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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무협소설

무협물리(5) 인간연(人肉風箏)

by 중은우시 2018. 1. 19.

글: 이개주(李開周)


<천룡팔부> 제28회에는 취현장(聚賢莊)의 소장주(少莊主) 유탄지(遊坦之)가 아자(阿紫)에게 붙잡혀, 끈으로 말 뒤에 묶은 후, 인간연을 날린다는 내용이 있다.


원문은 이렇게 쓰여 있다:


그 거란병사는 연이어 소리를 지르면서, 유탄지를 끌고 마당을 세 바퀴 돌았다. 말은 달릴수록 빨라졌고, 곁에서 구경하던 수십명의 관병들은 큰 소리로 응원했다. 유탄지는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원래 그는 나를 땅 위에서 끌고다녀서 죽게 만드려는구나!" 이마, 사지, 신체와 지하의 청석이 부딛쳐서 몸의 어느 한곳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여러 거란병사들이 떠들고 웃는 소리 가운데, 맑은 여자의 웃음 소리가 섞여 있었다. 유탄지는 정신이 몽롱해지는 와중에 그 여자가 웃으면서 말하는 소리를 은연중에 들었다: "하하, 이 사람연은 뜨질 않으려나보네!" 유탄지는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사람연이라는게 뭐지?"

바로 이 떄, 뒷목이 당겨지는 느낌이 들면서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몸이 떠오르자 바로 알아차렸다. 이 거란병이 말을 빠르게 몬 것은 그를 끌어올려 날게 하려는 것이고, 그것을 종이연처럼 갖고 놀려는 것이라는 것을.

그는 온몸이 공중에 떠올랐고, 뒷목은 아파서 감각이 없어졌다. 입과 코는 바람에 막혀서 호흡하기도 힘들었다. 그때 그 여자가 손뼉을 치면서 웃는 소리로 말한다: "아주 멋지다. 아주 멋져. 정말로 사람연이 나르네." 유탄지는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쳐다보았는데, 손뼉을 치고 웃고있는 것은 바로 그 자색옷을 입은 미모의 소녀였다. 그는 그녀를 보자 가슴이 격렬히 흔들렸다. 기쁜 건지 슬픈건지는 모르겠다. 몸음 공중에서 날고 있어서, 실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


만일 정말 연을 말의 뒤에 달고, 말을 앞으로 달리게 해서, 연도 전진운동을 하면, 공기의 연에 대한 저항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일부분 저항력이 연이 하부로 나뉘어져 위로 끌어롤리는 부력(浮力)을 형성할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연을 공중에 띄울 수 있다. 그러나, 유탄지는 살아있는 사람이다. 연보다 훨씬 무겁다. 어찌 떠오를 수 있겠는가?


상관없다. 그래도 유탄지의 수력(受力, 받는 힘)을 분석해보자.


그가 말에 끌려 지상에서 미끄러질 때, 5가지 힘의 영향을 받는다. 하나는 중력(重力), 둘은 지면의 지지력, 셋은 지면의 마찰력, 넷은 줄의 견인력, 다섯은 공기의 저항력이다.


그는 땅에 누워있고, 말은 그보다 높다. 줄은 지면과 사선이 되는 직선으로 묶여 있다. 그래서 그가 받는 견인력도 사선방향으로 위로 향한다. 이 방향경사의 견인력은 두 가지 힘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수평으로 앞으로 끌어당기는 힘이다. 이는 견인력과 줄의 경사각 코사인을 곱한 것이다. 하나는 수직으로 위로 끌어당기는 힘인데 이는 견인력과 줄의 경사각 사인을 곱한 것이다. 줄과 지면의 각도를 30도라고 가정하면, 수평으로 앞으로 끌어당기는 힘은 견인력의 0.87배, 수직으로 위로 끌어당기는 힘은 견인력의 0.5배이다. 다시 말의 견인력을 800뉴튼(말의 역량을 실제 이 수치를 넘어선다)이라고 가정하면, 수평으로 앞으로 끌어당기는 힘은 700뉴튼이고, 수직으로 위로 끌어당기는 힘은 400뉴튼이다.


