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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화/중국의 서예

중국의 4대 저명한 착자(錯字)

by 중은우시 2017. 4. 6.

글: 주해빈(周海濱)



이것을 천하제일착자라고 부르는 것은 그것이 황제의 친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의 중요장소의 문에 걸려 있다.


승덕 피서산장의 정궁내 오문 위에 하나의 편액이 걸려 있다. 편액의 사방은 금도으이 용 부조가 새겨져 있고, 파란색의 편액 에는 4개의 금빛 찬란한 큰 글자가 새겨져 있다: "피서산장(避暑山莊)"


그런데 한눈에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피(避)"자의 오른쪽 "신(辛)"자에는 횡으로 한 줄이 더 그어져 있다는 것을. 이 착자는 강희제의 친필 어서이다. 그리고 강희 50년에 썼다.


강희가 한 줄을 더 그은 것을 신하들은 당연히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러나, 황제의 금구옥언에 대하여 누가 감히 황제가 글자를 잘못썼다고 말하겠는가. 그래서 결국 이는 천하제일착자가 되어 버렸다.


청나라때, 승덕 피서산장은 중요한 정치장소였다. 황실에서 소수민족의 우두머리를 여럿 접견했다. 예를 들어, 몽골, 티벳, 신강등. 모두 피서산장으로 갔다. 그들 우두머리들은 이 잘못쓴 글자를 보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화항관어(花港觀魚)"는 서호십경(西湖十景)중 하나이다. 이 '화항관어'비도 강희제의 어필이다. 비에는 번체자 "어(魚)"자의 아래에 점 4개가 아니라 점 3개만 찍혀 있다. 1개가 빠진 것이다. 강희제가 이 글자를 몰랐을 리는 물론 없고, 고의로 이렇게 쓴 것이다.


강희제는 불교를 믿었고, 호생지덕(好生之德)이 있었다. 글자를 쓸 때, 그는 "魚"자의 아래에 4개의 점이 있는데, 이것은 "화(火)"를 의미한다. 물고기가 불 위에서 굽히면 살 수가 있을 것인가? 그래서 일부러 점 하나를 빼서, 3개의 점으로 삼수(水)로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물고기가 호수물 속에서 마음 놓고 헤엄쳐 놀 수 있다.


강소(江蘇) 양주(揚州) 대명사(大明寺)의 평산당(平山堂)에는 왼쪽에 "풍류완재(風流宛在)"라는 편액이 있다. 이 글자는 청나라 광서제때의 양강총독(兩江總督) 유곤일(劉坤一)이 쓴 것이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유곤일은 양주에서 관리로 일했던 구양수(歐陽修)를 추념하며 이 글을 썼다고 한다.


"풍류완재"의 4글자중에서 두 개가 잘못 쓰여졌다: "류(流)"자에는 점 하나가 부족하고, "재(在)"자에는 점 하나가 많다.


원래 구양수가 양주에 있을 때 그는 '풍류태수'였다고 한다. 풍정만종(風情萬種), 색예쌍절(色藝雙絶)의 양주미녀들의 치마폭 아래에서 적지 않은 풍류적인 에피소드를 남겼다.


유곤일은 '풍류완재'애서 '류'에 점을 하나 적게 찍었는데, 그 뜻은 풍류는 조금 적게 즐기라는 것이다. '재'에 점을 하나 더 찍은 것은 실재적인 일을 조금 더 하라는 것이다. 철학적인 이치를 담고 있는 글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글자는 잘못 썼지만 적절하게 잘못쓴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아무도 뭐라고 하지를 않고 그냥 아름다운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다.



산동(山東) 곡부(曲阜)의 공부(孔府)는 천하에서 가장 문화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관광객이 공부에 가면 대문을 들어가기도 전에 아주 두드러진 잘못쓴 글자를 발견하게 된다.


공부의 대문 바로 위에는 남색 바탕에 금색 글씨로 "성부(聖府)"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양측에는 영련이 걸려있는데, 이렇게 쓰여 있다:


여국성휴안부존영공부제(與國成休安富尊榮公府第)

동천병노문장도덕성인가(同天幷老文章道德聖人家)


그런데 상련의 "부(富)"자에는 위의 점이 하나 빠져 있다. 갓머리가 민대머리가 된 것이다. 다시 하련을 보면, 또 하나의 글자가 제대로 쓰여져 있지 않다. "장(章)"자의 아래의 세로로 그은 줄이 위까지 올라가 있다.


원래 이렇게 잘못쓴 글자의 묘한 점은 이렇다: "富"에 머리를 드러내지 않은 것은 "부귀무두(富貴無頭)"라는 듯이다; '장(章)"자의 아래 세로줄이 머리를 들이밀어 올라간 것은 "문장통천(文章通天)"이라는 뜻이다.


두 개의 착자(錯字)는 바로 공부라는 남다른 집안의 신분을 의미한다. 아무도 그것을 착자라고 말하지 않을 뿐아니라 오히려 그 뜻을 듣고나면 절묘하다고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