빈사건을 깊이 추궁하지 않고, 오히려 유백온의 잘못을 크게 지책하게 된다.


이빈 사건으로 인한 금이 아직 치유되기도 전에, 두번째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다.


둘째, 유백온의 '천재인사(天災人事)'에 관한 예언이 빗나가다.


주원장은 미신을 믿었다. 특히 천인감응(天人感應)을 믿었다. 감여(堪輿)업계의 노장인 유백온은 특히 자신했다. 자신이 매번 추산한 것은 아주 정확하고 잘 들어맞는다고. 이런 미신은 사실 그다지 정확도가 높을 수 없다. 그저 어느 정도 우연성이 있을 뿐이다. 만일 한두번 맞히는 것이라면 정상적이겠지만, 시간이 오래되면 문제가 드러나게 되고, 예언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사이에 오해와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명나라가 개국할 때의 여러 차례의 재해를 유백온은 모두 잘 맞추었다. 다만 이어진 이번 가뭄때 유백온은 그다지 운이 좋지 않았다. 당시 천하는 큰 가뭄이 들었는데, 주원장이 유백온을 찾아서 이게 어찌된 일인지 물어보게 된다. 유백온은 관측을 한 후에 이렇게 말한다: "가뭄의 원인은 세 가지 입니다: 하나는 사망한 장병의 처들이 모조리 갇혀 있는데 개략 수만이 되어 음기가 너무 중합니다. 둘째, 남경의 장인들이 너무 많이 죽어서, 많은 사람들의 염을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셋째, 장사성의 부대에서 투항해온 장병들이 군호에 편입되지 않아서 화기를 해치고 있습니다." 주원장은 유백온의 신기묘산을 항상 믿었고, 이번에도 그의 말을 들은 후에 하나하나 시정한다. 구휼할 자는 구휼하고, 사면할 자는 사면했다.


그러나 하늘은 여전히 가뭄을 멈추지 않았다.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주원장이 고민하게 된다. 바로 이 때, 유백온과 사이가 좋지 않은 자들이 속속 움직인다. 이 기회를 붙잡아 유백온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주원장과 유백온간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셋째, '영건중도(營建中都)'의 논쟁


문인들은 민감하다. 유백온은 주원장의 마음 속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위치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래서 조정이라는 이 시비의 장소를 하루빨리 벗어나려고 한다. 마침 60세가 된 유백온은 처가 사망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장례를 지러야 한다는 핑계로 주원장에게 은퇴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달다고 청한다. 사서를 보면, 주원장은 그를 극력 만류하지 않은 듯하다. 떠나기 전에, 유백온은 주원장과 작별하면서, 황제에게 두 가지 일을 주의하라고 말한다: 하나는 '봉양이 비록 황제의 고향이지만, 천자가 도읍으로 삼을 만한 곳은 아닙니다. 이미 중도로 삼았지만, 거기에서 거주하는 것은 안됩니다. 둘, 명군이 원나라의 잔여세력과 교전할 때 절대로 왕보보(王保保)의 부대를 경시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강퍅자용의 주원장은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고향으로 돌아온 유백온은 심회의랭(心灰意冷)하여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 처의 장례를 치른 후, 여생을 편안히 지낼 생각이었다. 누가 알았으랴. 며칠이 지나지 않아, 주원장은 급히 그에게 남경으로 돌아오라고 부른다. 유백온을 불러들인 것은 하나는 주원장이 봉양을 중도로 건설하는데 골치거리가 생겼기 때문이고 둘은 서달이 북원의 왕보보군과의 싸움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이때, 주원장은  마치 꿈에서 깬 것같았다. 유백온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가 말한 것이 모두 들어맞았다. 그래서 유백온에게 신속히 조정으로 돌아오라고 한 것이다. 심지어 유백온에게 관직과 작위를 높여주겠다고 하지만, 유백온은 완곡하게 거절한다.


얼마 후, 주원장은 재상 이선장을 파면한다. 그리고 유백온과 차기 재상을 누구로 삼을지를 논의한다. 호유용과 양헌(楊憲)을 부정한 후, 주원장은 유백온을 재상에 앉힐 생각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거절당한다. 그러나, 이때 유백온이 말을 조금 심하게 한다. "나는 악을 원수처럼 미워한다. 조정에서 이선장이 파면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조정에는 악인과 나쁜자들이 있다." 그러자 주원장은 설마 대명에 유백온 너 하나만 군자란 말이냐고 생각하게 된다. 유백온의 말은 주원장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그후로 유백온의 운은 계속 좋지 못했고, 처지는 더욱 곤란하게 된다.


그리하여 유백온은 다시 한번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청한다. 주원장도 다시 동의한다. 그러나 유백온은 평생동안 점을 쳤고 후일을 예측했지만, 그 자신의 말년의 처지는 잘 예측하지 못한 듯하다. 그가 고향으로 가서 말년을 보내려고 할 때, 그는 해침을 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