유탄지의 몸은 마르고 작았다. 체중은 50킬로쯤 되었을 것이다. 받는 중력은 490뉴튼이다. 만일 줄이 계속 꽉 당겨진 상태로 있다면, 그리고 말의 견인력이 계쏙 800뉴튼을 유지하고 있다면, 수직으로 위로 끌어당기는 분력은 계속 400뉴튼을 유지할 것이다. 이 힘은 기본적으로 이미 절반의 중력을 감당한다. 다만, 유탄지는 지면에서 여기저기 부딛치며 끌려다니므로,, 지면의 그에 대한 마찰력이 어떨 때는 크고 어떨 때는 작을 것이다. 말과 그의 사이에 있는 끈도 어떤 때는 느슨하고 어떤 때는 당겨져 있을 것이다. 견인력에서 나타나는 분력도 어떨 때는 있고 어떨 때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어떤 때는 전신이 지면에서 마찰하고, 어떤 때는 몸의 절반 정도가 지면에서 떨어져 있을 것이다. 그 자신이 경공을 시전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온몸이 공중으로 떠오르는" 비행상태에 진입할 수가 없다.


이제 말의 속도를 높여서, 초당 10미터의 속도로 날듯이 달리게 한다면, 이때의 끈은 계속 당겨져 있는 상태일 것이고, 유탄지는 줄의 30도경사각도로 미끄러지고 있을 것이고, 개락 200뉴튼의 공기저항력을 받을 것이다. 이 저항력은 그의 몸아래에서 100뉴튼의 부력으로 분해된다. 100뉴튼의 공기부력에 400뉴튼의 견인분력, 둘을 합치면 500뉴튼이 된다. 이는 490뉴튼의 중력을 완전히 감당할 수 있다. 좋다. 유탄지의 몸은 지면을 벗어나서 인간연이 되어 마침내 공중으로 떠오르게 된다.


천카이거(陳凱歌)가 감독한 기환연화 <무극(無極)>에도 인간연을 날리는 장면이 나온다. 장동건은 길다란 끈을 이용하여 장백지를 날게 만든다. 그는 땅 위를 달리고, 장백지는 하늘을 난다. 그 장면은 상당히 낭만적이다.


만일 장동건이 충분히 빠르게 달릴 수 있다면, 만일 장백지의 비행고도가 그보다 낮다면, 이 장면은 비교적 물리적 법칙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천카이거 선생은 과도하게 화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했고, 장백지를 너무 높이 매달았다. 그래서 그녀가 장동건의 머리 위에서 나른다. 그리고 비행자세도 지면과 평행이다. 사선방향의 경사각도 없다.


장백지가 위에 있고 장동건이 아래에 있으려면, 견인작용을 하는 끈이 아래로 경사져 있어야 한다. 견인력은 장백지의 몸에서 수직의 아래방향으로 분력을 형성할 수밖에 없다. 장백지의 몸이 지면과 평행이 되려면 위로 향하는 경사각이 없어야 하고, 공기저항력은 그녀에게 위로 향하는 부력을 형성할 수가 ㅇ벗다. 수력분석을 해보면 알 수가 있다. 장동건이 아무리 빨리 달리더라도, 장백지는 날 수가 없다. 그저 중력과 견인분력의 공동작용하에 급속히 땅으로 추락할 것이고, 결국 목숨을 잃을 것이다.


당연히, 만일 장동건의 달리는 속도가 눌라울 정도의 제일우주속도(초당 7.9킬로미터)에 달하고, 그리고 격렬한 공기마찰로 불타버리지 않는다면, 장백지는 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다, 장백지 한 사람만 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 두 명이 같이 나는 것이다. 지구의 상공에서 공전운동을 할 것이고, 이를 통하여 두 개의 진정한 "인공"위성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