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보용(皇甫容)
역사의 문 밖에 서서 그 무겁고 두꺼운 대문을 바라보면, 거기에서 흰눈썹을 휘날리는 어른이 한 분 걸어나온다. 그의 깊은 눈빛에는 일생이 담겨 있는 것간고, "일덕(一德)"이라는 예지를 남겼으며, 은상시기에 "덕무상사(德無常師), 주선위사(主善爲師)"로 '신종어시(愼終於始)"의 전설을 만들었다. 그는 바로 역사상 최초의 제왕의 스승이고 교육의 제일인인 이윤이다.
사료에는 "이윤위유신씨여사복(伊尹爲有莘氏女師僕)"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사복"은 바로 귀족의 가정교사를 가리킨다. 이윤은 공상(空桑)에서 태어나 유신국의 군주의 주방장에게 거두어진다. 이윤은 자질이 뛰어나서, 그의 일생은 마치 왕도(王道)를 실현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같다. 이윤은 신야(莘野)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하늘을 우러러 노래를 부러며 즐거운 마음을 토해냈고, 흉금이 넓어서 거리끼는 일이 없었다. 그가 삼황오제의 군왕지도를 창도한 것으로 세간에 유명하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을 구하는게 목마른 상나라 탕왕은 여러번 옥(玉), 백(帛), 마(馬), 피(皮)를 예물로 유신국에 주어 이윤을 모셔온다. 하걸(夏桀)이 포악무도하였으므로, 이윤은 "요순의 도를 탕왕에게 요구하고", "하나라를 토벌하여 백성을 구해주도록 설득한다" 그리하여 탕왕이 요순을 본받아 덕으로 천하를 다스리게 가르쳤다. 상탕은 이윤을 "아형(阿衡)"이라고 존칭한다. 난세의 백성을 구하기 위하여, 이윤은 성탕을 도와 하왕조를 토벌하는데 성공한 후 "윤(尹)"(당시의 재상)에 봉해진다. "윤(尹), 정야(正也). 위탕사지정천하(謂湯使之正天下)". 이윤의 이름은 이때부터 세상에 전해진다.
성탕이 죽은 후, 외병(外丙), 중임(仲壬)을 거쳐 상탕의 손자인 태갑(太甲)이 즉위한다. 태갑이 즉위한 초기에, 이윤은 연이어 <이훈(伊訓)>, <사명(肆命)>, <조후(祖后)>등의 글을 써서 태갑에게 읽게 하고, 그가 현명한 군주가 되도록 가르친다. 이윤은 자주 상탕의 대덕을 얘기하며 태갑에게 천명을 중시하도록 가리키고, 선왕의 법도를 지키도록 가리킨다. 그러나 태갑은 이를 들은체 만체 한다. 마음대로 일처리를 하며 멍청하고 포악하여 백성들을 많이 상하게 한다.
중국고대에는 "면벽사과(面壁思過)"라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혼용한 태갑은 면벽만으로는 변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이윤은 아주 특별한 방법을 생각해 낸다. 그는 태갑을 동궁(桐宮)으로 쫓아보낸다. 이곳은 상왕조 선제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그로 하여금 아침저녁으로 조상의 묘소를 돌보면서 잘못을 반성하게 한다. 이 일을 3년간 하게 한다. 태갑은 조부가 개국명군이지만 무덤은 아주 간소하고 누추한 것을 직접 보며, 묘지기 노인으로부터 성탕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일생동안 인후하고 검소했던 성탕의 이야기는 그에게 하나의 거울이 된다. 태갑은 거기에서 자신의 그동안 행위가 얼마나 잘못인지를 깨닫고 자책한다. 그리고 선조의 큰 덕을 모범으로 삼아 덕과 법률을 지키기로 결심하게 된다.
태갑이 선량하게 바뀐 모습을 보이자, 이윤은 친히 동궁으로 가서 그를 영접한다. 그리고 왕권을 태갑에게 돌려주고, 그는 계속 새 군주를 보좌하는 임무를 다한다. 태갑이 덕을 쌓은 결과 마침내 '여러 제후들이 모두 은에 귀순하고 백성들은 평안해진다" 사직이 안정을 되찾은 후, 이윤은 관직을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돌아가기 전에 이윤은 특별히 <태갑(太甲)> 3편, <함유일덕(咸有一德)>을 지어 태갑을 면려한다.
이윤은 <함유일덕>에서 순덕(純德)의 뜻을 얘기한다. 이윤은 이렇게 말한다: "하늘의 뜻은 예측하기 어렵다. 하늘의 명은 항상 바뀐다. 계속하여 덕을 쌓아야 군주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만일 덕을 쌓지 않으면, 구주는 잃어 버리게 된다. 하걸은 덕을 계속 쌓지 않았고, 신명을 태만히 하며, 백성을 학대하였다. 하늘이 불안하여, 만방을 살피고 순덕을 가진 사람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로 하여금 백신의 주인이 되게 한다. 이윤과 성탕만이 순일한 덕을 갖추고 있었고, 하늘의 마음에 들어서 하늘의 명을 받들 수 있었다. 그래서 구주의 백성을 가지고, 하걸의 학정을 끝낼 수 있었다. 이는 하늘이 우리 은상을 편애한 것이 아니라, 하늘이 순덕을 가진 사람을 도와준 것이다. 은상이 백성들에게 요구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스스로 순덕을 가진 사람에게 귀순한 것이다. 심덕이 순일하면 그의 행위는 길하고 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 심덕이 순수하지 않으면, 하는 행위는 흉험하게 된다. 길한 것과 흉한 것은 잘못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른 것이다. 하늘이 재와 복을 내리는 것은 덕에 달려 있다."
"현재 새 왕은 새로 하늘의 명을 받았으니 더더욱 덕을 쌓아야 한다. 시종여일하게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래야 매일 새로울 수 있다. 관리를 임명할 때는 현명한 인재를 써야 하고, 대신을 쓸 때는 충성스럽고 좋은 신하를 써야 한다. 대신은 위로는 천자를 도와서 덕으로 다스리게 하여야 하고, 아래로는 서민을 안정되게 살도록 해야 한다. 근신하면서 그들을 잘 대해주도록 하여야 한다. 덕을 쌓는데 항상 고정된 스승은 없다. 항상 좋은 마음과 좋은 행동을 스승으로 삼아야 한다. 선은 그저 한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시종일관 선한 자의 곁을 도운다. 백성들이 모두 '왕의 말씀이 귀중하다'고 하고 '왕의 마음이 순정하다'고 하게 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야 비로소 선왕의 복록을 물려받고, 서민의 안정된 삶을 지켜줄 수 있다."
"모시는 칠세선조의 묘에서 덕의 흥망성쇠를 살펴볼 수 있다. 만백성의 두두머리로서 정치의 재능을 살펴볼 수 있다. 국군에 백성이 없으면 쓸 사람이 없고, 백성은 국군이 없으면 힘을 다할 곳이 없게 된다. 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을 경시하여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자신의 힘을 다하지 않게 된다. 서민이 각자 자신의 힘을 다하지 않으면, 아무도 국군을 도와서 업적을 쌓게 해주지 않는다."
이윤은 태갑의 우유부단한 심지에 대하여 특별히 새로운 개념인 "일덕(一德)"으로 그를 훈도한다. 그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자신감을 굳건하게 해준다. 그로 하여금 "천감궐덕(天監厥德), 용집대명(用集大命), 무수만방(撫綏萬方)"의 도리를 분명히 알게 한다. 하늘은 군왕의 대덕을 살펴보아서 그의 왕명을 이루어질 수 있게 해주고 천하를 안정되고, 백성들과 함께 살 수 있게 해준다. 태갑이 덕정을 쌓아서 업적이 있는 군주가 된다면, 후세에 '대종(大宗)'으로 칭송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변천과 더불어, '일덕'은 중국의 전통문화에서, 점차 완벽한 도덕체계로 바뀌어 간다. 정심(正心), 지성(至誠)과 전주(專注)로 심령의 경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몽매(蒙昧), 무서(無序)의 마음을 순정하고 질서있는 심령세계로 만들어 준다. 거기에서 안일과 향락의 성분을 제거한다. 여기에는 물욕, 색욕, 희욕, 나태등의 경향도 포함된다. 그리고 심지를 청철하고, 심령을 강건하게 강화시킨다. 이 기초 위에서, 세계를 인지하는 이성과 능력을 제고시킨다. "일덕"은 겉으로 보기에 간단한 것같지만, '내성(內聖)'과 '외왕(外王)'의 쌍층수양으로 직지인심할 것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전통문명의 사고논리의 바탕을 닦는다. 내재의 질서로 외재의 질서를 주재하도록 이끈다. 오늘 삼천여년전에 이윤이 내놓은 "일덕"을 돌아보았다. 그 뜻은 정말 심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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